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생존성과 기동성 위해 필수… 주력기인 KF-16엔 없어
"조종사별 '지급원칙' 안지키면 무용지물… 실질적 보급계획 필요"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KF-16 조종사들이 핵심 전투장비인 '헬멧 장착형 디스플레이(HMD·Helmet Mounted Display)' 예산부족으로 충분한 수량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군에 따르면, 조종사 5명당 1개씩을 보급 받아 장비를 돌려쓰는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군은 현재 F-35A 전투기에만 HMD를 장착해 운용 중이며, 주력기인 KF-16에는 아직 도입하지 않았다. HMD는 조종사가 고개를 돌려 시선을 향한 방향으로 미사일을 조준할 수 있게 해주는 첨단장비로, 전투 중 계기판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어 조종사의 생존성과 기동성을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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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KF-16 조종사들이 핵심 전투장비인 헬멧장착형디스플레이(HMD). KF-16 조종실에서 바라본 조종사의 모습. [사진=공군 제공] 2025.10.23 gomsi@newspim.com |
공군은 KF-16 성능개량사업을 통해 AESA(능동전자주사식) 레이더와 신형 임무컴퓨터, 전자전장비 등을 업그레이드하면서 HMD 운용을 위한 내부 배선까지 설치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HMD는 채택하지 못한 실정이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공중전력 강화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공군은 HMD 도입을 '현존 전력 극대화 사업'에 포함시켜 2027년까지 도입키로 했다. 일반적인 무기체계 절차를 밟으면 실전에 적용까지 10년 가까이 걸리기 때문이다.
공군이 황명선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확보된 예산은 2025년 200억 원에 그쳤다. 공군은 이 예산으로 40여개의 HMD만 구매해 2027년까지 조종사들에게 보급할 계획이다. 이는 KF-16 조종사 전체의 약 2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종사 다섯 명 당 한 개씩 지급하는 꼴이다.
결국, 각 비행단 배속 조종사들이 한정된 HMD를 교대로 '돌려쓰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HMD가 조종사별로 정밀 보정(calibration)이 필요하고, 평시 숙련훈련이 없으면 실전에서 즉시 운용할 수 없다는 득성이 있다.
황명선 의원은 "현재 계획대로라면 HMD 보급을 통한 전력강화는 턱없이 부족하고, 조종사별 지급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HMD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며 "국방부는 임시방편이 아니라, 실질적 전력강화를 위한 보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군은 2027년 보급 이후 HMD를 추가로 확보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재로선 구체적 확보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goms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