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SNS에 극우 성향 커뮤니티에서 쓰이는 용어 적어
"경상도 사투리 따라 했을 뿐 다른 의도 없어"
[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양궁 여자 국가대표 임시현(한국체대)이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불거진 과거 말실수와 관련한 사과문을 게시했다.
임시현은 23일 자신의 SNS에 최근 광주에서 펼쳐진 양궁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 사진과 함께 "어떤 메달보다 값졌던 내 동메달"이라며 "대회 전 과거에 했던 말실수가 구설에 오르면서 이런저런 말이 많았다. 먼저 경솔했던 행동에 대해 실망하고 마음 아파하셨을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 드리고 싶다"고 사과했다.
![]() |
[파리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임시현이 2024 파리 올림픽에 이어 제105회 전국체전에서도 한국 선수단 MVP에 올랐다. 사진은 8월 3일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대회 3관왕에 오른 임시현. 2024.08.03 zangpabo@newspim.com |
임시현은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 2024 파리 올림픽 3관왕에 오른 한국 양궁의 대표 스타다. 최근 온라인상에 올린 글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지난 5월 자신의 SNS에 새로운 활 케이스 사진과 함께 "블랙핑크 이기야"라는 표현을 썼다.
광복절 전후로 해당 발언이 뒤늦게 알려졌다. 임시현은 "논란이 커지고 바로 해명하고 싶었지만, 대한양궁협회와 상의 끝에 함께 대응하자는 의견이 조율돼 우선 기다렸다. 더 기다리면 안 될 것 같아 말씀드린다"면서 "지난 5월 22일에 내 새로운 활케이스를 자랑하고자 게시물을 올렸고 아무 의미 없이 사용했던 사투리가 문제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시현은 "당시 주변 지인을 통해 실수했다는 것을 인지하였으며 바로 삭제 조치했다. 근데 3개월 뒤인 8월 15일 광복절에 기사가 뜨고 악플이 달리기 시작했다"며 "잘못된 것을 인지하고 바로 삭제했으니 크게 논란이 될 거라 생각 못 했다"고 설명했다.
'이기야'는 원래 경상도 사투리였지만,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6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연설에서 "대한민국 군대 지금까지 뭐했노, 이기야"라고 말한 뒤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서 이를 희화화하며 정치적 비하 용어로 소비돼 왔다.
![]() |
[파리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임시현이 2일 여자 개인전 64강전에서 힘차게 시위를 당기고 있다. 2024.08.02 zangpabo@newspim.com |
임시현은 "일베 용어인지 몰랐다. 그냥 경상도 사투리를 따라 했을 뿐이고 새로 받은 활 케이스가 맘에 들어 덧붙인 말이었다. 의도한 바가 전혀 없었다"라며 "이번 일로 해당 용어가 또 무엇인지 알아봤다. 내가 사용했던 사투리가 누군가를 조롱할 때 쓰는 용어라고 하더라. 누군가를 조롱할 생각도, 마음도, 그러고 있을 시간도 없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임시현은 "국가대표로서 말을 조심하지 못했다. 바로 해명 글을 올리지 못해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이 혼란스럽고 답답해하셨을 것"이라면서 "그런데도 믿고 기다려 주신 분들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썼다.
한편 임시현이 사과문을 올렸음에도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최초 사과문에서 "누군가를 조롱할 생각도, 마음도, 그러고 있을 시간도 없다. 나는 국위선양 하느라 바쁘다"라는 표현을 써 반발을 일으켰다. 해당 문구는 이후 "국위 선양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으로 수정됐다.
thswlgh5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