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의회 사전 승인 없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전격 단행하면서 미 정치권의 고질적 쟁점인 '전쟁권한(War Powers)' 논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습을 '주요 전투 작전(major combat operations)'으로 규정하며 "전쟁에서처럼 미국인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의회는 대통령이 헌법상 의회에 부여된 선전포고권을 침해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1973년 제정된 전쟁권한법(War Powers Resolution)에 근거해 관련 결의안과 표결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전쟁권한법은 군을 투입한 뒤 48시간 이내 의회에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야당은 단순 '통보'가 아니라 의회의 사전 '승인'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주목할 점은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 변화다. 백악관은 작전 직전, 여야 지도부와 의회 정보위원회 수뇌부로 구성된 이른바 '8인의 갱(Gang of Eight)'에 군사 행동 계획을 사전 통보했다. 그동안 민감한 대외 군사 작전과 관련해 '의회를 패싱해 왔다'는 비판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민주당 측은 "행정부와 의회가 대안을 놓고 협상한 협의가 아니라, 이미 결정된 군사 행동을 알리는 일방적 통보에 불과하다"며 선을 긋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군사적 옵션 사용을 주저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왔다. 첫 임기 초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공습으로 제거한 데 이어, 이란의 핵·미사일 능력과 연계된 목표에 대한 공습 등 군사적 압박을 강화해 온 것도 사실이다. 다만 이전 작전들의 경우 미국인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작전 규모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어서, 국내 정치적 파장은 일정 부분 관리 가능한 수준에 머물렀다.
이번 이란 공습은 미군과 동맹국 전력이 동시 투입된 대규모 작전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의회가 대통령의 군사행동을 실질적으로 제어하려면 전쟁권한법 관련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데 더해, 대통령의 거부권(veto)을 무력화하기 위한 '상·하원 각 3분의 2 찬성'이라는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한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 때문에 현실적으로 대통령의 독주를 막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의회 안팎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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