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직을 향한 경쟁이 '케빈 vs 케빈'의 레이스로 좁혀진 가운데 백악관 내부 분위기는 연준 이사를 지낸 케빈 워시보다 현직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인 케빈 해싯 쪽으로 기울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시간 8일 보도했다.
워시 전 이사가 지금의 열세를 만회하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감동시킬 결정적 한방이 필요한 상황. 신문은 이런 류의 경쟁 자체가 트럼프가 지난 2004년 진행했던 리얼리티 TV 쇼 '어프렌티스(Apprentice : 수습생)'를 연상시킨다고 평했다.
초반 레이스에서 앞서던 워시가 밀린 배경에는 '찐' 트럼프 인사가 아니라는 트럼프 측근들의 인식이 자리했다. 이런 인식은 워시가 트럼프의 지시 사항, 즉 금리인하 요구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일부 측근들의 의심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막판 속도를 끌어올려야 하는 워시 전 이사는 이달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만나 연준 의장직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력 후보로 부상한 해싯 위원장의 경우 당초 연준 의장직에는 큰 뜻이 없다며 손사래를 쳤던 인물이다. 그러나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 최소 두 차례 만남을 가진 뒤로 그의 입장은 '제안이 들어오면 연준 의장직을 맡겠다'로 바뀌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때 중앙은행 독립성을 강조하며 '연준 독립 만세'를 외쳤던 해싯은 지난달 말 TV 방송에 출연해 파월(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 저격수로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기도 했다.
그는 파월 의장 하에서 연준이 "데이터(경제지표)보다 당파적 판단에 따라 정책 결정을 내린다"고 비난했다. 또 "카멀라 해리스(전 부통령이자, 2024년 민주당 대선 후보)를 돕기 위해 금리를 내렸던 파월은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당 상원의원)이 원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한다"고 날을 세웠다.
경제학 박사 학위를 지닌 해싯 위원장은 올해 63세로 1990년대 연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지난 8년 동안 트럼프 곁을 지켰던 해싯은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사모펀드 일을 함께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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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해싯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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