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배추보이' 이상호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월드컵에서 정상에 섰다.
이상호는 31일(현지시간) 슬로베니아 로글라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알파인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롤란드 피슈날러(이탈리아)를 0.24초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출발은 상대보다 느렸지만 레이스 중반 코스 선택에서 차이를 만들었다. 결승선을 거의 동시에 통과해 순위는 사진 판독으로 갈렸다. 이상호의 손이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것이 확인됐다.

이번 우승은 이상호의 월드컵 통산 네 번째 금메달이다. 2024년 3월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의 정상 복귀다. 올 시즌 내내 8강 안에는 꾸준히 들었지만 미세한 차이로 포디움에는 오르지 못했다. 지난달 오스트리아 지몬회헤 대회에서 4위에 오르며 시즌 첫 4강에 진입했고 곧바로 이번 대회에서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총 56명이 출전한 예선에서 1분01초25를 기록해 피슈날러에 이어 전체 2위로 토너먼트에 올랐다. 16강과 8강을 안정적으로 통과한 뒤 준결승에서 개최국 슬로베니아의 간판 팀 마스트나크를 만났다. 홈 어드밴티지를 안은 상대였지만 이상호는 최단 코스를 과감하게 공략하며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승 상대는 올 시즌 우승 세 차례, 준우승 한 차례를 기록하며 세계랭킹 1위를 달리던 피슈날러였다. 첫 구간에서는 0.16초 뒤졌지만 두 번째 구간에서 0.14초를 만회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직선 구간에서 끝까지 속도를 유지한 것이 승부를 갈랐다. 경기 결과 기록지엔 두 선수의 격차가 '0.00'으로 표기되고 포토 피니시로 승자가 가려질 정도의 접전이었다.
이상호는 한국 설상 종목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설상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기록했다. 2022 베이징 대회에서는 8강에서 0.01초 차로 탈락했지만, 이후에도 월드컵과 세계선수권에서 꾸준히 10위권 성적을 유지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 남자 주장으로 선임된 배경이다.

30대에 접어든 이상호는 부상도 겪었다. 올림픽을 1년 앞둔 지난해 초 왼쪽 손목 골절로 한동안 슬로프를 떠나야 했다. 다만 복귀 과정에서 경기 운영과 멘털 관리가 한층 안정됐다는 평가다. 이상호는 '평행대회전은 기량뿐 아니라 경험이 중요하다. 길게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올림픽 코스에 맞춘 준비 과정이 최근 성적 반등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한국대표팀 관계자는 이탈리아 리비뇨 코스를 기준으로 장비 세팅과 라인 선택을 반복 점검했다. 선수들의 적응도가 올라오면서 순위도 함께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맏형 김상겸도 5위에 오르며 시즌 최고 성적을 냈다.
알파인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은 밀라노 올림픽 초반에 열린다. 예선과 결선을 하루에 모두 치르는 종목이다. 올림픽 직전 마지막 월드컵에서 정상에 선 이상호는 한국 선수단 첫 메달 후보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