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오피니언 내부칼럼

속보

더보기

[ANDA 칼럼]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바다"는 달러를 집어삼킨다

기사입력 : 2025년03월10일 11:26

최종수정 : 2025년03월10일 14:30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크고 아름다운 바다(Big, Beautiful Ocean)"는 지정학적 공간은 물론이고 금융의 세계에 카오스급 충격을 불러온 문구로 훗날 기억될지 모른다. 언젠가 달러가 권좌에서 내려오는 순간을 맞는다면 사가(史家)들은 많은 것이 2025년 2월20일의 바로 그 세 단어에서 시작되었다고 해석을 달 수 있다.

트럼프의 '바다' 타령은 대서양을 두고 한 말이다.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의 계정에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의 황망함을 한탄하고, 우크라이나측에 서둘러 자신의 종전안에 동의할 것을 종용하면서 사용했다.

그 대목을 옮기면 이렇다. "코미디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미국에 3500억 달러를 지출하도록 꼬드겨 이길 수도 없는 전쟁에 뛰어들었다. 미국은 유럽보다 2000억 달러 더 지출했다. 유럽의 돈은 보장되지만, 미국은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한다. 왜 '졸린(sleepy)' 조 바이든은 동등한 비용분담을 요구하지 않았나, 이 전쟁은 우리보다 유럽에 훨씬 중요한데도. 우리는 '크고 아름다운 바다'를 두고 (유럽과) 떨어져 있다. (중략)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 젤렌스키는 빨리 움직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라를 잃을 것이다."

"크고 아름다운 바다"라는 표현에는 국제 관계를 대하는 트럼프의 기본 생각이 농축돼 있다. 내게 불똥이 튀지 않는 한, 많은 것은 바다 건너 불구경이다. 그럼에도 몸소 나서야 하는 상황이 빚어지면 상당한 용역비가 입금돼야 한다. 안보를 미군이라는 대체하기 힘든 존재(무력)에 의지하고 싶다면 그 대가를 '자주, 터무니 없는 수준'으로 지불해야 마땅하다.

이러한 세계관 아니 거래의 철학은 8일 뒤(2월28일) 전례없는 삿대질과 고성으로 얼룩진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만개했다.

이 기괴한 사건은 독일의 기념비적 재정정책 선회라는 나비 효과를 낳았다. 미국은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인가, 유럽의 안보를 계속 미국에 의탁해도 될까 하는 근본적 의구심이 독일의 '무엇이든 하겠다(Whatever it takes)'로 이어졌다.

차기 독일 총리로 유력한 기독민주당의 프리드리히 메리츠 대표는 독일의 국방 강화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노라 다짐하고 금과옥조로 여겼던 재정준칙도 완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군 개혁과 경제성장을 돕기 위해 5000억유로 규모의 인프라 기금도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

독일 재정정책의 대전환을 두고 시장에서는 "동·서독 통일에 버금가는 일대 사건"이라는 평가와 "게임 체인저"라는 수사가 뒤따랐다.

독일의 느슨해진 재정준칙은 유로존 전반의 재정규율을 이완시킬 게 틀림없다. 유럽의 재정지출 확대는 필연적으로 부채의 증가를 의미한다. 장기적으로 이는 미국 국채시장으로 흘러들던 유럽계 자금이 유럽 국채시장 안에 더 많이 머물러야 할 필요성을 가리킨다.

유럽의 엘리트들은 이를 위해, 나아가 더 많은 외부자금을 유럽 국채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머리를 맞댈 것이다. 그 시장이 넓고 깊어질수록 자금 조달도 풍성해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유로화 표시 채권시장은 더 많은 돈들을 품기에 넉넉할 만큼 '크고 아름다운 바다'로 거듭나야 하는 것이다.

미국의 달러 무기화(금융몰수 혹은 자산동결이라는 금융제재)에 가슴 졸이느라 지친 돈들을 향해, 국채 버전의 '마러라고' 협정 같은 것을 맺어 100년간 자금을 몰수하려 들지도 모르는 미국에서 벗어나고픈 이들을 향해, "유로 국채시장으로 넘어오라"고 손짓해야 한다.

이는 한정된 재화(글로벌 저축)를 두고 대서양 양편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전통적 동맹과 척을 지는 트럼프의 대외전략과 무역정책(관세정책)은 이 싸움을 예상치 못하게 가속화할 위험을 지닌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글로벌 순환 시스템은 미국의 무역적자에 기반해 왔다. 무역적자를 통해 주변국에 풀려나간 달러가 해외 민간 계정 혹은 외환보유고를 통해 다시 미국 국채시장으로 유입돼 미국의 적자를 충당했다. 적자를 덜 보겠다면 이 시스템의 일부를 포기하거나 수정해야 할 각오도 해야 한다. 지정학적으로는 'G-제로(글로벌 리더의 부재)' 혹은 각자의 바다로 보호되는 다극 체제의 세계를 꿈꾸면서 일극의 달러 지배를 고수하려는 것은 모순적이기도 하다.

군사력과 동맹은 기축통화를 떠받치는 중요한 조건에 해당한다. 전쟁으로 쉽게 망할, 허약한 나라의 돈은 기축통화가 될 수 없다. 군사력이 막강한 나라의 돈이라 해도 널리 통용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동맹의 인정과 지지를 받아야 한다.

