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모디 총리도 나만큼 전쟁 끝나길 바라고 있어...러산 석유 많이 안 살 것"
美·印, 21일 양국 정상 통화에 대한 공식 입장 표명 없어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에서 힌두교 최대 축제인 디왈리가 시작된 가운데, 미국 백악관에서 디왈리 축하 행사가 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를 계기로 전화 통화를 하며 무역 등에 대해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인도 매체 비즈니스 스탠다드(BS)와 더 힌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시간으로 2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인도) 총리와 통화하며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모디 총리에 대해 "위대한 사람"이자 "훌륭한 친구"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많은 것들에 대해 논의했지만 대부분 세계 무역에 관한 것이었다"며 "총리도 무역에 매우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특히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줄이기로 했다는 언급도 재차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를 많이 구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디 총리도) 저만큼이나 전쟁이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며 "그들(인도)은 (러시아산) 석유를 너무 많이는 사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석유 수입을 크게 줄였고, 앞으로도 계속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1일 모디 총리와 통화했다는 데 대해 주미 인도 대사관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백악관도 이번 통화에 대한 블룸버그의 구체적인 내용 공개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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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로이터=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21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힌두교 축제인 디왈리 축하 행사가 열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0.22 hongwoori84@newspim.com |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을 약속했다는 주장을 거듭 반복하고 있다.
앞서 15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는 "인도가 러시아로부터 석유를 사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는데, 오늘 모디 총리가 앞으로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하지 않겠다고 확실히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인도 측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러시아산 원유 수입 지속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디 총리와 이야기했고, 그는 러시아산 원유 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지속한다면 인도에 대한 막대한 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은 양국 간 무역 협상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다.
인도의 유제품 및 농산물에 대한 관세 인하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인도와 미국 간 무역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미국은 결국 인도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에 25%의 제재성 추가 관세를 매겼다.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 수입함으로써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을 대고 있다고 비난하면서다.
인도는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에 반발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도 러시아와 무역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미국의 이 같은 조치는 불공정하고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도의 원유 수입은 시장 요인에 기반하며, 인도 14억 인구의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모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뒤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감사의 메세지를 보냈다.
모디 총리는 X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따뜻한 디왈리 인사에 감사드린다"며 "빛의 축제를 맞아 두 위대한 민주주의 국가가 세상을 희망으로 밝히고 모든 형태의 테러리즘에 맞서 단결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