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방어엔 금리 도움 필요"…가계·기업 신용부담 완화 요구도 커져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한국은행이 오는 15일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난해 5월 2.75%에서 2.50%로 한 차례 인하한 뒤 네 차례 연속 동결한 상황에서 이번에도 연 2.50%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은 경기 부양 필요성은 여전하지만 환율과 부동산 시장 불안이 인하 속도를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
달러/원 환율이 1450원대 중반으로 올라서며 한은의 통화 완화 여력을 좁히고 있다. 지난달 한은과 기획재정부가 1년 반 만에 공동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외환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도 꺼지지 않았다. 정부가 잇따라 부동산 공급대책을 내놨지만 시장의 기대심리를 진정시키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신년사에서 "성장세 회복이 진행되는 가운데 물가와 금융안정 간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며 "수도권 주택가격 등 금융불균형 리스크를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말 발표한 '2026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도 "기준금리는 물가와 성장, 금융안정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가 인하 여부와 시기를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기조를 재확인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통위의 관심이 '인하 여부'보다 '인하 재개 시점'에 쏠려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지만, 금리 인하 재개를 결정할 핵심 요인은 환율 안정 여부"라며 "지난해 하반기 금리 인하 중단의 배경에는 부동산 과열뿐 아니라 급등한 환율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1분기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면 인하 신호로 작용하겠지만, 불안이 이어질 경우 사실상 인하 종료가 확인되는 셈"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경기 측면에서는 완화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이 여전하다는 분석도 많다. 정 연구원은 "2026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약 2%)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건설투자 부진과 소비 여력 약화, 중소기업 신용위험 확대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금리 도움 없이 기대 성장률 달성은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건설투자는 여전히 침체 국면에 머물러 있고, 정부의 규제 강화로 주택공급 여건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소비 부문 역시 민생지원금 효과가 사라지며 둔화세가 뚜렷하다. 가계부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임금상승률 둔화로 소비여력이 떨어지고 있으며, 기업 간 실적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대기업의 반도체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자금경색과 신용위험은 여전히 누적된 상태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완화하려면 금리 부담을 줄여 가계와 기업의 이자비용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리를 인하할 경우 소비와 투자심리가 회복될 여지가 있고, 신용위험 완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한은은 '성급한 완화'가 다시 물가를 자극하거나 환율을 끌어올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2%대 초반에서 안정되고는 있지만 환율이 1500원선에 근접할 경우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물가 안정세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결국 이번 금통위는 동결을 선택하되 인하 여지를 남기는 신중한 회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신년사에서 강조한 '성장 양극화'와 '물가 안정화 전망'을 재확인하며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물가 인상 압력이 크지 않은 만큼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상반기 내내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2~3분기에는 인하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근원물가가 1% 후반까지 내려가고 성장 및 물가 측면에서 2~3분기경 금리인하 여건이 조성된 후 신임 총재 체제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yuny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