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럽연합(EU) 시민들의 절반 이상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보며 '굴욕감'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불공평한 협상안을 강압적으로 밀어붙였고, 유럽 협상팀이 이를 무기력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보는 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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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EU산 상품에 15%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무역협정을 타결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프랑스 싱크탱크 지정학연구그룹(GEG)의 정기간행물 르그랑콩티넝(Le Grand Continent)이 여론조사기관 클러스터17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EU 무역 협상에서 어떤 감정이 일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2%가 '굴욕감'을 꼽았다.
'안도감'과 '자부심'을 느꼈다는 답변은 각각 8%, 1%에 불과했다. 22%는 '무관심"이라고 답변했다.
이번 조사는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등 5개 EU 회원국 국민 5302명으로 대상으로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4일까지 실시됐다.
가장 심하게 굴욕감을 느낀 국민은 프랑스(65%)와 스페인(56%)이었다. 폴란드에서 가장 많았던 반응은 '무관심'으로 49%였다.
유럽 사람들은 또 이번 협상안이 일방적으로 미국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응답자의 77%가 "합의 조건이 미국 경제에 대체로 유리하다"고 답했다. 양측 모두에게 동등한 혜택을 주는 타협이라는 응답은 13%, 유럽에 대체로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은 2%였다.
이번 협상이 누구 책임인가에 대한 물음에는 61%가 "EU 집행위원회"라고 답했고, 28%는 EU 회원국이라고 응답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7월 말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EU 제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무역합의를 타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