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전산·CS·AS 내재화…브랜드 확장과 성장 기반 갖춰
온라인·오프라인 채널 비중 분산…"플랫폼 리스크 최소화"
스팩합병 추진 9월 코스닥 상장 예정, "올해 매출 1050억"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소형가전 전문기업 '오아(OA)'가 독자적인 시스템 경쟁력과 브랜드 확장 전략을 바탕으로 코스닥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전사적자원관리(ERP) 기반의 데이터 관리, 고객 대응 시스템 등 내재화된 인프라를 통해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이어온 가운데 미래형 스마트 가전·헬스케어 시장까지 사업을 넓히며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노정환 오아 이사(CFO)는 9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오아는 단순히 제품을 만들어 파는 회사가 아니라, 고객의 취향 변화와 수요 흐름을 시스템으로 읽고 대응해온 기업"이라며 "그 결과 계절가전에서 생활가전, 헬스케어까지 제품군을 확장해 오는 동안 실적은 흔들림 없이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형가전에서 출발했지만 현재는 이동식 에어컨 등 중대형 가전 라인업으로 확장 중이며, 건강기능식품과 스마트 가전 분야도 본격화하고 있다"며 "상장 후에는 스마트 창고 신축을 비롯해 건강기능식품 생산 공장 등 핵심 인프라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으로, 자체 제조 역량과 물류 효율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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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환 오아 이사(CFO)가 뉴스핌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 내재화된 전산 'CS·AS 시스템' 경쟁력 확보
2014년 설립된 오아는 손선풍기, 가습기 등 계절가전으로 시작해 생활가전, 건강가전으로 사업영역을 넓혀왔다. 현재는 소형가전 브랜드 '오아', 중형가전 '보아르', 건강기능식품 '삼대오백' 등 세 가지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특히 '오아'는 브랜드로 시작해 지난 2018년 회사의 사명이 됐고,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노 이사는 오아의 차별화된 경쟁력에 '내재화된 전산과 고객 대응 시스템'을 꼽았다. 그는 "ERP 시스템, 실시간 판매 데이터 분석, 고객 CS(Customer Serviceㆍ고객만족)와 AS(After Service·구매 후 서비스)
까지 외주화하지 않고 모두 회사 내부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다"며 "고객과의 접점이 빠르게 피드백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다양한 제품을 빠르게 내놓고, 시장 반응에 맞춰 기획과 생산을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부 역량은 다품종 대량 생산에 최적화된 구조를 만든다. 오아는 매출 상위 제품들이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특성을 활용해 전통적인 히트상품 중심이 아닌, 스테디셀러 구조로 접근한다. 제품 교체주기가 짧고 소비자의 취향 변화가 빠른 2030 소비층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실시간 판매 데이터와 고객 피드백은 핵심 자산이다.
노 이사는 "가전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매출이 아니라 데이터"라며 "이 데이터를 통해 어떤 제품이 더 판매될 것인지, 언제 중국 OEM에서 물량을 확보해야 할지 등의 전략적 결정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CS·AS를 내부에서 직접 대응하는 방식은 구매 이후의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노 이사는 "서비스를 외주화하면 고객 문의나 불만에 대한 대응이 지연되거나 일관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오아는 응대 품질과 브랜드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초창기부터 직접 대응 체계를 구축해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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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 포항 물류창고 현황(OA ERP System) 및 물류센터 내부. [사진=오아] |
◆ 브랜드 확장 전략과 실적 성장..."올해 매출 1000억원 목표"
오아의 또다른 경쟁력은 브랜드 중심 전략이다. 단순히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별로 고객층과 소비 행태를 분석하고 그에 맞는 제품을 빠르게 공급하는 전략이다.
현재 오아(소형가전), 보아르(중형가전), 삼대오백(건강기능식품) 세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삼대오백'은 지난 2022년 새롭게 론칭한 건강식품 브랜드로 지난 2023년 매출 97억원, 지난해 157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174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 이사는 "삼대오백은 단백질 보충제 등 피트니스 중심의 건강식품을 넘어, 운동 장비나 기능성 식단으로 확장할 계획에 있다"며 "다양한 신제품 라인업 등을 고려할 때, 174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실적도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오아는 지난 2022년 연결 기준 742억원이었던 매출은 2023년 889억원, 지난해는 969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1050억원, 영업이익률은 12%를 목표로 한다.
노 이사는 "실제로 올해 1분기부터의 실적 흐름만 봐도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며 "상장을 위해 만들어낸 일시적 실적이 아니라, 지난 수년간 다져온 체질 전환과 실질적 수요 증가의 결과다"고 강조했다.
◆ '재고·채널 다변화' 인프라 100개 보유..."매출 분산 구조"
오아는 중국 광동성과 저장성 등지에 약 100개의 생산 협력업체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노 이사는 "지속적인 품질 관리와 납기 대응,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중국과의 관계가 단순 OEM 공급처 이상의 수준으로 발전돼 있어, 갑작스러운 외부 변수에도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판매 채널 역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네이버, 쿠팡, 카카오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이 각기 전체 매출의 20% 이내 수준을 점유하고 있으며, 이마트 등 오프라인 대형 유통망도 적극 활용 중이다. 현재 전체 매출의 약 57%는 온라인, 43%는 오프라인에서 발생하고 있어, 특정 채널 의존도는 낮은 편이다.
노 이사는 "상장을 앞두고 가장 중요한 건 매출 분산 구조와 제품 다양성"이라며 "어떤 거래처 하나에 의존해 상장 직후 매출이 흔들리는 구조가 아닌, 다양한 제품과 다양한 채널에서 매출이 발생하는 게 오아의 강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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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 포항 물류센터 전경도. [사진=오아] |
올해 오아는 중대형 가전 진출, 국내 제조 공장 설립, 스마트 창고 신축 등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동식 에어컨 등 중형가전 일부는 이미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헬스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강화 중이다.
노 이사는 "오아는 특정 제품군에만 집중하는 기업이 아니라, 특정 소비층을 가장 잘 이해하고 빠르게 대응하는 기업"이라며 "이전에는 제품을 구매하고 나서 '오아'라는 브랜드를 인식했지만, 이제는 '오아'라는 브랜드가 있기에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브랜드 성장과 체질 개선을 기반으로, 오아는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 2021년 코스닥 상장을 한 차례 자진 철회했던 오아는 3년 만에 미래에셋비전기업인수목적2호(미래에셋비전스팩2호)와의 흡수합병을 통해 재상장을 추진 중이다.
노 이사는 스팩상장 배경에 대해 "현재의 오아는 직상장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상장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성장의 한 과정"이라며 "기존의 사업 기반과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바탕으로 접근한 이번 상장은, 국내시장에서 '오아'가 브랜드로 자리 잡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아는 오는 16일 합병 주주총회를 거쳐 9월 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을 통해 확보되는 공모자금은 스마트 창고 신축, 국내 제조공장 설립, 마케팅 확대,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운전자금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nylee5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