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헤일로, 현 경영진 '기술 유출'로 해임 추진
지니틱스 경영진 "근거 없는 사실" 법적 대응 불사
지니틱스, 9일 경영진 해임건 임시주총 돌연 연기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시스템 반도체 전문기업 지니틱스(대표이사 권석만) 현 경영진과 최대주주인 헤일로 마이크로 일렉트로닉 인터내셔널 코퍼레이션(헤일로)과의 경영권 분쟁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헤일로측은 현 경영진에 대해 기술 유출 및 경업 금지 위반 등을 이유로 해임을 추진 중인 반면 권석만 대표 등 현 경영진들은 회사의 안정적 경영 유지를 위한 주주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나선 상황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니틱스는 이날 임시 주주총회을 열고, 권석만 대표이사를 포함한 이사진 해임안과 헤일로 측이 추천한 신규 이사 선임안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주총은 오는 23일로 돌연 연기됐다. 지니틱스는 공시에서 "국가핵심기술 지정 여부에 대한 결과 통지 및 지정되는 경우 임시주주총회의 제 3호의안 이사 선임의 건에 대해 산업통상부장관의 승인 받을 시간을 고려하여 임시주주총회 개최일자를 변경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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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사진=지니틱스 홈페이지] 2025.07.09 y2kid@newspim.com |
이날 임시주총에 앞서 현 경영진과 최대주주인 헤일로와의 경영권을 둘러싼 공방은 격화됐다.
헤일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하이 타오 회장이 직접 나서 "현 경영진이 회사 승인 없이 별도 법인 엘리베이션을 설립하고, 지니틱스의 핵심 기술자료와 제품을 외부에 유출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포렌식 분석, 이메일 내역, 장비 반출 기록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헤일로가 제기한 핵심 위반사항은 ▲이사회 승인 없는 법인 설립 ▲경업 및 겸직 금지 위반 ▲회사 자산 무단 활용 등이다.
최근 지니틱스가 추진한 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지난 정기 주총에서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발행 한도를 없애는 정관 변경에 대해서도 "헤일로의 지분을 고의적으로 희석시키고 특별 결의 저지를 위한 교란 시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헤일로는 2분기 말 기준 지니틱스 지분 34.44%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서울전자통신으로부터 주식양수도계약을 통해 지분을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헤일로측은 지난달 '자본, 기술유출 우려 관련 입장문'을 통해 "현 경영진 해임안을 상정한 것은 무너진 지배구조를 바로잡고 기업의 본질적 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지니틱스 현 이사회와 경영진은 헤일로에서 파견한 인사임에도 불구하고, 지니틱스의 기업 지배구조와 경영에 해가 되는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지속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 경영진 측은 헤일로의 주장은 "근거 없는 사실이고 기술 유출은 없었다"며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현 경영진 측은 헤일로가 제기한 'HM5600 및 Haptic Motor Driver IC 기술 유출' 주장에 대해 "HM5600은 이미 상용화된 사양으로 헤일로의 영업 비밀에 해당하지 않으며, 엘리베이션의 EL5600 제품 역시 영업 비밀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업(경쟁업종에서 일하는 행위) 논란이 불거진 엘리베이션에 대해서도 "지니틱스와 엘리베이션은 제품군과 고객사가 중복되지 않기 때문에 경업관계에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지니틱스는 전체 매출의 약 80%가 국내 스마트폰 대기업과 그 협력사에서 발생하고 약 20%는 중국에서 발생하는 반면, 엘리베이션은 차량용 조명 및 전력구동용 IC를 개발하는 미국 엘리베이션의 제품에 대한 영업 및 기술 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영업으로 하며 중국에서의 영업은 전혀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헤일로는 지난해 8월 권석만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당시 권석만이 엘리베이션의 대표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해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지니틱스와 엘리베이션이 경업관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 경영진과 최대주주 간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날 지니틱스 주가는 1010원대로 약 1년 전인 지난해 7월 15일 2180원에서 반토막이 났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