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불출석 불이익은 피고인이 부담" 강조
[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구속 후 넉 달 만에 내란 재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12·3 비상계엄에 대해 핵심 증언을 했던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한 만큼 법정에 직접 출석해 방어권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곽 전 사령관은 작년 10월 이후 윤 전 대통령에게 '비상대권', '특별한 조치'와 같은 말을 들었다고 했다.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내란우두머리 등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26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10시16분께 검은 정장 차림의 윤 전 대통령이 법정에 들어섰다. 윤 전 대통령은 머리가 군데군데 빠지고 하얗게 센 모습이었다. 한 손에 갈색 서류를 든 채 피고인석으로 향했고, 재판장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한 후 자리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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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구속 후 넉 달 만에 내란 재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했다. 사진은 지난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 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첫 재판에 출석한 모습. 2025.10.30 photo@newspim.com |
재판 시작 전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불출석에 대한 불이익은 피고인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7월10일 재구속된 후 내란 재판에 16회 연속 불출석했다. 이에 따라 내란재판은 줄곧 궐석재판으로 진행됐다.
◆ "尹, 지난해 10월 1일부터 '비상대권' '특별 조치' 언급"
곽 전 사령관은 증언을 통해 비상계엄에 대해 짐작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 대통령 관저 모임을 가진 이후 부터라고 밝혔다.
당시 10월 1일 국군의 날 행사 이후 저녁 윤 전 대통령·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 5명 모임에 자리한 곽 전 사령관은 "이날 자리가 이전과 다르다고 느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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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사령관이 30일 내란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사진은 작년 12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고개를 숙인 모습. 2025.10.30 leehs@newspim.com |
특검 측은 "증인은 10월 1일 식사 자리에서 피고인으로부터 '비상대권', '특별한 조치'라는 말을 들었냐"라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그런 내용을 듣긴 들었다"라면서도 "시기를 정확히 특정하진 못 하지만, 그날 그런 얘기를 한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이후 한 달이 지난 작년 11월 9일 이전과 같은 인원이 모인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이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해결할 길이 없다'라고 말한 것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내란 특별검사(특검) 측이 "피고인(윤석열)이 '특별한 방법'을 언급했는데, 비상계엄으로 이해했냐"라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잠시 침묵한 뒤 "없다고(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건 머릿속에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라고 답했다.
곽 전 사령관은 이날 모임이 임무 복창처럼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특검 측이 "증인과 여인형, 이진우는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경우 각 부대가 어디로 투입돼야 할지, 어떤 조치를 해야 할지 보고한 것으로 보이는데 맞나"라고 물었다. 곽 전 사령관은 "저는 그렇게 느껴졌다. 그래서 임무 복창이라고 느꼈다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곽 전 사령관은 윤 정권 당시 육군 특수전사령부(특전사)를 지휘했던 인물이다. 작년과 올해 초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등에 출석해 '비화폰을 통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에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라는 지시를 받았다'라고 일관되게 증언하기도 했다.
100wins@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