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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파월 맹폭 vs 말년의 '맷집'...7년전보다 불안한 이유

기사입력 : 2025년04월18일 11:06

최종수정 : 2025년04월18일 13:18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맹폭에 가깝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을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난이 강도를 더하고 있다. 진작에 해임했어야 했다는 푸념과 함께 당장 정책금리를 내리라는 압박이 이어졌다.

☞ 트럼프, 파월 연준 의장 교체 논의..."내가 원하면 해임" 연일 압박

임기가 1년 남짓인 '말년' 의장, 파월의 맷집도 간단치는 않아 보인다. 하루 전(현지시간 16일) 파월의 연설 내용은 사뭇 매파적으로 바뀌어 있었다. 트럼프 관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수 있음을 경계하는 톤이 짙었다. 국채시장 소동으로 관세 공세 일변도에서 물러서며 체면을 구긴 대통령의 귀에 곱게 들렸을 리 없다.

시장이 익히 예견했던 이 둘의 갈등극이 7년만에 재연되며 회차를 거듭하고 있는데, 그 배경에 흐르는 자막은 당시보다 많이 불안한 내용을 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파월 "일회성 물가 충격으로 끝나기 위해선"

16일 시카고이코노믹클럽에서 파월 의장이 인정했듯 연준의 정책 딜레마는 깊어지고 있다. 이날 파월의 언급은 그 가능성(딜레마에 빠질 가능성) 정도에 그쳤지만 내용의 면면은 트럼프 관세로 헝클어진 통화정책 경로, 당초 예상을 넘어선 관세 규모와 그에 따른 (당초의 계산 범위를 넘어선) 경제적 충격에 대한 우려로 채워졌다.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이라는 연준의 이중책무는 자주 트레이드 오프(trade-off) 상황에 놓인다 - 하나를 얻고자 하면 다른 하나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곤 한다.

트럼프 관세는 이러한 딜레마를 삽시간에 심화하는 재료다. 소비 대중과 기업을 향한 대규모 증세(=관세)인 만큼 제품가격 인상(물가 불안)과 소비둔화(경기하강에 따른 실업률 상승) 위험을 급속히 끌어올린다.

이러한 스태그플레이션적 환경에서 연준이 어떻게 대응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은 2월 이후 지속됐다. 3월까지 파월은 '일시적'이라는 만트라에 기대어 주로 논리를 전개했다. 관세가 물가에 단발적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테지만 통화정책은 그 너머를 바라봐야 한다는 뉘앙스가 짙었다.

4월16일의 연설은 결이 달랐다. "관세는 최소한으로 잡아도 일시적 인플레이션 상승을 유발할 텐데, 그 영향(인플레이션 영향)은 더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관세 영향의 규모와 그것이 가격에 전파되는 시간, 인플레이션 기대에 미치는 영향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미시간 대학이 매월 실시하는 설문조사에서 가계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단기와 중장기에 걸쳐 크게 높아져 있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무엇보다 경제주체들의 기대 인플레이션 고삐가 풀리지 않도록 하는 것, 물가 목표치 부근에서 잘 고정되도록 하는 데 있다. 인플레이션 만큼 심리에 좌우되는 현상도 없기 때문이다.

파월은 "물가안정과 고용안정의 이중책무가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경제가 각각의 목표에서 얼마나 멀어졌는지, 그리고 해당 격차가 각각 예상되는 범위 내에서 어떻게 좁혀질 것인지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견 균형잡힌 접근법으로 들리지만 뒤따른 설명은 방점이 어디에 찍혔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파월은 "완전고용과 물가안정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되, 물가 안정이 없다면 모든 미국민들에게 이로운 강건한 노동시장 환경을 장기간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겠다"고 말했다.

지금은 기대 인플레이션 고삐가 풀리지 않도록 하는 것, 관세에 의한 물가의 레벨업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도록 하는 데 더 유념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것이 궁극적으로는 장기간의 고용안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제롬 파월 당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를 차기 의장으로 지명했다. [사진=블룸버그]

◆소환되는 7년전 기억...불안 가중

파월의 최대 장점은 유연성이다. 시장 상황이 바뀌고 특히 시장의 금융중개 기능이 급속히 망가지면 언제든 유연성을 발휘할 준비가 돼 있는 인물이다.

다만 그의 유연성은 중앙은행 독립성 사수라는 '평판 세탁'으로 변질될 위험 또한 내포한다. 임기를 불과 1년 남짓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맷집'은 과거와 다를 수 있다.

무엇보다 섣불리 정책을 잘못 구사했다가는 1970년대 장기간의 스태그플레이션을 낳았던 아서 번즈(당시 연준 의장)에 버금가는 역사의 죄인으로 매도될 위험도 안고 있다. 더구나 달러의 신뢰가 격하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유럽 내 최대 큰손인 보험사와 연기금을 관장하는 유럽의 감독당국 수장이 달러(=미국 국채)의 안전자산 지위에 의구심을 표명한 것은 현 상황이 얼마나 의미심장한지 강변한다.

