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은행(BOJ)이 3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 수준으로 동결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다음 금리 인상 시점으로 이동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시장의 기본 시나리오는 '여름 이전 인상'이다. 다만 시점은 4월 조기 인상과 7월 유력설 사이에서 갈리고 있으며, 그 향방은 중동 정세와 원유 가격, 엔화 환율이라는 변수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 조사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의 시각은 비교적 명확하다.
가장 많은 37%가 4월 인상을 예상했지만, 6월(22%)과 7월(29%)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전망이 분산돼 있다. 그러나 7월까지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응답은 88%에 달해, 시기의 차이만 있을 뿐 '추가 인상' 자체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이는 BOJ가 물가와 임금 상승을 배경으로 정책 정상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과 맞닿아 있다. 실제로 BOJ도 성명에서 "경제·물가 개선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을 지속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 4월 인상 변수는 '유가 100달러'와 '환율 160엔'
문제는 타이밍이다. 특히 4월 인상 여부는 최근 급변한 중동 정세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현재 시장이 주목하는 기준선은 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다. 원유 가격이 이 수준을 넘어 장기화될 경우, 일본 경제에는 '경기 둔화 압력'이 더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유가 급등은 수입 물가 상승을 통해 기업 수익을 압박하고,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려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 경우 BOJ로서는 금리 인상보다는 경기 방어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코노미스트의 절반은 "중동 리스크가 4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춘다"고 평가했다.
반면 환율은 정반대 방향의 변수다. 시장에서는 달러당 160엔이 중요한 분기점으로 인식된다. 이 수준의 엔화 약세가 고착될 경우, 수입물가 상승→기업 가격 인상→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이라는 경로가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BOJ는 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오히려 금리 인상에 나설 명분을 얻게 된다.
즉 ▲유가 상승→경기 둔화→금리 인상 지연 요인 ▲엔화 약세→물가 상승→금리 인상 촉진 요인이라는 상반된 힘이 동시에 작용하는 구조다.

◆ 메인 시나리오는 7월...서브는 4월 또는 6월 조기 인상
정치 환경 역시 변수다. 일본 정부가 최근 비둘기파 성향의 인사를 BOJ 정책위원으로 지명하면서, 시장에서는 '완만한 금리 인상'을 요구하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조사에서는 80% 이상이 이번 인사를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메시지'로 받아들였다. 이는 BOJ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속도는 더욱 신중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같은 요인을 종합하면, 현재 시장의 기본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메인 시나리오는 7월 금리 인상, 서브 시나리오는 4월 또는 6월 조기 인상이다.
특히 유가가 100달러 이하에서 안정되고 엔화 약세가 심화될 경우, BOJ가 4월 또는 6월에 선제적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금리 스와프 시장에서는 4월 인상 확률이 50%를 웃도는 수준까지 반영되고 있다.
결국 BOJ의 다음 행보는 '유가와 환율의 줄다리기'에 달려 있다. 유가 급등이 경기 하방 압력을 키우느냐, 아니면 엔화 약세가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하느냐에 따라 정책 판단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금리 인상의 방향성보다는 시점의 문제로 인식이 이동했다. 4월이냐, 7월이냐, BOJ의 다음 한 수는 글로벌 경제 변수 속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