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뉴스핌] 이형섭 기자 = 곽문근 원주시의회 부의장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원주는 70년 가까이 군사도시로서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해 왔지만 부대 이전 뒤에도 군유휴부지가 도심 곳곳에 잠겨 있다"며 국방부에 군유휴부지의 조속한 무상 반환과 중앙정부·정치권의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곽 부의장은 "원주는 1군야전군사령부, 1군지사, 36사단, 캠프롱, 8전비 등 우리나라 주력 부대들이 자리하며 약 70년간 군사도시로 불려왔다"며 "도시 개발에 수많은 제약과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한 번도 불만을 토로하지 않고 자주국방 기조에 협력해왔지만, 이에 대한 정부의 인센티브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방부 군사전략 변경으로 부대는 떠났지만 우산동, 학성동, 태장동, 단구동, 반곡동, 판부면 등에는 국방부 소유 군유휴부지가 10년 넘게 흉물로 남아 있다"며 "도시 중심부 핵심 공간이 이렇게 잠겨 있는 사이, 원주의 시간과 미래가 함께 소모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곽 부의장은 현행 법제도가 군유휴부지 활용을 가로막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원주시가 공공시설, 생활문화시설, 체육시설, 도시기반시설을 조성하고 싶어도 '국유재산법'과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따라 임대료를 지불해야만 사용이 가능하다"며 "강원특별법에도 '공익사업에 협조'라는 원칙만 있을 뿐, 지자체 무상사용을 보장하는 조항은 없다"고 말했다.
원주시는 2024년부터 강원특별법 개정을 추진하며 공익 목적 사용 시 군유휴부지 사용료를 면제할 수 있는 특례를 공식 건의했다. 곽 부의장은 "해당 안이 4차 개정 논의에서 중장기 검토과제로 채택되긴 했지만 말 그대로 '우이독경'처럼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며 "원주시의 노력에도 제도적 변화가 없는 현실"이라고 했다.
그는 또 "국방부는 타 부처보다 훨씬 보수적인 행정편의주의적 부지 관리 관행을 고수하며 환원에 소극적"이라며 "그 결과 원주는 도시 중심부의 핵심 공간을 활용하지 못한 채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 부의장은 군유휴부지가 원주 미래 도시계획의 핵심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의 도시계획은 편리성뿐 아니라 효율성이 접목될 것이고 자율주행·드론·AI산업이 정착되면 도로·하천·공공부지의 연속성이 무엇보다 중요해진다"며 "군사시설 규제와 군유휴부지 방치는 원주의 도시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시민들의 오랜 협조와 인내를 헛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군유휴부지는 단순한 미사용 국유지가 아니라, 주거·복지·문화·산업 인프라를 확충하고 도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핵심 자산이자 요충지"라며 "행정 편의를 이유로 이 땅을 계속 비워두는 것은 원주의 성장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곽 부의장은 국방부와 정부, 정치권을 향한 세 가지 요구도 내놨다. 그는 "첫째, 원주시 집행부는 이 일을 사활을 걸고 매진해야 한다"며 "특례법 개정, 국유재산법 해석, 국방부와의 기획협의, 활용계획 수립까지 일원화해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둘째로 "원주 출신 4분의 국회의원과 정치인, 사회 각 층의 지도자들께서도 관심을 갖고 앞장서 달라"며 "군유휴부지 공익 활용 시 무상사용 보장, 장기 방치 부지의 전환 절차 간소화 등을 입법과 국정과제로 추진해 달라"고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분단도인 강원특별자치도의 오랜 희생을 인정하고 보상을 약속하신 이재명 대통령께서도 관심을 가져 달라"며 "군사도시 원주에 대한 진정한 보상은 재정지원에 그치지 않고 군유휴부지 환원과 규제 완화 같은 구조적 보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onemoregiv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