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랠리 숨 고르기…과열 해소의 시작"
"사이드카는 일시적 조정…시장 견조"
"코스피, 장기 강세장 지속시 7500"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국내 증시가 전날 급락 충격 이후 불안한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장중 사이드카가 발동될 만큼 크게 하락했던 코스피는 6일 오전 한때 4110선까지 회복했다가 다시 4000선 부근에서 오르내리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35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82포인트(0.21%) 오른 4012.70에 거래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장 초반 4050선에 출발한 코스피는 이후 4110.30까지 상승하다 3988.55까지 밀리는 등 등락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는 이번 하락을 "과열된 AI 기대감이 식는 과정이자, 대세 상승장 속 일시적 조정"으로 진단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중심의 랠리가 단기간 과열된 가운데, 미국 기술주의 조정과 정치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나타난 일시적 조정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 내부 체력은 여전히 견조해, 급락세보다는 숨 고르기 성격이 짙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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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88.04포인트(2.20%) 오른 4092.46에, 코스닥 지수는 13.54포인트(1.50%) 오른 915.43에 장을 시작했다. 달러/원 환율은 전장보다 7.40원 내린 1442.00으로 출발했다. 2025.11.06. ryuchan0925@newspim.com |
◆ 단기 조정의 후유증, AI 과열 진정기 진입
코스피는 전일 장중 사이드카가 발동될 만큼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이날 새벽 미국 증시가 반등하면서 국내 시장은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았다. AI 과열 부담이 해소되며 단기 충격이 진정되는 흐름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과열된 AI 기대감과 외국인 수급 이탈, 단기 유동성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9~10월 급등기 이후 새로운 밸류에이션 논리가 등장할 때마다 조정의 전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하락을 'AI 버블 붕괴'로 보기보다는 과열을 식히는 자연스러운 조정으로 평가했다. 그는 "팔란티어 등 미국 대표 AI 종목의 투자비용 부담이 부각되며 글로벌 투자심리가 흔들렸고, 그 여파가 국내 증시로 전이됐다"며 "AI 투자는 산업 구조를 바꾸는 핵심 동력인 만큼, 일시적 비용 압력보다는 중장기 성장성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정치 변수도 투자심리를 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5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주지사·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레임덕 조짐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트럼프 리스크'가 약화될 가능성이 부각됐지만, 정책 전환에 따른 불확실성도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 유치와 관세 부과에만 집중한 나머지, 생활물가 안정 등 민생을 외면했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은 완화될 수 있지만, 새로운 정책 기조로의 전환 과정에서 시장은 일시적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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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달러/원,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88.04포인트(2.20%) 오른 4092.46에, 코스닥 지수는 13.54포인트(1.50%) 오른 915.43에 장을 시작했다. 달러/원 환율은 전장보다 7.40원 내린 1442.00으로 출발했다. 2025.11.06. ryuchan0925@newspim.com |
◆ 대세 상승장 속 일시적 쉼표…"사이드카 발동 후 회복까지 평균 21일"
증권가는 이번 하락을 대세 상승장 속 나타난 일시적 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이를 '사이드카 발동'이라는 상징적 이벤트로 규정하며, 과거 사례를 근거로 회복 시점을 제시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 발동 10차례 사례에서 지수가 직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21.1일(팬데믹 제외 26.3일)이었다"며 "강세장에도 조정은 늘 존재했고, 회복의 주인공은 결국 주도주였다"며 "현재 주도주는 반도체"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조정의 원인을 복합적으로 분석했다. 그는 "표면적으로는 미국 기술주 하락, 셧다운 장기화에 따른 '데이터 블랙아웃', 원화 약세가 영향을 미쳤다"며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FOMO(기회를 놓칠까 두려운 심리)가 자극한 레버리지 투자 확대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코덱스 레버리지 ETF 시가총액이 3조원을 돌파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라며 "과열 해소에는 일정 기간이 필요하지만, 유동성·경기·정책 등 세 축이 여전히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KB증권도 비슷한 시각을 제시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정은 대세 상승장의 쉼표에 불과하다"며 "단기 흔들림 이후 지수는 다시 반등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1998년, 2009년, 2020년 강세장에서도 200일 경과 시점마다 1개월 내외의 약 14% 조정이 있었지만, 이후 지수는 급반등했다"며 "현재 코스피의 P/B(주가순자산비율)는 1.4배로 글로벌 평균(3.5배) 대비 60% 저평가 상태"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 연구원은 "AI 확장 사이클은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며, 닷컴버블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국내 반도체·원전·방산·증권 업종이 향후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B증권은 오는 2026년 코스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6% 증가한 401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코스피 장기 시나리오상 7500포인트까지의 상승 여력을 제시했다.
이번 사태는 'AI 과열·정치 불확실성·외국인 수급' 등 세 가지 변수가 맞물리며 나타난 심리적 충격에 가깝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증권가는 "조정의 방아쇠는 매번 다르지만, 본질은 투자심리의 진폭 조정"이라며 "시장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하며, 대세 상승장의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