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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참여군중의 스트리트 저널리즘

기사입력 : 2024년12월09일 08:32

최종수정 : 2024년12월10일 08:25

하민회 (이미지21대표, 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가짜 뉴스 아니야?'

12월 3일 밤 10시 30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로부터 약 2시간 30분 후 국회에서 계엄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었고 다음 날인 12월 4일 오전 4시 27분 윤대통령은 비상계엄해제를 선언했다.

총 6시간가량의 이 긴박한 상황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되었다.

이유는 차치하더라도 대통령의 시대착오적 인식이 가히 충격적이다. 스마트폰 하나면 누구라도 방송국이 될 수 있는 2024년 IT강국 한국에서 80년대식 계엄이라니. 이미 디지털 기술을 입은 민주주의를 무력으로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조차 눈치채지 못한 걸까?

2003년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이자 비평가인 하워드 라인골드는 저서 '참여군중 (Smart Mobs)'에서 'P2P 저널리즘'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P2P 저널리즘'은 스마트 폰을 손에 든 '똑똑한 군중'들이 언론의 역할을 하는 현상을 뜻한다. 'P2P저널리즘'은 2005년 영국 지하철 테러 시 시민들이 휴대폰으로 현장을 찍어 인터넷에 올린 것을 계기로 '스트리트 저널리즘'이라는 개념으로 확장되어 쓰이기도 한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디지털 기술은 전문 언론인이 아닌 일반 시민이 현장에서 직접 정보를 수집하고 빠르게 전달하는, 뉴스 생산과 전파에 참여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바야흐로 '정보의 통제 불가능' 시대가 열린 것이다.

12월 3일 밤 우리는 스트리트 저널리즘의 힘을 목도했다.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현장에 달려가 실시간으로 상황을 전달했다. IT 업계에 따르면 2030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계엄령 선포 후 1분만에 이 사실이 공유되는 유례없는 정보전파 속도를 보였고 4천명이 넘는 시민들이 국회 앞에서 계엄군의 무장 상황과 진입, 대치 등을 실시간 공유하며 정보를 퍼뜨렸다.

국회 내부의 상황은 의원들과 보좌진에 의해 알려졌다. '월담'부터 계엄군의 진입과 대치까지 낱낱이 유튜브로 생중계되었다. 계엄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는 의원들의 영상도 볼 수 있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민들이 투표불성립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폐기되자 국민의힘을 규탄하고 있다. 2024.12.07 choipix16@newspim.com

시민의 눈이 된 스마트폰 카메라는 큰 충돌을 막는 역할도 했다. 계엄군이 명령에 따라 동원되었을 뿐 소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는 인식과 물러가는 계엄군이 사과하는 모습까지 담으면서 감정적 대응과 판단을 자제해 객관적인 상황파악을 도왔다.

주목할 만한 두 가지 반응은 시민들의 '계엄'에 대한 빠른 학습과 가짜뉴스에 대한 자발적인 검증이었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들은 뉴스페이지 영역을 새로 개설해 관련 뉴스와 사례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했고 변호사들은 계엄법에 대한 규정과 법령을 알려주는 유튜브 영상을 업로드했다. 시민들은 포털, SNS, 유튜브 등에 관련용어를 검색해 신속하게 현 상황에 대해 학습했다.

가짜뉴스에 대한 자발적인 검증도 이루어졌다. 계엄 선포 직후인 3일 밤 온라인상에는 '불시 검문' '휴교령' '출국 통제' 등의 허위정보가 떠돌고 '서울 시내를 달리는 장갑차' 사진까지 퍼졌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와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둔 7일 오후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 촛불 대행진'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4.12.07 yym58@newspim.com

네티즌들은 사진 속 나뭇잎이 겨울과 맞지 않게 푸르다는 점과 배경에 찍힌 편의점 브랜드가 합병으로 모든 매장이 폐점 상태라는 사실을 찾아내 가짜뉴스임을 확인했다. 이후 가짜뉴스라고 검증된 내용들이 정리돼 공유되기도 했다. 예민한 상황인만큼 사실 확인과 불확실한 정보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성숙된 정보 의식을 보여 준 셈이다.

텔레그램에 대대적으로 가입하는 '메신저 망명' 현상도 일어났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전복을 기도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하고 가짜뉴스, 여론조작, 허위선동을 금한다'는 포고령으로 인한 불안감 탓이었다. 보안성이 뛰어나고 해외에 서버를 둔 메신저인 만큼 감청 등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인식 탓에 3일 하루 동안 이용자수가 전일 대비 11%가 늘었다고 한다.

심지어 통신 검열을 우려해 VAN(가상사설망) 앱을 다운 받았다는 이들까지 있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내란 동조 국민의힘 규탄 및 탄핵소추안 가결 촉구 제 시민사회 및 야당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2.06 leehs@newspim.com

'참여군중 (Smart Mobs)'의 개념을 만든 하워드 라인골드는 스트리트 저널리즘이 민주주의를 돕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정보의 다양성과 접근성을 높여 실시간 감시와 견제가 가능하고 긴급 상황이나 중요사건 발생 시 신속하게 전파되어 시민들의 빠른 대응과 의사결정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다수가 참여하는 만큼 다양한 관점과 해석이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다.

