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 광물 프로젝트에 대해 최소 가격을 보장해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기존 정책에서 한발 물러섰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가격 하한(price floor)을 검토해오던 기조가 사실상 수정되면서, 미국의 핵심 광물 확보 전략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9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핵심 광물 프로젝트에 대한 가격 하한 보장 계획에서 후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의회의 재원 승인 부족과 시장 가격 설정의 복잡성을 사실상 인정한 조치라는 평가다.
이번 정책 전환은 미 상원 위원회가 지난해 희토류 생산업체 MP 머터리얼즈(NYSE:MP)에 제공된 가격 하한 조치를 검토하는 가운데 나왔다. 업계에 했던 기존 약속을 뒤집는 성격으로, 핵심 광물 공동 가격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인 주요 7개국(G7) 국가들과 미국의 행보를 차별화시키는 결정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우리는 떠받치러 온 게 아니다"
이달 초 워싱턴의 한 싱크탱크가 주최한 비공개 회의에서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광물 업계에 정부 가격 지원에 기대지 말라는 메시지를 직접 전달했다.
미 에너지부의 핵심 광물 및 에너지 혁신 사무국장인 오드리 로버트슨 에너지부 차관보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여러분을 떠받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기대를 갖고 우리에게 오지 말라"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회의에는 미 상무부 국제무역청(ITA)에서 핵심 광물을 담당하는 조슈아 크룬 부차관보도 참석했으며, 두 사람 모두 워싱턴이 더 이상 가격 하한을 제공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 MP 머티리얼스만 '예외'… 논란 확산
이번 정책 변화는 향후 체결될 거래에 적용되며, 지난해 7월 투자 패키지의 일환으로 합의된 MP 머터리얼즈의 가격 하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이 '예외 조항'이 오히려 논란을 키우고 있다.
MP에 대한 투자에는 두 종류의 희토류에 대해 킬로그램당 최소 110달러를 보장하는 조건이 포함돼 있었는데, 이 재원이 의회의 명시적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부 행정부 관계자와 의회 내에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실제로 USA 레어어스는 최근 같은 종류의 희토류를 공개 시장에서 킬로그램당 125달러에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혀, 정부 보장 가격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중국과 경쟁 어려워진다" 업계 반발
미국 광물 채굴·가공 기업들은 중국과의 경쟁을 이유로 가격 하한과 같은 정부 안전장치를 요구해 왔다. 업계는 중국의 국영 기업들이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춰 경쟁사를 압박하고, 프로젝트를 무력화하며, 민간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가격 하한에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시장 가격이 하락할 경우 정부가 광물을 보조금으로 떠안게 돼 납세자에게 막대한 재정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법률 전문가들 역시 최소 가격 보장이 조달·무역·예산 관련 법률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백악관은 새로운 가격 하한 도입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규제 완화와 감세, 선별적 투자 등을 통해 핵심 광물 산업을 지원하겠다는 기존 방침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결정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광물 정책은 '가격 보장'에서 '시장 자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전환점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