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물량 및 해외 매출 편중·플랫폼 의존도 리스크 요인"
전문가 "과열 신호 경계해야…기업가치 중심 IPO 심사 중요"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국내 IPO(기업공개) 시장이 이례적 활황을 보이며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의 2~4배까지 치솟는 이른바 '따블'·'따따블' 종목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상장 초기 강한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기업은 공모가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상장 직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사례도 나타나며 종목별 주가 흐름은 엇갈리고 있다.
올해 IPO 시장의 대표 흥행 사례로 꼽히는 기업들은 상장 직후 급등세가 두드러졌다. 실험실 자동화 장비업체 '큐리오시스'는 공모가 2만2000원에서 상장 첫날 8만8000원까지 뛰었고, 인공지능(AI) 경량화 솔루션 기업 '노타'도 공모가 9100원에서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6만5300원까지 상승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씨엠티엑스'(CMTX·공모가 6만500원), 친환경 화장품사 '아로마티카'(공모가 8000원)도 각각 13만16000원, 1만9500원까지 오르며 공모가 대비 2~3배 수준의 주가를 기록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노테크는 상장 이틀 만에 공모가 1만4700원에서 장중 8만5000원까지 오르며 '따따블'을 기록한 뒤 현재는 4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큐리오시스도 6만원대, 씨엠티엑스는 9만원대, 아로마티카는 2만원 안팎을 유지하며 공모가 대비 두 배 이상의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의 종목이 상장 초기 급등 이후 조정을 받았지만, 공모가 이상에서 거래되는 흐름은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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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상장 당일 급등세와 달리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종목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조정을 받은 일부 종목은 공모가 대비 평균 약 9%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세나테크놀로지'와 '더핑크퐁컴퍼니'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웨어러블 무선통신기기 업체 '세나테크놀로지'는 상장 첫날 장중 17만6400원까지 올랐지만 종가는 공모가(5만6800원) 대비 41.2% 높은 8만200원에 마감했다. 이후 주가는 빠르게 하락해 한때 4만8000원까지 떨어졌고, 최근 종가도 공모가를 소폭 밑도는 5만4700원 수준이다.
세나테크놀로지의 상장 후 부진에 대해 시장에서는 유통 물량 구조와 공모가 산정 방식을 원인으로 꼽는다. 기관 수요예측에서는 참여 기관 53곳 중 50곳이 공모가 밴드 상단을 제시했고, 한 곳은 밴드 상위 가격을 제시하는 등 수요가 집중됐다. 공모가 산정 시 적용된 할인율도 39.4%로, 2023년 이후 IPO 기업의 평균 수준(21.8~33.4%)을 웃돌았다. 결과적으로 비교적 매력적인 공모가가 제시되면서 상장 당일 주가가 급등하는 데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회사가 투자설명서에서 밝힌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은 전체 예정 주식의 36%로, 최근 평균치인 30%를 상회한다. 유통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만큼 상장 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독자 통신 기술을 확보해 140개국 4000여개 판매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독일 모토라드(Motorrad)에서 7년 연속 통신시스템 1위 브랜드로 선정된 만큼, 수출 비중 95%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상장 후 유통가능 물량은 전체 주식수의 35.7%(199만주, 1131억원)로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아기상어(Baby Shark)'로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한 콘텐츠 IP 기업 '더핑크퐁컴퍼니'는 상장 당일 장중 6만1500원까지 오르며 공모가(3만8000원) 대비 60% 이상 급등했으나, 이틀 만에 공모가를 하회했고 현재 주가는 3만6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더핑크퐁컴퍼니의 주가 흐름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해외 매출 의존도, 플랫폼 구조 변화, 기존 IP의 성장 한계 등 펀더멘털 요인을 중심으로 분석한다. 높은 브랜드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실적 변동성이 크고 신규 IP 성과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성현동 KB증권 연구원은 "더핑크퐁컴퍼니는 핑크퐁, 아기상어 등의 IP를 유튜브·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플랫폼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며 "다만 리스크 요인으로는 높은 해외매출 비중(지난해 74.2%, 상반기 75.6%)에 따른 환율 변동성, 특정 영상 플랫폼의 과점화로 인한 콘텐츠 공급자의 협상력 약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은정 DB증권 연구원은 "상장 이후 내년 실적 전망 및 성장률이 중요한 투자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아기상어·핑크퐁 등 흥행 IP를 보유하고 있으나 기존 IP는 성숙기에 접어들어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베베핀 IP는 인지도가 확대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실룩·문샤크 등 신규 IP는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체적인 IPO 시장 과열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신축 아파트 가격이 하루 만에 급등하는 것과 유사한 과열 신호"라며 "펀더멘털보다 단기 수익을 쫓는 심리가 확대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어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며 IPO 시장의 신뢰를 저해할 수 있는 만큼, 기업 가치와 유통 구조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nylee5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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