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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세계 무대서 노련하게 대처… 트럼프와 케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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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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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연향 전 미국 국무부 통번역국장이 26일 워싱턴에서 특파원들과 만났다.
  • 김정은 위원장을 차분하고 자신감 있게 평가하고 북미 정상회담 케미를 회상했다.
  • 외교 통역의 리스크와 AI 활용을 강조하며 열린 마음의 중요성을 조언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미 대통령의 입' 이연향 전 미 국무부 통번역국장 인터뷰
트럼프-김정은 정상 회담 분위기 매우 솔직하고 긍정적
방미 조명록, 처음엔 불신…나중엔 "양측 통역 맡아달라"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조지 W. 부시부터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조 바이든, 그리고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이르기까지,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입'이자 '귀' 역할을 해온 이연향 전 미국 국무부 통번역국장이 지난 2월 말 정든 국무부를 떠났다. 현대 외교사의 굵직한 장면들을 최전선에서 통역해온 그는 퇴임 한 달여 만에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16년 7개월 동안의 소회와 베일에 싸여 있던 외교 현장의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 "김정은, 차분하고 자신감 넘쳐… 트럼프와 솔직한 분위기"

이 전 국장은 싱가포르(2018년)와 하노이(2019년)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화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지켜본 인물이다. 그는 "대외 활동 경험이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무대에서 김 위원장은 굉장히 노련하고 차분하게, 자신감 있게 대처했다"고 평가했다.

두 정상의 관계에 대해서는 "분위기는 매우 솔직하고 긍정적이었다. '케미가 좋았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다"라고 회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퇴임식에 친필 서명을 담은 감사장을 보내며, 격동의 북미 정상외교를 함께한 '동지'에 대한 각별한 신뢰를 표시했다고 한다.

2019년 2월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메트로폴 호텔에서 진행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일대일 양자회담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반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왼 쪽 옆의 여성이 이연향 미국 국무부 통번역국장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오바마는 정교함, 트럼프는 직관… 통역은 '생략된 고리'를 채우는 일"

통역사에서 시작해 국무부 통번역국장에 오른 그는 연방 공무원 최고위 직급인 SES(Senior Executive Service)로서, 60개 언어를 담당하는 70여 명의 정규직과 약 1000명의 계약직 통·번역사를 지휘했다. 그 방대한 조직 안에서 한국어 담당 정규직은 이 전 국장 한 명뿐이었다. 한국어 계약직 통역사는 10~15명에 불과하다.

"외교 통역은 한 단어, 한 어감이 외교적 파장을 낳을 수 있어 리스크가 큽니다. 잘 해도 티가 나지 않지만, 작은 실수는 곧바로 평판·경력 리스크로 돌아오기 때문에 기성 통역사들이 기피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국가를 위해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인재를 찾아내고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는 역대 행정부를 거치며 대통령들의 상반된 화법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경험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선 "법률가 출신답게 한 문장이 한 문단에 달할 정도로 길고 정교했다. 논리 구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메모지에 필사적으로 매달려야 했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생각의 속도가 빠르고 직관적이다. 제3자가 보기엔 주제가 갑자기 비약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본인 나름의 고유한 연결고리가 있다. 통역사는 그 '생략된 고리'를 찾아내 채워 넣어야 대화가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 "한미 정상 통역, '희생양' 되기도… 그래서 더 담담해야"

그는 한미 정상회담 통역 경험도 적지 않다.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조 바이든 등 역대 미국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들 사이를 오가며 통역을 맡아 왔다. 이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을 과소평가하지 말라(It's never been a good bet to bet against America.)'는 발언을 한국어로 옮긴 뒤, 일부에서 '중국 편에 서지 말라는 압박으로 들린다'며 통역 탓을 하는 해프닝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외교 통역은 즉시성이 생명이라 뒤를 돌아봐도 소용이 없다. 때로는 통역이 완충재나 희생양 역할을 하기도 한다"며 "그래서일수록 통역사는 과거에 연연하기보다, 다음 순간에 더 정확한 한 마디를 건네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사진을 공개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뒤에 이연향 미국 국무부 통번역국장이 보인다. [사진=대통령실] 2025.08.27

◆ 실력으로 녹인 '분단의 벽'… 조명록 방미가 연 국무부의 문

그가 국무부와 인연을 맺은 계기는 2000년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이었다. 당시 캘리포니아의 몬트레이 통번역대학원에서 교수로 있던 그는 미 정부 요청으로 실리콘밸리 일정 통역을 맡았다. 이 전 국장은 "처음 저를 본 북측 대표단이 '서울에서 오셨구만요'라며 불신 가득한 눈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통역이 이어지자 북측은 급기야 자국 통역사를 빼고 "양측 통역을 모두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분단의 벽이 실력으로 녹아내리는 순간이었다.

