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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앞에 선 금산분리…한국판 메가펀드 '가시화'

기사입력 : 2025년10월02일 11:11

최종수정 : 2025년10월02일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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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AI·반도체 전략산업 한정 규제 완화 검토"
삼성·SK, 오픈AI와 월 90만장 HBM 공급 LOI 체결
생산량 맞추려면 공장 두 배 증설 불가피
금산분리 풀리면 대기업 GP 역할로 글로벌 자금 유치
블랙록·블랙스톤 등 초대형 자본 참여 전망 속 기대감

[서울=뉴스핌] 서영욱 김정인 김아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전략산업에 한해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삼성과 SK가 오픈AI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대규모 공급 의향서를 체결하면서 공장 증설이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 방안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규제가 풀리면 대기업이 직접 펀드를 운용해 글로벌 자본을 끌어들이는 '한국판 산업형 메가펀드' 모델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오픈AI 샘 올트먼 대표의 접견 [사진=대통령실]

◆메가톤급 투자 앞두고 대기업 자금 조달 벽
2일 재계에 따르면 금산분리(金産分離)는 말 그대로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한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제조 기업이 은행이나 증권사를 마음대로 소유하지 못하게 한 제도다. 기업이 금융사를 지배하면 계열사에만 돈을 몰아주는 '사금고화'가 발생할 수 있고, 특정 대기업이 위기를 맞을 경우 금융 시스템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런 이유로 한국은 1982년부터 금산분리 규제를 유지해왔다.

문제는 글로벌 산업 구조가 크게 바뀌었다는 점이다. AI 확산으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투자는 수십조 원 단위를 넘어선다. 오픈AI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제안한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물량은 월 90만장 규모다. 현재 생산량과 맞먹는 수준으로, 이를 맞추려면 공장을 두 배 가까이 늘려야 한다. 두 회사가 매년 수십조 원의 이익을 내고 있지만, 공장 증설에 필요한 자금은 그 이상의 '메가톤급'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이런 대규모 투자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이 제한적이다. 지주사 체제를 가진 대기업은 직접 펀드 운용사(GP) 역할을 할 수 없다. 결국 은행에서 돈을 빌리거나 회사채를 발행하는 방식에 의존해야 하는데, 이 방식은 속도도 느리고 규모도 한정적이다. 글로벌 투자자금을 끌어들여 한꺼번에 수십조 원을 투입하는 구조를 만들기 어렵다는 게 기업들의 불만이다.

반면 주요 선진국은 상황이 다르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은 금산분리 규제가 아예 없고, 미국도 은행 소유만 막을 뿐 산업자본이 펀드를 운용하는 것은 허용한다. 즉, 해외 기업들은 자유롭게 글로벌 자본과 손잡고 대규모 투자에 나설 수 있지만, 한국 기업만 43년 전 제도에 묶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금산분리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대통령실은 "AI 반도체 생산을 늘리려면 공장을 지어야 하고, 그러려면 천문학적 투자가 필요하다"며 "독점의 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전제로 규제 완화 검토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산분리가 풀리면 삼성·SK 같은 대기업이 직접 펀드를 만들어 블랙록, 블랙스톤 등 글로벌 자본을 유치할 수 있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 공장을 지으면 기업은 자체 자금을 절약해 연구개발(R&D)에 더 투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논의가 단순히 반도체에 그치지 않고 조선, 이차전지 등 다른 전략산업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대기업이 조성한 메가펀드가 전략산업에 집중 투자되는 '한국판 산업형 펀드 모델'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대통령실은 "사회적 합의와 당정 협의가 필요하다"며 신중론도 덧붙였다. 규제 완화가 대기업 특혜로 비칠 경우 정치적 반발과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샘 올트먼 OpenAI 대표와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상호 협력 LOI(의향서) 체결식'에서 악수하는 모습. 삼성은 OpenAI의 전략적 파트너사로서 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해양 기술 등 각사의 핵심 역량을 결집시켜 전방위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사진=삼성전자]

◆금산분리 완화, 대기업 메가펀드 기회인가 재벌 특혜인가
금산분리 완화가 실제 투자 환경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전문가 시각은 엇갈린다. 최재원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실상 삼성에 대한 규제 완화 문제와 맞닿아 있다"며 "삼성의 손발을 일부 풀어주는 대신 미국이나 국내에서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라는 정책적 신호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긍정적 효과에 대해 그는 "삼성이나 한화처럼 보험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기업들은 규제가 풀릴 경우 새로운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며 "AI, 방산 같은 전략산업에 투자가 확대되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동시에 "계열사 금융사를 활용한 불공정 투자나 지배구조 강화에 쓰일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고 짚었다.