물론 스트리트 저널리즘이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하거나 가짜뉴스 확산에 일조를 할 수 있는 등 정보의 신뢰성 보장이 어렵고 실시간 현장 보도과정에서의 개인정보를 침해하는 등 윤리적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전문성 부족으로 인한 분석 오류가 나타날 수 있는 등의 한계도 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 '참여군중 (Smart Mobs)'의 스트리트 저널리즘은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2016년 터키에선 군부 세력 쿠데타에 대항하는 대통령의 SNS 호소에 호응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6시간 천하'를 만들었다. 2021년 미얀마 민주 진영은 SNS에 군부 쿠데타에 대한 저항 메시지를 전파해 '냄비·프라이팬 두드리기' 같은 불복종 시위를 퍼트리기도 했다.

12월 3일 우리는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침착하게 상황을 기록하고 공유하고 무력 충돌을 막았다. 학습하고 가짜뉴스를 검증했다. 온라인에서 의견을 나누고 여론을 형성해갔다. 더 이상 무력으로 디지털시대의 시민문화를 막을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짧고 기괴한 계엄령' 미국 CNN '뉴스나잇'에서 다룬 한국 계엄 뉴스의 타이틀이다. 낯 뜨거운 제목이지만 기괴함이 짧아 그나마 다행이다. 한국인의 뛰어난 모바일 리터러시와 열심히 구축해 둔 IT환경 덕분이다. 기술은 쓰임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한국대학총학생회공동포럼 소속 대학생들이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스타광장에서 비상계엄 대응을 위한 전국 대학 총학생회 긴급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2.06 mironj19@newspim.com

◇하민회 이미지21대표(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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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선사시대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바위그림인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신청한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2010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15년 만의 결실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총 17건(문화유산 15건·자연유산 2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산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등이 생동감 있게 표현돼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화 생태계를 엿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10년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지난해 1월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이후 서류 및 현장실사 등 심사를 거쳤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했다. 이어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면서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결정과 함께 사연댐 공사의 진척 사항을 보고할 것과 더불어 반구천 세계 암각화센터의 효과적 운영을 보장하고, 관리 체계에서 지역 공동체와 줌니들의 역할을 공식화하고,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주요 개발 계획에 대해 알릴 것을 권고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유산청과 외교부,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해당 지자체가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결과"라며 "이번 등재롤 계기로 '반구천의 암각화'가 가진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실히 보존하는 한편,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는 적극행정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상에 알려진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세계유산 등재까지는 쉽지 않은 긴 여정이었다"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청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 가치를 지키고 잘 보존·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alice09@newspim.com 2025-07-1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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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네르, 생애 첫 윔블던 단식 우승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세계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생애 첫 윔블던 남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신네르는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2025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2위)를 3시간 4분 만에 3-1(4-6 6-4 6-4 6-4)로 꺾었다. 올해 1월 호주오픈에 이은 시즌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품에 안고 상금은 300만 파운드(약 55억8000만원)를 거머쥐었다. 이탈리아 선수가 윔블던 단식 정상을 밟은 것은 남녀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남자 단식 마테오 베레티니, 2024년 여자 단식 자스민 파올리니가 결승에 진출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이번 결승은 지난 프랑스오픈 결승에 이은 두 선수의 메이저 결승 리턴 매치. 당시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2-3(6-4 7-6<7-4> 4-6 6-7<3-7> 6-7<2-10>)으로 패해 우승을 놓쳤다. 당시 트리플 매치 포인트를 날린 신네르는 경기 후 '삶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경기'라며 절치부심했고 한 달 만에 완벽하게 되갚았다.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당하던 5연패 사슬을 끊었다. 둘의 상대 전적은 여전히 알카라스가 8승 5패로 앞선다. 신네르는 이날 알카라스 특유의 드롭샷과 로브, 변칙 플레이에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3세트 게임스코어 4-4에서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4세트에서도 다시 한 번 브레이크로 균형을 깼다. 게임스코어 5-4, 자신의 마지막 서브 게임에서 신네르는 평균 200km/h에 가까운 강서브로 트리플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들었고 두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우승한 뒤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경기 후 신네르는 "파리에서 정말 힘든 패배를 겪었기 때문에 감정이 북받친다"며 "결국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라 그 안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다. 우리는 패배를 받아들이고 계속 노력했고, 그 결과 이렇게 트로피를 들게 됐다"고 말했다. 하드 코트 메이저에서만 세 차례(2023 US오픈, 2024 호주오픈 포함) 우승했던 그는 이번 잔디 코트에서 처음 정상에 올라 메이저 전천후 강자임을 입증했다. 유일하게 우승이 없는 클레이코트 메이저 프랑스오픈까지 제패할 경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지난해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던 신네르는 도핑 사실이 알려진 뒤로는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따냈고 도핑으로 인한 3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마친 올해 5월 초 이후로는 이번이 첫 메이저 우승이다. 반면 알카라스는 윔블던 3연패 도전에 실패했다. 통산 6번째 메이저 결승전에서 처음으로 패배를 당했고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을 위해선 여전히 호주오픈 우승이 필요하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왼쪽)와 알카라스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을 마치고 축하와 위로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그는 "결승에서 지는 건 언제나 힘든 일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오늘은 야닉의 날이다. 훌륭한 테니스를 한 그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네르와 알카라스는 지난해 호주오픈부터 치러진 7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타이틀을 전부 나눠 가졌다. 2023년엔 알카라스가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신네르가 호주오픈과 US오픈을 차지했고, 올해는 다시 신네르가 호주오픈과 윔블던을, 알카라스가 프랑스오픈을 가져갔다. 이제 두 선수는 메이저를 양분하는 확실한 '빅2'로 자리매김했다. psoq1337@newspim.com 2025-07-14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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