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는 'Gangwon Parents Together'의 약자
[속초=뉴스핌] 이형섭 기자 = 강원미래교육포럼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공공행정 혁신 프로젝트 '강원 GPT'를 공개하며 교육 정보의 불균형 해소에 나섰다.
강원미래교육포럼 김민혜 책임연구원은 지난 17일 속초시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정책설명회에서 "부모의 정보력이 아이의 기회가 되지 않도록, 정보의 격차가 없는 교육행정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강원 GPT는 공공 데이터 기반의 신뢰형 AI 기술, 24시간 상담 체계, 맞춤형 정책 매칭 기능을 통해 학부모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교사의 행정 부담을 대폭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강원미래교육포럼은 이를 강원형 교육복지의 핵심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도농 간 교육 격차를 줄이고 공정한 교육환경을 구현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지금은 부모의 정보력이 아이의 출발선을 결정짓는 세상입니다"
강원미래교육포럼 정책설명회 무대에 오른 김민혜 책임연구원의 첫마디는 교육 현장의 현실을 단숨에 꿰뚫었다. 그는 단순히 AI 기술을 도입하자는 이야기를 하러 나온 것이 아니라 학부모, 교사, 학생 모두가 겪고 있는 정보 불균형과 행정의 벽을 기술로 해소하자고 제안했다. 그 해법은 '강원 GPT'였다.
김민혜 책임연구원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학부모들은 늘 불안감 속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 바뀐 제도나 신청 기한, 지원 자격 등을 제때 알지 못해 혜택을 놓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맞벌이 부모는 퇴근 후 학교에 연락조차 어렵고, 수십 페이지짜리 공문을 읽어도 내 아이에게 해당되는지조차 알기 어렵다.
그러나 불편을 겪는 건 학부모뿐만이 아니다. 교사들은 반복되는 행정업무와 민원, 문의 전화에 시달리며 정작 수업 준비와 학생 상담에 쏟을 에너지를 빼앗기고 있다고 진단한 김 연구원은 "이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 효율적 소통 시스템의 부재가 만든 구조적 문제"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연결고리로 강원 GPT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부모 함께', 함께 만드는 교육 연결 플랫폼
강원 GPT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학부모-교사-교육청 통합 소통 시스템이다. 단순한 챗봇이 아니라, 공공데이터 기반으로 학부모 상황에 맞는 맞춤형 교육 정보를 제공하는 'AI 행정비서'다.
김 연구원은 "기존의 알림장이 모두에게 동일한 정보를 제공했다면, 강원 GPT는 내 아이에게 꼭 필요한 내용만 형광펜으로 표시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비유했다.
'GPT'는 'Gangwon Parents Together'의 약자로, 이름 그대로 부모와 학교, 행정을 하나로 연결하는 공동체형 플랫폼을 의미한다.
◆세 가지 핵심 기술로 구현되는 공정
강원 GPT가 제시하는 기술적 혁신은 세 가지다.
첫째, '거짓말하지 않는 AI'다. 검색 증강 생성(RAG) 기술을 도입해 교육청·학교의 공식 데이터만을 근거로 답변함으로써 신뢰도를 99.5%까지 높인다.
둘째, '24시간 상담 서비스'다. 맞벌이 부모도 야간이나 주말에 질문을 남기면 AI가 즉시 응답한다. 셋째, '정책-사용자 매칭 알고리즘'이다. 학부모가 기본 정보를 입력하면, 해당 가정이 신청 가능한 장학금·지원정책·돌봄 서비스를 자동으로 제시한다.
이와 함께 김 연구원은 강원 GPT가 담고 있는 세 가지 약속을 밝혔다. 하나는 '찾아가는 서비스'다. 이제 학부모가 정보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AI가 먼저 알려준다. 둘째는 '포용적 기술'.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조부모 세대는 전화로 상담할 수 있고, 다문화 가정은 다국어 지원을 이용할 수 있다. 셋째는 '교사 보호'. 단순 행정 문의의 절반 이상을 AI가 처리해 교사가 아이들에게 집중할 시간을 확보한다.
◆보안과 윤리, 신뢰의 토대
AI 기술이 확산되면서 민감정보 유출에 대한 걱정도 높지만, 김 연구원은 "강원 GPT는 민간 서비스가 아닌 공공 AI로, 정부 보안 기준을 철저히 준수한다"고 강조했다. 시스템은 폐쇄형 네트워크로 운영되며 최소한의 정보만 수집한다. 상담 내역은 매일 샘플링·검수 과정을 거쳐 품질을 유지하고, 설계 단계부터 윤리·보안 프레임워크를 내재화해 운영한다.
◆기반, 확장, 제도화의 3단계 로드맵
강원미래교육포럼은 '급하지 않되 실패하지 않는 혁신'을 목표로 세 단계의 로드맵을 제시했다. 2026년 하반기, 원주·정선·춘천 지역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해 농어촌과 도시의 다양한 교육 현장을 탐색한 후 2027년 상반기에는 전화상담 기능을 완성해 강원도 18개 시·군으로 전면 확대한다.
그리고 하반기에는 '강원 GPT 운영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해, 정치적 변화와 상관없이 지속 가능한 공공 인프라로 자리 잡게 한다는 계획이다.
3단계 로드맵을 설명한 김 연구원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정치의 바람에 흔들려선 안 됩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정책의 철학을 분명히 했다.

◆강원도의 교육을 공정으로 잇다
김 연구원은 강원 GPT의 도입으로 기대되는 구체적 성과 목표도 제시했다. 학부모 문의량 40% 감소, 이용자 만족도 85% 이상, 응답 정확도 99.5% 달성, 도농 간 정보 접근 격차 5% 이내로 축소 등을 꼽았다.
이를 통해 학부모는 교육 전문가로 성장하고, 교사는 행정 부담에서 벗어나며, 학생은 공정한 출발선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김민혜 책임연구원은 발표를 마무리하며 이렇게 말했다. "정보가 특권이 되는 세상을 끝내야 합니다. 모든 부모가 같은 정보를, 모든 아이가 같은 기회를 가지는 강원도를 만들겠습니다"
강원 GPT는 단순한 기술혁신이 아니다. 정보 불평등을 끊고, 교육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사회적 약속이자 공정의 실천이다. 정보의 격차가 더 이상 꿈의 격차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강원 GPT는 강원 교육의 변화를 이끄는 첫 번째 등불로 불을 밝혔다.
전 AIR CHINA 사무장을 역임한 김민혜 강원미래교육포럼책임연구원은 원주북원여자고등학교와 서울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국제관광대학원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문화빅데이터 플랫폼레드테이블빅데이터센터PM, ㈜레드테이블 데이터마케팅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onemoregiv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