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테일러는 피츠버그로, 동생 타일러는 뉴욕 메츠로 이적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쌍둥이 형제가 같은 날 트레이드로 다른 유니폼을 입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지난해와 올해 미국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에서 함께 뛴 로저스 형제는 이제 각자의 길을 걷는다. 형 테일러는 신시내티에서 피츠버그로, 동생 타일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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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쌍둥이인 테일러 로저스(왼쪽)와 타일러 로저스. [사진 = MLB닷컴] 2025.07.31 wcn05002@newspim.com |
트레이드 마감일을 하루 앞두고 불펜 전력 보강에 박차를 가한 메츠는 마치 바닥을 훑는 듯한 독특한 언더핸드 투구로 유명한 타일러 로저스를 품었다. 이 과정에서 메츠는 호세 부토, 드류 길버트, 블레이드 티드웰 등 유망한 자원을 내주는 승부수를 던졌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 1.80으로 구원투수 중 상위권을 기록 중인 타일러는 2019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꾸준히 수준 높은 불펜 역할을 해왔다. 평균 구속은 시속 134km 느리지만 잠수함 형태로 던지는 특이한 궤적은 타자들에게 큰 부담이다. 그의 슬라이더는 일반적인 우완 투수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무너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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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로이터=뉴스핌]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 된 타일러 로저스. 2025.07.24 wcn05002@newspim.com |
특히 타일러는 꾸준히 출전하며 2점대의 평균자책점과 함께 지난 5년간 최정상급 구원투수로 활약했다. 메츠는 앞서 좌완 그레고리 소토를 영입한 데 이어 타일러까지 품으며 가을야구를 향한 불펜 개편을 완성했다.
반면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유망주를 확보하며 현재 대신 '미래'를 택했다. 타일러는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FA) 자격을 얻는 선수로, 최근 급격한 하락세(13경기 11패)에 빠진 팀 사정상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이번 트레이드는 이번 시즌 샌프란시스코가 포스트시즌 진출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날 트레이드된 형 테일러도 주목받았다. 그는 키브라이언 헤이즈와 맞바꾸는 형태로 신시내티를 떠나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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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로이터=뉴스핌] 신시내티에서 피츠버그로 트레이드 된 테일러 로저스. 2025.07.22 wcn05002@newspim.com |
동생과 달리 좌투수인 형 테일러는 비록 동생 타일러만큼 강렬하진 않지만, 이번 시즌 40경기에 출전해 2승 2패 2.4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통산 549경기 출전 30승 36패 평균자책점 3.28을 기록할 정도로 메이저리그에서 꾸준히 불펜으로 활약해 온 검증된 전력이다.
쌍둥이 형제가 같은 날 다른 거래로 팀을 옮긴 사례는 5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0년 11월 30일, 포수 대니 브리든과 1루수 형 할 브리든이 각각 시카고 컵스로 이적한 적이 있지만, 이후 두 선수 모두 이렇다 할 성과는 남기지 못했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