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그세스 미 전쟁부 장관, 취임 후 첫 방한 일정으로 JSA 방문
안규백 장관 "DMZ 공동 작전에 감명… 연합방위태세에 만족"
한미안보협의회의(SCM)서 핵잠수함·전작권 전환 등 현안 논의할듯
[국방부 공동취재단(판문점)=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3일 오후 4시 32분, 경기 파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남쪽에 위치한 주한미군기지 '캠프 보니파스' 헬기장에 미군 블랙호크(UH-60) 헬기 4대가 착륙했다. 헬기에서 내린 미군과 경호원들은 현장 안전을 점검했으며, 이상이 없다는 보고가 이어지자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이 탄 헬기가 곧바로 착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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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3일 경기 파주 JSA 판문점 회담장을 방문해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25.11.03 gomsi@newspim.com |
남색 정장에 성조기 문양의 행커치프를 꽂은 헤그세스 장관은 새뮤얼 파파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대장),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대장) 등 미군 지휘관들과 헬기에서 내렸다. 그는 브런슨 사령관과 잠시 대화를 나눈 뒤, 영접을 나온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만나 짧은 인사를 나눴다.
안 장관이 "피곤하지 않으시냐"고 묻자, 헤그세스 장관은 "괜찮다"고 답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한미동맹의 상징적 장소에서 만나 기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한 헤그세스 장관은 첫 공식 일정으로 안 장관과 함께 JSA를 방문했다.
양국 장관은 오울렛(Ouellette) 초소에서 한미 JSA 경비대대장으로부터 작전 현황을 보고받았다. 오울렛 초소는 비무장지대(DMZ) 최북단에 위치한 초소로, 2019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문했던 곳이다. 이번 방문은 헤그세스 장관 취임(올해 1월) 이후 첫 방한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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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규백 장관과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JSA 오울렛 초소에 있는 OP를 방문,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3 2025.11.03 gomsi@newspim.com |
이후 장관단은 판문점 회담장도 찾았다. '캠프 보니파스'는 1976년 8월 판문점에서 발생한 북한의 '도끼 만행 사건'으로 희생된 아서 보니파스 미 육군 대위를 기리기 위해 명명된 부대 시설이다. 미군은 사건 이후 기존 '캠프 키티호크(Camp Kitty Hawk)' 명칭을 '캠프 보니파스'로 변경했다.
안 장관과 헤그세스 장관은 덕담을 나눈 뒤 JSA 일대로 이동했다. 두 장관은 버스로 인근까지 이동했으며, 버스 주변에는 5대 이상의 경호 차량과 기관총이 장착된 주한미군 차량이 함께했다.
약 1시간 동안 판문점 일대를 둘러본 헤그세스 장관은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 없이 왼쪽 가슴을 치며 감사의 뜻을 전한 뒤, 헬기에 올라탔다. 그는 DMZ 현장에서 한미 장병의 공동 수색작전을 지켜보며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장관은 JSA 방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헤그세스 장관이 DMZ에서 한미가 공동 수색작전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고 상당히 감명을 받았다"며 "한미가 공고한 연합방위태세를 구축하며 작전하고 있는 데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또한 안 장관은 "헤그세스 장관이 JSA에 오기 전엔 분단선이 일직선인 줄 알았다고 했는데, 계곡과 숲이 있는 지형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며 "대성동 마을과 북한 마을이 이렇게 가까운 줄 몰랐다고도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판문점과 JSA는 남북 관계의 최전선이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난 대화의 현장"이라며 "헤그세스 장관이 양국 장관의 판문점 방문 자체가 한미 연합의 상징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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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규백 장관이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과 함께 판문점 회담장 내부를 둘러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25.11.03 gomsi@newspim.com |
양국 장관의 JSA 동행이 대북 메시지를 담은 행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북한 관련 직접 언급은 없었다.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안 장관은 "그럴 계제는 아니었다"면서도 "한미가 공동으로 잘 대처해나가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오는 4일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핵잠수함) 의제가 논의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미 국방 수장이 함께 JSA를 찾은 것은 2017년 10월 송영무 당시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이후 8년 만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일정으로 한미 연합 방위태세와 공조의 굳건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안 장관은 "양국 장관의 JSA 방문 자체가 강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한편, 헤그세스 장관은 4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리는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 참석한다. SCM은 한미 양국이 주요 군사정책을 협의·조정하는 최고위급 연례 회의체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국방비 증액, 핵추진잠수함 등 현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