본격적인 국무부 합류는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교수이던 그에게 국무부가 "처음으로 한국어 정규직 통역관 자리가 생겼는데 지원해달라"고 여러 차례 국제전화를 걸어왔다. 미국과 한국에서 통역사를 길러온 입장에서 "국무부 한국어 통역에 문제가 있다"는 설명을 듣고 책임감을 느꼈고, "새로운 도전을 해보라"는 어머니의 말과 자신의 도전정신에 등을 떠밀려 교수직을 내려놓고 연방공무원 시험에 뛰어들었다. 이후 최초의 비(非)백인 통번역 부서 수장을 거쳐 통번역국장에 오른 그는 "좋은 상사와 동료들의 신뢰 덕분에 여성·소수자가 고위직에 진입하는 길을 조금이나마 넓힌 셈"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 이란에서 배운 '리더의 비전'… "한 나라 운명 갈라놓는다"

이 전 국장의 통찰력은 어린 시절 혁명 전 이란에서의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다. 군 장교였던 부친(이재우 전 주이란 국방무관)을 따라 1970년대 이란에서 중학교 시절을 보낸 그는 "당시 이란은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들 만큼 자유롭고 살기 좋은 나라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혁명을 거치며 한 지도자의 정책과 국가 방향 설정에 따라 한 나라의 운명이 어떻게 뒤바뀌는지 눈으로 목격했다"며 "국무부에서 수많은 나라의 부침을 지켜보며, 결국 리더의 비전이 얼마나 결정적인지 절감했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중·고교 시절부터 영어·통역에 재능을 보였지만, 처음부터 통역을 평생의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없었다. 연세대 성악과에 진학해 영자신문사 활동과 무역 박람회 통역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결혼·육아로 경력이 잠시 단절된 뒤 우연한 권유로 한국외대 통역대학원에 진학했다. 걸프전 당시 TV 뉴스 동시통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통역 인생이 열렸고, 이후 미국 몬터레이 통번역대학원과 이화여대에서 후학을 가르치며 한·미 양국 통역 교육을 이끌었다.

◆ "AI를 동반자로… 교묘한 오류 걸러낼 인간의 감수는 대체 불가"

국무부 통번역국장으로서 그는 일찌감치 기술·인공지능(AI) 도입에도 앞장섰다. 국무부는 이미 수년 전부터 자체 서버에 기반한 컴퓨터 보조 번역(CAT) 도구를 도입해 번역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고, 코로나19 초기에는 원격 동시통역 시스템을 가장 먼저 실전 배치한 부서 가운데 하나였다. 이 전 국장은 "코로나 초기에 모두가 금방 사태가 끝날 거라 생각할 때, 저는 '원격 통역이 곧 정상회의의 기본 옵션이 될 것'이라 보고 팀을 설득해 교육을 밀어붙였다"고 했다. 실제로 국무부는 팬데믹 시작 한 달여 만에 원격 정상·장관급 회의를 소화해냈다.

AI 통번역에 대해서 그는 "기술을 거부하기보다 동반자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요즘 대형 언어모델(LLM)의 번역은 겉으로 보기에 너무 자연스럽고 유려하다. 그런데 그 안에 아주 교묘한 오류가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 조직에서도 AI를 활용하되, 반드시 인간 번역사가 최종 감수를 하고 있다. 어떤 번역사는 '차라리 처음부터 사람이 하는 게 더 낫다'고 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정보·언어의 '평준화' 시대일수록, 무엇을 믿고 버릴지 판단하는 인간의 감수성·책임감은 더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 "노(No) 대신 '어떻게 하면 예스(Yes)를?'… 열린 마음이 길을 연다"

인터뷰 말미, 그는 은퇴 후 계획과 함께 한국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건넸다. 워싱턴에 남아 컨설팅 등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인 그는 "어떤 직업을 택할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보느냐"라고 잘라 말했다. "저는 항상 열린 마음과 긍정적인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와 다른 문화·생각을 만났을 때 먼저 '싫다' '아니다'가 아니라 '왜 그럴까' '배울 게 있을까'를 묻는 태도가 결국 사람과 기회를 불러옵니다."

그는 "요즘 '예스(Yes)맨은 문제'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저는 오히려 '습관적 노(No)'가 더 큰 문제라고 본다"며 "처음부터 '안 된다'고 말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를 한 번쯤은 생각해 보고, 일단 한 번 '예스'라고 해보라"고 조언했다. "그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저를 이 자리까지 이끌었습니다. 저를 보고 통역·외교의 길을 꿈꾸는 후배들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먼저 '예스'라고 말해보라고 꼭 전하고 싶어요."

지난 2월 퇴임한 이연향 전 미국 국무부 통번역 국장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뉴스핌]

dczoom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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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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