☞ 유럽 보험감독 수장 "美 국채의 안전자산 지위 의심스럽다"

한편 트럼프 입장에서 "아름다운 관세"의 스텝이 꼬인 상황과 시장의 출렁임은 모두 파월 탓이어야 한다. 파월을 해고할 수 있다는 간밤의 엄포도 그 '비난 게임'의 일부다.

파월 역시 호락호락하진 않아 보였다. 전날(16일) 연설에서 파월은 인플레이션의 장기화, 스태그플레이션의 심화 여부는 "관세영향의 규모와 그것이 가격에 전가되는 시간에 달렸다"고 했다. 연준의 영역이 아니라, 대통령이 몸소 풀어야 할 문제임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둘의 갈등이 막장극에 이르렀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2018년 10월 상황을 참고할 만하다. 당시 파월의 금리를 더 올리겠다는 '마이 웨이(my way) 선언에 그해 말까지 뉴욕증시는 20% 가까이 급락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포화가 짙어진 상황에서 연준 풋을 기대할 수 없다는 낙담이 컸다.

[서울=뉴스핌] 2018년 10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뉴욕증시는 이후 석달간 20% 가까이 급락했다.

지난 4월2일 트럼프의 가공할 상호관세 발표에 국채시장까지 녹아내리자 트럼프는 결국 상호관세를 90일 동안 유예하며 등을 보였다.

그 기한 내 주요국과 협상이 원만히 마무리될 경우 무역전쟁 구도는 '미국과 그 친구들 vs 중국'이 될 것이다. 협상이 차일피일 미뤄져 트럼프가 다시 분노의 상호관세 카드를 휘두르면 구도는 다시 '미국 vs 미국 바깥'이 된다.

트럼프의 우방과 적성국을 가리지 않는 '모두까기' 모드는 달러를 뒷받침해온 글로벌 정치 기반, 동맹질서를 약화시킬 위험을 지닌다. 달러자산에 대한 믿음이 흔들릴 때 시장의 발작이 단기간 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 며칠전 확인할 수 있었다.

트럼프와 파월의 갈등극은 7년전과 닮았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환경과 국제 정치 관계, 파월의 남은 임기 등은 그때와 판이하다. 그만큼 이번 시즌2를 시청하는 시장의 불안 또한 한층 커질 수 있다.

osy7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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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들, '트럼프 Jr' 만남 총출동 [서울=뉴스핌] 서영욱 남라다 김아영 조민교 기자 = 3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려는 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내 사업 현안을 전달하고 정책적 협력을 요청하기 위한 행보다. 트럼프 주니어와 재계 인사들의 면담은 트럼프 주니어가 묵고 있는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의 한 구역에서 열렸다. 트럼프 주니어를 초청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건물이다. 건물 주변에 많은 취재진이 대기 중이지만, 철저한 보안으로 인해 오고 가는 재계 인사들을 마주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30일 오전 트럼프 주니어가 묵고 있는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인근 커피 매장에서 포착된 김동선 부사장(왼쪽)과 김동원 사장 [사진=독자 제공] 이날 오전 한화그룹의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3형제가 트럼프 주니어를 만난 재계 인사 중 가장 먼저 언론에 포착됐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모듈 일관 생산단지 '솔라 허브' 프로젝트를 조성 중이다. 연간 8.4GW 규모의 이 시설은 약 13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현지 생산 비중을 70%까지 높여 미국의 자국 우선 조달 정책에 대응하고 관세 부담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한화그룹은 방산·조선 사업에서도 미국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최근 호주의 방산 조선업체 오스탈 지분을 확보하며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오스탈은 앨라배마와 샌디에이고에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 해군 소형 수상함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롯데그룹도 트럼프 주니어와의 접촉에 나섰다. 신동빈 회장과 인도네시아 출장에 나섰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은 이날 오전 귀국해 트럼프 주니어를 만났다. 롯데는 미국 뉴욕 시러큐스에 보유한 바이오 공장을 중심으로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시아 바이오기업과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임상 물질 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공장에서 첫 양산이 이뤄질 예정이다. 미국 내 관세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설비 확충과 고객사 확보에 나선 롯데는, 신 부사장을 통해 트럼프 주니어와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탑승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5.04.29 choipix16@newspim.com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이날 트럼프 주니어와 비공개 개별 면담을 가졌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중서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신공장을 짓고 있다. 총 7000억 원이 투입되는 이 공장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며, 미국 시장 내 K푸드 수출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 회장은 미국 내 식품 수출 시 애로사항과 관세 이슈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 이해진 네이버 의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등도 트럼프 주니어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이날 "인공지능(AI)과 테크,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상호 협력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에도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려는 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은 정용진 회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미 행정부와의 소통 채널을 만들어달라는 재계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한 트럼프 주니어는 곧장 정 회장 자택으로 이동해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재계 면담이 끝나는 대로 이날 밤 출국할 예정이다. syu@newspim.com 2025-04-3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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