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29일(현지 시간) "유럽은 더 이상 러시아와 평화 상태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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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사진=블룸버그] |
메르츠 총리는 이날 일간 라이니셰포스트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조금 충격적으로 들릴 수 있는 한 문장으로 말하겠다"며 "우리는 (러시아와) 전쟁 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더 이상 평화 상태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벌이는 전쟁은 "(유럽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겨냥한 전쟁이며 러시아의 의도는 유럽연합(EU)의 단합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며 "규칙에 기반한 세계 질서가 무력 사용을 동반한 힘의 정치로 대체되고 있다"고 했다.
메르츠 총리는 최근 EU에서 본격 논의되고 있는 러시아 동결 자산을 활용한 우크라이나 군비 확충 지원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유럽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무이자 대출을 해주면 "앞으로 3~5년 동안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는 동안 러시아도 전쟁을 계속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앞으로 수 개월 만에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역사를 돌이켜 보면 전쟁은 군사적 패배나 경제적 고갈로 끝이 나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은 현재 두 가지 모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메르츠 총리는 지난 25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낸 기고문을 통해서도 "EU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전쟁 수행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에 침략 비용을 체계적이고 대규모로 물게 하는 방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 회담을 가진 뒤 러시아 동결 자산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대출을 실행할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