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주가 상승률 따라 차등 지급…장기 인센티브 강화
단기 성과급서 가치 중심 체계로 전환…이재용 리더십 결단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가 장기 성과와 주가 상승률을 인센티브에 반영하는 '성과연동 주식보상(PSU·Performance Stock Units)' 제도를 새롭게 도입한다. 단기 실적 중심의 보상체계를 넘어, 미래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이재용 회장의 결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사내 공지를 통해 PSU 제도 시행을 공식화했다. 향후 3년간 주가 상승 폭에 따라 임직원에게 자사주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회사의 중장기 성과와 주가 흐름을 연동해 일정 기간 동안 주가가 상승할수록 임직원 보상 규모가 커지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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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뉴스핌DB] |
이번 PSU 도입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인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이재용 회장의 통 큰 결단으로 풀이된다. 메타, 구글, 오픈AI 등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이미 주식 보상을 포함해 수천억원 규모의 보상 체계를 운영 중이다. 국내 기업인 SK하이닉스도 올해 노사 합의를 통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 제도를 통해 내부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임직원이 회사의 장기 성장과 가치 제고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CL(직급 레벨) 1~2급 직원에게는 200주, CL 3~4급 직원에게는 300주씩을 기준으로 약정할 계획이다. 이후 3년간의 주가 상승 폭에 따라 최종 지급 주식 수량이 확정되며, 2028년부터 3년에 걸쳐 균등 분할 지급된다.
주가 상승 폭에 따른 지급 배수는 오는 15일 기준 주가와 2028년 10월 13일 기준 주가를 비교해 상승률이 20% 미만이면 0배, 20~40% 미만은 0.5배, 40~60% 미만은 1배, 60~80% 미만은 1.3배, 80~100% 미만은 1.7배, 100% 이상은 2배로 책정된다.
PSU는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과는 별도로 추진된다. OPI가 지난 1년간의 단기 성과를 보상하는 것이라면, PSU는 회사의 미래 성과와 연동해 장기적 관점에서 보상하는 선진형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OPI 일부를 현금 대신 주식으로 선택해 받을 수 있는 제도도 함께 도입한다. 지난 1월부터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임원 대상으로 시행한 OPI 주식보상제를 일반 직원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임직원들은 OPI 지급액의 0~50% 범위에서 10% 단위로 주식 보상률을 선택할 수 있다. 주식 보상을 선택한 직원이 1년간 의무 보유할 경우 주식으로 받은 금액의 15%를 추가로 지급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단기 성과 중심의 보상에서 벗어나 임직원과 회사의 이해를 장기적으로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전환했다고 평가한다. 특히 주가와 연동된 보상 체계는 궁극적으로 주가 부양과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