유럽은 유로의 태생적 한계였던 '열위의 군사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 트럼프의 대외정책(나아가 미국의 심화하는 고립주의 정치 풍토)은 달러를 지지했던 기둥 가운데 하나인 동맹을 계속 약화시킬 위험을 지닌다. 이 두 운동의 교차점을 내다보는 이들에게 유로화 자산은 새삼 각별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osy75@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재계 총수들, '트럼프 Jr' 만남 총출동 [서울=뉴스핌] 서영욱 남라다 김아영 조민교 기자 = 3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려는 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내 사업 현안을 전달하고 정책적 협력을 요청하기 위한 행보다. 트럼프 주니어와 재계 인사들의 면담은 트럼프 주니어가 묵고 있는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의 한 구역에서 열렸다. 트럼프 주니어를 초청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건물이다. 건물 주변에 많은 취재진이 대기 중이지만, 철저한 보안으로 인해 오고 가는 재계 인사들을 마주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30일 오전 트럼프 주니어가 묵고 있는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인근 커피 매장에서 포착된 김동선 부사장(왼쪽)과 김동원 사장 [사진=독자 제공] 이날 오전 한화그룹의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3형제가 트럼프 주니어를 만난 재계 인사 중 가장 먼저 언론에 포착됐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모듈 일관 생산단지 '솔라 허브' 프로젝트를 조성 중이다. 연간 8.4GW 규모의 이 시설은 약 13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현지 생산 비중을 70%까지 높여 미국의 자국 우선 조달 정책에 대응하고 관세 부담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한화그룹은 방산·조선 사업에서도 미국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최근 호주의 방산 조선업체 오스탈 지분을 확보하며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오스탈은 앨라배마와 샌디에이고에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 해군 소형 수상함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롯데그룹도 트럼프 주니어와의 접촉에 나섰다. 신동빈 회장과 인도네시아 출장에 나섰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은 이날 오전 귀국해 트럼프 주니어를 만났다. 롯데는 미국 뉴욕 시러큐스에 보유한 바이오 공장을 중심으로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시아 바이오기업과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임상 물질 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공장에서 첫 양산이 이뤄질 예정이다. 미국 내 관세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설비 확충과 고객사 확보에 나선 롯데는, 신 부사장을 통해 트럼프 주니어와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탑승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5.04.29 choipix16@newspim.com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이날 트럼프 주니어와 비공개 개별 면담을 가졌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중서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신공장을 짓고 있다. 총 7000억 원이 투입되는 이 공장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며, 미국 시장 내 K푸드 수출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 회장은 미국 내 식품 수출 시 애로사항과 관세 이슈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 이해진 네이버 의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등도 트럼프 주니어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이날 "인공지능(AI)과 테크,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상호 협력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에도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려는 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은 정용진 회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미 행정부와의 소통 채널을 만들어달라는 재계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한 트럼프 주니어는 곧장 정 회장 자택으로 이동해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재계 면담이 끝나는 대로 이날 밤 출국할 예정이다. syu@newspim.com 2025-04-30 14:24
사진
'김문수·한동훈' 최종 승자는 누구 [서울=뉴스핌] 박서영 김가희기자 =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결선 진출자에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반탄(탄핵반대)파 김 후보와 찬탄(탄핵찬성)파 한 후보가 2파전을 겨루게 된 가운데 최종 1인 자리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 오후 3차 경선에 진출할 후보자 2명을 발표했다. 안철수·홍준표 후보는 탈락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가나다순)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4.29 pangbin@newspim.com 황우여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은 경선 결과를 발표하며 "과반 득표자가 없어 3차 경선으로 이어지게 됐다"며 "우리 당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깊이 고민하시고 이번 투표에 참여해주신 존경하는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2강 후보에 진입한 김 후보는 "한 후보와 같이 마지막 경선을 하게 된 것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미래가 창창한 대한민국을 위해 한 후보께서 많은 역할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한 후보는 "어려운 대선 상황에서 김 후보와 제가 생각은 조금 다르지만 2인 3각의 마음으로 하나의 후보로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맞서야 한다"며 "남은 경선 과정에서 김 후보를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생각하고 함께 이재명과 싸워 이기는 한 팀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홍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직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입당시켜, 3차 경선에 진출하는 2명의 후보와 '원샷 국민 경선'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그 부분은 조금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경선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도 아직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다. 지금 제가 답을 드리는 것 자체가 너무 앞서가는 것이고 당에서도 생각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차차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 후보는 한 대행을 포함한 '원샷 경선'이 공정성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머지 (탈락한) 6명은 치열한 과정을 통해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갑자기 (한 대행이) 들어와서 여기서 경선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우리는 전통이 있고 룰이 있는 정당"이라고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진출에 실패한 안철수 후보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04.29 pangbin@newspim.com 한편 이날 결선 문턱을 넘지 못한 안 후보는 "누가 최종 후보가 되든 이재명을 막고 정권교체 이루는 데 제 힘을 바치겠다. 우리 당의 승리가 국민 승리고 역사의 승리"라고 소회를 전했다. 홍 후보는 이날 결선 탈락을 끝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홍 후보는 "정치인생을 오늘로서 졸업하게 되어 감사하다. 이제 시민으로,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좀 편하게 살도록 하겠다. 이번 대선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했다. 앞서 지난 27∼28일 진행된 국민의힘 2차 경선은 당원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의 룰이 적용됐다. 당원 투표엔 76만5773명 중 39만4명(50.93%)이 참여했고 국민 여론조사는 5개 기관에서 6000명(역선택 방지 적용)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후보들의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결선에 진출한 김 후보와 한 후보 중 누가 앞섰는지 알 수 없다. 이날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한동훈 후보 2명은 오는 30일 양자 토론회를 진행한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다음달 1∼2일 양일 동안 선거인단 투표(50%)·국민 여론조사(50%)를 거친 후 같은달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1명을 선출할 계획이다. seo00@newspim.com 2025-04-29 15:4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