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24일(현지 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에 비해 1.07포인트(0.19%) 내린 553.88로 장을 마쳤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현재 주가 수준에 대해 "상당히 고평가돼 있다"고 진단하자 글로벌 증시는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를 '종이호랑이'에 빗대며 "우크라이나가 전쟁 전 영토를 모두 회복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방산업체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55.48포인트(0.23%) 오른 2만3666.81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27.11포인트(0.29%) 상승한 9250.43으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44.57포인트(0.57%) 떨어진 7827.45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54.64포인트(0.13%) 물러선 4만2423.12에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36.40포인트(0.24%) 뛴 1만5194.60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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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파월 의장은 23일 미국 로드아일랜드 프로비던스에서 연설을 통해 "여러 지표에 따르면 주가가 상당히 높게 평가돼 있다(fairly highly valued)"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금융 안정성 위험이 고조된 시점은 아니다"면서도 "일부 가격들을 보면 역사적 수준에 비해 높아져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로이터 통신은 유럽 증시가 미국 월가에 이어 약세를 보인 것과 관련해 "투자자들이 파월 의장의 최신 발언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금리 인하 경로에 대한 명확한 신호가 부족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올해 최소 한 차례 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10월 인하 가능성은 94%를 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고위급 주간 참석을 계기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갖는 자리에서 기자들이 "나토 회원국 영공에 러시아 항공기가 진입하면 격추해야 하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시간과 인내, 특히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전쟁이 시작된 지점의 원래 국경으로 되돌리는 것이 충분히 가능한 선택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진정한 군사 강국이라면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았을 전쟁을 3년 반 동안 목표 없이 치르고 있다"며 "그들을 '종이호랑이'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전쟁 경제 여파로 연료 공급난과 생활고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지금이야말로 우크라이나가 행동할 때"라고도 했다.
유럽 방산업체들은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독일 최대 방산업체인 동시에 유럽 최대 탄약 제조업체인 라인메탈은 3.48% 급등했고, 군용 레이더 시스템과 전자전 장비를 생산하는 헨솔트는 8.04% 폭등했다. 전차 엔진 변속기 생산업체인 렌크도 8.01% 올랐고, 스웨덴의 대표적인 방산업체 사브도 5.48% 뛰었다.
이 같은 개별 업체들의 약진에 힘입어 방산 섹터도 1.47% 동반 상승했다.
주요 섹터 중에서 기초 자원은 구리 가격이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덕분에 1.8% 올랐고, 원유 가격이 3주 만에 최고치에 오른 영향으로 에너지 업종도 1.5% 뛰었다.
반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2.69%)와 에르메스(-3.14%), 리치몬트(-2.07%) 등 대형 명품업체들이 하락세를 보인 럭셔리 업종 지수는 1.5% 떨어졌다.
자동차 업종은 장중 낙폭을 줄이며 0.6% 하락 마감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미국은 지난 8월 1일을 기준으로 유럽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다"고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독일 화학회사인 랑세스는 도이체방크가 이 회사 투자 등급을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낮춘 뒤 6.6%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