특혜 논란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도 제시했다. 최 교수는 "국내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해외 투자만 늘어나면 반발이 불가피하다"며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국내 연구개발과 일자리 창출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벌 특혜가 아니라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택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산 분리에 우려 섞인 시각도 존재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삼성이나 SK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 오히려 어려운 건 중소·중견 기술기업들"이라며 "AI 개발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이런 기업들에 금융이 들어가야 생태계가 성장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산분리 완화가 재벌 특혜 논란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해외에서도 산탄데르은행이나 비자, 마스터 같은 금융사가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한다. 열 개 중 한두 개만 성공해도 페이스북, 애플처럼 큰 회사로 성장해 지분 가치가 남는다"며 "대기업에 투자해봤자 수익률은 채권 수준에 불과하다. 오히려 스타트업 투자에서 몇 개만 성공해도 나머지를 다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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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신공항 공사기간 22개월 연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연내 재입찰하기로 했다. 앞선 사업자 선정이 네 차례나 유찰되고 수의계약 추진도 중단되면서 표류하던 사업에 대해, 정부와 공단이 정상화 로드맵을 마련해 다시 추진에 나선 것이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예정지 부지가 내려다보이는 대항전망대에 위치한 비행기 모형 [사진=최지환 기자] 21일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연내 입찰 공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덕도신공항 사업이 네 차례 유찰되고 현대건설 컨소시엄과의 수의계약 절차가 중단된 이후 사업 지연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정부와 공단은 입찰방식과 공사기간, 사업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기술 검토를 거쳐 사업 재개 방안을 마련했다. 가덕도신공항 공사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 666만9000㎡에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포함한 공항 시설 전반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본래 개항 목표는 2029년 말이었으나, 올 5월 기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하 현대건설)이 해상과 육상을 아우르는 대규모 고난도 공사임을 고려할 때 108개월의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국토부가 지위를 박탈하면서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입찰은 턴키 방식으로 추진된다. 해상 연약지반이 두껍게 분포한 가덕도 지역 특성을 고려해 토석 채취, 연약지반 처리, 방파제 설치, 해상 및 육상 매립, 활주로 설치 등 복합 공정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시공사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공사기간은 연약지반 안정화 확보에 중점을 두고 기존 84개월에서 106개월로 연장했다. 정부는 지반 계측을 통해 안정화가 앞당겨질 경우 후속 공정을 신속히 연계해 전체 공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해상공사 장비 제작 기간과 공사용 도로 개설 등 사전 준비 기간도 반영됐다. 공사비는 당초 10조5000억원에서 건설투자 GDP디플레이터 상승률을 적용해 10조70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공단은 종합적 사업관리(PgM) 체계 도입을 통해 토목·건축·항행시설 등 복수 프로젝트를 통합 관리하고, 관계기관 협의체를 상시 운영해 안전과 품질을 관리할 계획이다. 정부는 연내 입찰 공고를 거쳐 사업자 선정과 기본설계를 진행하고, 2026년 하반기 우선 시공분 착공을 추진한다. 행정 절차와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2035년 개항이 목표다. 공항 접근성 강화를 위한 도로·철도 인프라도 병행 추진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연구기관, 민간 등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통해 지역 발전 및 북극항로 시대 대응 전략도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가덕도신공항은 여객·화물 수요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관문 공항으로 건설돼야 한다"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되, 관계기관과 협력해 사업이 최대한 신속히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11-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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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박민경 인턴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 특혜 사건' 항소포기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 박철우(53·사법연수원 30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취임했다. 항소포기의 지휘 라인에 있던 박 지검장이 중앙지검장으로 오면서, 검찰 안팎에선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박 지검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중앙지검으로 첫 출근했다. 그는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대장동 수사팀에서는 지검장이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시절) 항소포기 의견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저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많이 퍼져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단 그는 어떤 내용이 정확하지 않은지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며 답을 피했다.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박민경 인턴기자 = 2025.11.21 pmk1459@newspim.com 또 '항소포기 사태 당사자의 지검장 부임에 대해 직원들의 반발 목소리가 있다'는 지적에 박 지검장은 "검찰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면 (항소포기)에 대한 입장을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엔 "아니 이해하고 공감하다고 했지 않은가"라며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외에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를 징계하는 것에 대한 입장 관련 질문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답을 피했다. 박 지검장은 취임사를 통해 "요 근래만큼 그동안 쏟아부은 열정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박탈감과 자괴감이 드는 시기는 없을 것"이라며 "저 또한 억울한 감정을 부정할 수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본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간접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지검장은 대장동 항소포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대장동 항소 기한이 만료된 후 수사·공판팀은 입장문을 통해 "모든 내부 결재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인 지난 7일 오후 무렵 갑자기 대검과 중앙지검 지휘부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수사·공판팀에 항소장 제출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대장동 수사·공판팀을 이끈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당일 오후 8시45분께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이 재검토 지휘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은 항소포기 관련 지휘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지목됐다. 애초 항소포기 사태는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노만석 전 대검 차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일단락되고,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장들의 평검사 전보 징계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박 지검장이 새롭게 임명되면서 내부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고검 검사는 "항소포기 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 구체적인 설명이나 어떠한 언급도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다"며 "수사팀은 물론 중앙지검 내부 반감이 큰데,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조직에 칼을 꽂은 공으로 좋은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내부 반발만 더욱 커질뿐이다.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hyun9@newspim.com 2025-11-2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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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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