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00% 관세 경고에 반도체 급락
14일 삼성전자·16일 TSMC 실적 발표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 3600선을 돌파하며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번 주에는 미중 갈등 재점화로 인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응해 100% 추가 관세를 예고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기술주가 급락했다. 국내 증시 역시 단기 급등 이후 피로감이 쌓인 가운데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1.39포인트(1.73%) 오른 3610.60에 마감했다. 개인이 3417억원, 기관이 6384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9318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날 코스피 상승장은 반도체 대장주 랠리가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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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주말 사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속 뉴욕 증시가 급락하며 단기 조정 압박이 거세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비판, 이에 대응한 대규모 관세 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최근 상승세를 이어오던 빅테크주는 일제히 떨어졌고, 특히 반도체 업종의 경우 엔비디아(4.95%)를 비롯해 AMD(-7.8%), 브로드컴(-5.91%) 등이 일제히 떨어지며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6.32% 떨어졌다.
다만 장기적 상승 모멘텀은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4월의 학습효과와 실적 모멘텀 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준우 책임연구원은 "경기국면, 유동성, 수급, 수출 및 실적 모멘텀 등 국내 증시를 둘러싼 긍정적 요인들은 여전하다"고 내다봤다.
이번주에는 3분기 실적 시즌의 본격 개막과 함께 주요 거시지표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특히 삼성전자를 비롯해 굵직한 반도체 기업들이 잇따라 실적을 발표한다.
우선 14일 삼성전자가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HBM 등 고부가 메모리 판매 호조와 재고 조정 마무리, AI 서버 수요 확대가 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가 견조하게 유지될 경우 반도체 사이클은 유지될 수 있다"며 "삼성전자 실적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감 국내 반도체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나 연구원은 "최근 국내 반도체 업종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반도체 실적 전망치가 함께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15일에는 ASML, 16일에는 TSMC가 실적을 내놓는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I에 대한 자신감과 경기 둔화가 혼재된 상황에서 ASML·TSMC 등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통해 기술주 강세가 연장될 수 있을지 확인해야 하며, 삼성전자의 실적 반등 여부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AI 산업을 필두로 한 반도체 모멘텀은 유효하나 실적을 선반영한 주가로 인해 단기 차익실현 심리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거시 변수로는 14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9월 CPI가 최대 관심사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물가 둔화세가 확인되면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 반면 연방정부 셧다운이 이어질 경우 주요 지표 발표가 지연되거나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나정환 연구원은 "향후 셧다운이 장기화돼 10월 FOMC에서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될 경우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겠으나, 결국 연준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주가의 상승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대형은행 실적도 이어진다. JP모건·골드만삭스·씨티그룹·웰스파고 등이 순차적으로 실적을 공개하고, 15일 ASML, 16일 TSMC가 발표에 나선다. 17일부터 개막하는 서울 ADEX(항공·방위산업전시회)와 유럽종양학회(ESMO)는 방산·바이오 업종의 단기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관심업종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업종, AI 소프트웨어, 로봇, 증권, 음식료, 카지노 등을 제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쏠림현상으로 지수가 레벨업된 만큼 실적대비 저평가 업종으로 디스플레이, 미디어/교육, 에너지, 철강 등 순환매 대응은 유효하다"면서 "반도체, 상사/자본재, 2차전지 업종 등은 변동성을 활용한 비중확대 전략을 제안한다"고 했다.
onew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