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국 양궁이 안방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다시 한번 저력을 과시했다. 리커브 남자 대표팀이 금메달을 차지하며 대회 3연패를 완성했고, 여자 대표팀은 값진 동메달을 추가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10일 광주 5·18 민주광장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2025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 6일 차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김우진(청주시청), 김제덕(예천군청), 이우석(코오롱)으로 꾸려진 한국 대표팀은 미국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6-0(56-55 57-55 59-56) 완승을 거뒀다.

[사진=대한양궁협회]

미국은 세계 랭킹 1위 브레이디 엘리슨을 앞세워 맞섰지만, 한국의 기세를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로써 한국은 2021년 양크턴 대회부터 이어온 이 종목에서 3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이번 우승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번째 금메달이기도 하다.

개인전과 혼성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던 김우진은 이날 단체전에서 김제덕, 이우석과 함께 다시 정상에 서며 설움을 털어냈다. 오전에 열린 개인전 32강에서 일찌감치 탈락했고, 오후에 안산(광주은행)과 호흡을 맞춘 혼성 단체전 결승에선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던 그였기에, 이번 단체전 금메달은 더욱 값진 성과였다. 이번 우승으로 김우진은 통산 10번째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획득, '현역 최강 궁사'다운 기록을 이어갔다. 함께 뛴 김제덕과 이우석 역시 통산 3번째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결승전 경기 운영도 완벽했다. 1세트에서 김제덕이 첫 3발을 모두 10점에 명중시키며 기세를 올렸고, 마지막 3세트에선 세 선수 모두가 10점을 연속으로 꽂아 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미국의 엘리슨이 6발 가운데 절반을 10점으로 채우는 등 분전했지만, 한국의 집중력과 기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같은 날 열린 여자 단체전에서는 아쉬움 속에서도 동메달을 따냈다. 안산(광주시청), 임시현(한국체대), 강채영(현대모비스)으로 구성된 한국 리커브 여자 대표팀은 3·4위전에서 인도를 5-3(54-51 57-57 54-57 58-56)으로 꺾고 시상대에 올랐다. 전날 준결승에서 대만에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웃으며 체면을 세웠다.

[사진=대한양궁협회]

여자 단체전은 치열한 접전이었다. 1세트에서 임시현이 첫 화살을 7점으로 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곧바로 10점을 명중시키며 만회했고 한국은 54-51로 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에서는 안산이 두 차례 10점을 기록했으나, 인도가 네 번의 10점을 쏘며 57-57로 비겼다. 흐름은 3세트에서 인도로 넘어갔다. 한국은 안산의 10점을 제외하고는 고전하며 54점에 그쳤고, 인도가 57점을 기록하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마지막 4세트에서 한국은 다시 집중력을 발휘했다. 양 팀이 초반엔 나란히 29점을 기록했으나, 두 번째 화살에서 한국은 안산과 임시현이 10점을, 강채영이 9점을 보태며 58-56으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한국 양궁은 대회 남녀 단체전에서 나란히 메달을 획득하며 세계 최강의 위상을 이어갔다. 남자 대표팀은 '3연패'라는 업적을 새롭게 세웠고, 여자 대표팀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값진 동메달을 따내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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