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앞둔 중국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31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중 양국의 관세 협상, 북핵 문제, 대만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베네수엘라 문제 등 난이도 높은 의제가 즐비한 가운데, 이란 문제가 정상 회담 핵심 의제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미국의 이란 공습에 대해 상당히 높은 수위의 비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은 1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주권 국가 지도자를 살해하고 정권 교체를 선동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또한 즉각적인 군사 행동 중단, 대화·협상 복귀, 일방주의 행위 반대 등을 중국의 입장으로 제시했다.
중국은 이란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이란의 원유를 수입해 왔으며, 이란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테러 방지를 목적으로 중국과 이란은 합동 군사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이란은 중국이 주도하는 브릭스와 상하이협력기구(SCO)의 정회원국이다. 이란은 중동 지역 일대일로의 거점 국가이기도 하다.
중동 내 대표적인 우방국이 미국으로부터 공격을 받았지만 중국으로서는 이란을 군사적으로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중국에게는 미국과의 경제 협력 관계가 중요한 만큼 미국과의 관계를 해치는 수위의 비판 성명도 어려운 입장이다.
왕이 정치국위원이 미국의 공습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제 행동으로 미국에 대해 반기를 들기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외교적인 비난의 목소리를 내는 수준으로 미국에 대응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베네수엘라에 이어 대표적인 우방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한 점 이외에도 중국은 경제적인 타격도 피할 수 없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를 비공식적으로 수입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국제 시세보다 싼값에 원유를 조달하면서 경제적인 이익을 취해 왔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상황도 중국으로서는 악재다. 중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70%며, 유가 상승은 제조 원가 상승, 그리고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이 같은 이유로 미국의 이란 침공은 중국에게는 외교적으로, 경제적으로 대형 악재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을 정면 비판하며 강경 대응에 나서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중국은 이란 전쟁의 향방을 주시하며 자국 이익 극대화 혹은 손실 최소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기조는 이달 말 트럼프 방중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징 외교가 관계자는 "글로벌 사우스의 대표주자를 자임했던 중국으로서는 미국의 이란 공습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 실제적인 행동으로 미국에 반기를 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의 공습을 반대하면서도, 미국과의 물밑 소통을 이어가면서 그 수위를 조절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ys174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