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기업 달러 국내 유입 '주춤
국내 휘발유 1740원 돌파
정부, 국민연금까지 투입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수출 호조에도 원·달러 환율이 약 두달째 1400원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통적인 환율 공식이 깨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국민연금까지 동원해 환율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 환율 상승은 구조적 문제로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5일 정부에 따르면 전날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한국은행, 국민연금은 4자 협의체를 구성하고,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를 위한 회의에 본격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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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코스피가 장중 3900선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5.011.25 yooksa@newspim.com |
환율 급등의 근본 원인은 구조적 달러 수급 불균형에 있다. 대표적으로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원화 가치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9월까지의 경상수지 흑자는 827억7000만 달러였지만, 국내 거주자의 해외 증권 투자액은 998억5000만 달러로 달러 유입보다 유출이 더 많은 상황이다.
과거에는 수출 증가가 원화 강세로 이어졌지만, 한미관세협상 등 대외 환경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수출 기업이 달러를 국내로 들여오지 않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정부도 수출 기업에 협조를 구하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18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기아차 등 수출기업인들과 만나 '환율 안정'에 협조를 구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구조적인 외환수급 개선을 위한 제도 개편에도 착수했다. 지난 19일 구 부총리는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외환 수급 주체들과 협의 후 과도하게 환율의 불확실성 또는 불안정성이 나타나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택 IBK 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3분기 국제대차대조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해외증권투자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라며 "대외금융자산 증가 폭이 커 해외로 나간 자금이 더 많은 만큼 수급 측면에서 환율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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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 포트폴리오 현황 [자료=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
고환율 여파는 수입 물가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제 원유가격은 하락 추세에 있지만, 국내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740원을 넘어섰다. 2년 만에 최고치다. 기타 수입 품목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앞서 지난 9월 한미 재무당국간 체결한 '환율정책 합의'도 불구하고 정부는 국민연금에 달러를 시장에 매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다만 환율 안정을 위한 선택지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김효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금융팀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해외 투자는 크게 늘고 있지만, 국내로의 자금 유입 속도는 완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는 물가에 부담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wideope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