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이 겨룬 1라운드에서 2㎝차 극적 4강 진출
결승에서 카미네로 18-15... 첫 출전에 우승컵
아버지가 공 던져주고 동생이 포수 마스크 써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시애틀 매리너스의 칼 롤리가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위답게 올스타 홈런 더비 왕좌에 올랐다.
롤리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 홈런 더비 결승에서 후니오르 카미네로(탬파베이 레이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포수가 MLB 올스타 홈런 더비에서 정상에 오른 건 롤리가 처음이다.
이번 대회는 8명이 1라운드를 치러 상위 4명이 준결승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롤리는 1라운드에서 17개의 홈런으로 브렌트 루커(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공동 4위로 탈락 위기에 몰렸다. 동률이 나오면 최장 비거리로 순위를 나누는 규정에 따라 470.62피트(143.44m)의 홈런을 친 롤리가 470.54피트(143.42m)의 로커를 약 2㎝ 차로 제치고 극적으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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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롤리가 15일 MLB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 타격하고 있다. 2025.7.15 psoq1337@newspim.com |
운이 따랐던 예선과 달리 토너먼트에선 압도적이었다. 준결승에서 오닐 크루즈(피츠버그)를 상대로 19-13 완승을 거둔 롤리는 결승에서도 카미네로를 18-15로 꺾으며 첫 출전 만에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날 롤리는 아버지 토드 롤리가 던지는 배팅볼을 받아쳤고 동생 토드 주니어 롤리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함께했다. 가족과 함께 만든 우승이라 의미는 더 깊었다. 경기 뒤 그는 ESPN과 인터뷰에서 "가족과 함께 좋은 성과를 내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쪽 타석을 모두 활용한 점도 눈에 띄었다. 롤리는 예선에서 좌타석 8개, 우타석 7개, 보너스에서 좌타석 2개로 총 17개의 홈런을 날렸다.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 양손 타석을 모두 활용한 건 2023년 애들리 러치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롤리는 이번 우승으로 1999년 켄 그리피 주니어 이후 매리너스 선수로는 26년 만에 홈런 더비 우승자가 됐다. 스위치 히터가 우승한 것도 1989년 루벤 시에라 이후 36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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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롤리가 15일 MLB 올스타전 홈런 더비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7.15 psoq1337@newspim.com |
MLB 5년차인 롤리는 올 시즌 전반기에만 38홈런 8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10을 기록하며 홈런·타점 리그 1위를 질주 중이다. OPS는 애런 저지(1.195)에 이어 전체 2위다.
2022년 첫 풀타임 시즌에 27홈런을 터뜨린 그는 2023년 30홈런, 지난해 34홈런 100타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올 시즌엔 벌써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넘어섰다. 남은 후반기엔 2021년 살바도르 페레스가 세운 포수 단일 시즌 홈런 기록(48개), 더 나아가 2022년 저지가 세운 아메리칸리그 단일 시즌 홈런 기록(62개)마저 넘볼 기세다.
롤리는 16일 열리는 MLB 올스타전 본경기에서 아메리칸리그 4번 타자이자 포수로 선발 출전한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