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상승 요인의 70%가 외환 수요, 여러 경제 주체의 해외 투자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김종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제 주체들이 해외에 투자하는 것은 자기 책임 하에 합리적인 행동"이라며 "고환율 대책을 고민하는 차원이지 특정 주체를 비난하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환율 상승 배경으로 개인 해외투자 증가를 거론하자 일각에서 '외환당국이 고환율 책임을 서학개미에게 돌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데 대한 해명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은 "최근 내부 분석결과 환율 상승 요인의 약 3분의 2가 외환 수요 측면에서 나타났다"며 "전체의 약 70% 정도가 수급에 의한 상승이며, 여러 경제 주체들이 해외 주식, 투자를 하면서 수급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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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김종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12.10 romeok@newspim.com |
또한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장기적 요인은 상대적인 물가차이, 성장률 차이, 금리차 등이고 단기적으로는 수급이 영향을 미친다"면서 "최근 환율 상승의 상당부분이 수급으로 파악돼 외환당국 입장에서 어떻게든 고환율 대책을 생각해보자는 취지였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환율은 수출기업에는 유리하지만 수입 원가 부담을 키울 수 있어 경제 주체별 영향이 다르다"며 "정부와 한국은행은 외환 수급 안정을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한국은행이 완화된 통화정책으로 통화량을 늘려 환율을 끌어올렸다'는 지적에 대해 "최근 통화량 증가는 과거 금리 인하기 평균과 큰 차이가 없다"며 "물가가 안정적인 상황에서 통화량만으로 환율 상승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김 위원은 "주식시장 강세로 수익증권 자금이 늘며 M2(광의통화)에 반영된 영향이 있다"며 "환율은 복합적인 결과이며 해외투자 확대도 합리적 자산운용의 일환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내년 기준 금리 향방과 관련해 "금리인하 가능성과 동결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있다"며 경제여건을 종합 반영해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 위원은 "지난 금통위에서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위원들과 동결 가능성을 강조한 위원들이 3대 3으로 나뉜 것은 경제전망에 대한 시각 차이 때문"이라며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으나 업종별 편차가 있고, 환율·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는 한은이 곧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책 결정은 성장·물가·금융안정 여건을 모두 본 뒤 판단해야 한다"며 "모든 경제주체의 기대를 한 번에 충족시키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은행이 최근 3년 만에 1조5000억원 규모의 국고채를 단순매입한 것과 관련해 "최근 단순 매입은 금리 방향성 시그널이 아닌 물량 확보 목적"이라며 금리인하 기대와의 연결 가능성을 차단했다.
그는 "오늘 24조원 규모 국고채 만기가 도래하는 것과 관련 한은 차원에서 국고채를 어느 정도 갖고 있어야 하는데 지난 3년간 매입을 못해 만기 물량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지표물이 아닌 비지표물 중심으로 진행했다"며 "정책 금리 방향과는 별개로 이해해달라"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위원은 "금리 전망을 지나치게 확정적으로 제시하기보다는 조건부 형태의 가이던스로 접근해야 한다"며 "인하 시점은 물가 안정 추세와 성장 흐름을 확인하면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김 위원은 '경제환경 변화와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주제 강연을 통해 통화정책 관련 대국민 소통의 중요성과 어려움을 전했다. 그는 "명확하되 유연하게, 솔직하되 겸손하게 소통하는 것이 목표"라며 "정책 방향과 경제 전망을 국민과 공유해 통화정책 신뢰를 높여 나가겠다"고 피력했다.
rom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