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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에게 듣는다]'미술계 쓴소리'김순응① "연수익10% 운운하면 손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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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 대표 역임 김순응씨 뉴스핌TV 대담
"이 그림 연8~10%수익보장"운운하면 경계해야
유명작가 위작,미술계 신뢰 뒤흔들만큼 심각해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2024키아프서울과 프리즈서울이 4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함에 따라 대한민국 전체가 미술로 들썩이고 있습니다. 아트페어인 키아프와 프리즈서울 뿐 아니라, 전국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도 역대급 미술전시들이 시작됐고,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도 곧 개막하거나 포문을 터뜨렸습니다. 그러나 국내 미술시장은 여전히 침체를 보이고 있습니다. 호황기에 비하면 매우 저조한 상황입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의 여의도 뉴스핌TV 스튜디오에서 '리더에게 듣는다'라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침체에 빠진 우리 미술시장의 문제점과 향후 전망을 진단 중인 김순응 대표. 하나은행 자금본부장 출신으로 미술품경매사 서울옥션 케이옥션을 거쳐 현재 미술컨설팅기업인 김순응아트컴퍼니 대표로 있다. 2024.09.03 art29@newspim.com

이에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은 뉴스핌TV를 통해 미술시장전문가 김순응 대표로부터 현 미술상황을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김순응 대표는 '리더에게 듣는다'라는 대담에서 국내외 미술시장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향후 전망을 들려줍니다. 뉴스핌은 9월 3일 뉴스핌TV 'KYD 리더에게 듣는다'라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우리 시대 청년들과 미술애호가들을 향한 김순응 대표의 메시지를 띄웠습니다.

'리더에게 듣는다' 방송은 이 시대 특별한 인사이트를 지닌 '리더'를 초청해 오랜 현장 경험에서 터득한 전문성과 혜안을 듣고, 미래세대인 2030세대에게 길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김순응 대표는 경기고, 성균관대 경제학과와 미국 남가주대학 대학원(경영학 전공) 출신으로 하나은행 자금본부장과 싱가포르지점장·홍콩지점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금융업계에 몸 담기 시작한 초반부터 미술에 관심을 갖고 미술사, 작가, 미술시장을 연구하며 작품도 수집해온 김 대표는 2001년 미술계에 투신해 서울옥션과 케이옥션 대표로 미술품경매사를 이끌었습니다. 2011년부터는 미술컨설팅업체인 김순응아트컴퍼니를 설립하고, 미술투자 컨설팅과 함께 젊은 작가를 발굴 지원하는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대담은 아트 어드바이저로 활동하는 김소전 오르앤아트(Orr&Art) 대표가 맡아 진행했습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뉴스핌TV의 대담 프로그램 '리더에게 듣는다'에 출연해 우리 미술시장의 현황과 문제점, 향후 전망을 들려주는 미술시장 전문가 김순응 대표. 오른쪽은 대담을 진행한 김소전 오르앤아트 대표. 2024.09.03 art29@newspim.com

 김소전 대표(이하 김소전): 김순응 대표님 안녕하세요? 오늘 뉴스핌TV 주최로 국내 미술시장의 현황과 문제점, 향후 전망을 짚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우선 요즘 국내 미술시장 침체가 꽤 심각한데요, 대표님께서는 2~3년 전에 "미술시장이 뜨겁지만 이제 곧 불황이 닥칠 것이다"라고 예견하셨습니다. 당시는 아무도 그 경고에 귀 기울이지 않았죠. 지금 상황 어떻게 보시나요?

김순응 대표(이하 김순응): 네 그랬죠. 그 때 시장이 무척 뜨거웠는데 "앞으로 빙하기가 올 수테니 대비해야 한다"고 여기저기 글도 쓰고 했습니다. 사실 전 쓴소리를 많이 해서 '미술계의 미스터 쓴소리'로 통합니다. 달콤한 소리, 듣기 좋은 소리는 경계해야 하고, 쓴소리는 경청해야 된다는 게 제 소신인데 당시 미술시장이 워낙 호황이다 보니 귓등으로도 안 듣더라고요. 달콤한 소리에 빠지다 보면 방향을 잘못 잡거나 판단을 그르칠 수 있는데 말이죠. A라는 작품이 사고 싶어 누군가에게 의견을 물으면 "진짜 그림 잘 보시네요. 이거 사두면 돈 될 겁니다"라고 달콤한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죠. 반면에 "이 작품 꼭 사고 싶으세요? 좀 더 살펴보면서 결정하세요"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여기서 꼭 주의할 것은 그림은 사고 나서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살 때 신중해야 합니다.

호황기에는 "그림 사면 돈 번다"는 소리를 사방에서 했습니다. 그런 소리를 자꾸 듣다 보면 확증편향이 생기지요. 다른 소리가 안 들리고 맘이 급해집니다. 그래서 미술시장에 거품이 생기고, 거품이 꺼지면 폭락의 희생자가 생기게 되죠. 숫자로 말씀드리면 우리나라 미술시장은 3000억~4000억원 정도였는데 갑자기 거품이 생기면서 몇 년새 1조원을 넘어섰어요. 그렇게 되니 언론에서 "우리도 문화선진국이 됐다. 미술시장 규모가 1조가 넘었다"라고 대서특필했는데 불과 1,2년 사이에 약 5000원억대로 떨어졌습니다. 절반으로 떨어졌으니 대단한 불황이죠. 근데 지금 글로벌 아트마켓이나 선진시장도 침체라고 하는데 낙폭이 약 4~5% 떨어진 것에 불과하거든요.

김소전: 유독 우리나라 미술시장의 불황이 심대한 이유가 있을까요?

김순응: 코로나사태 후 세계 자산시장이 갑자기 활황이 됐죠. 각국 정부에서 돈을 많이 풀었고 금리가 낮은 수준이다 보니까 자산시장에 돈이 많이 들어왔어요. 특히 미술시장에 돈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코인이나 부동산, 주식으로 번 돈이 미술시장에 많이 들어오면서 국내 미술시장에 급속도로 거품이 생겼습니다. 이제 그 돈들이 빠져나가면서 불황에 들어서게 된 겁니다.

김소전:네,그렇군요. 그런데 MZ세대들도 미술시장으로 많이 유입됐잖아요. '영끌'이다 '빚투'다 이런 용어까지 나오면서 한참 시장이 들끓었는데

김순응:그 점에 대해서도 제가 경고를 많이 했습니다. "미술시장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미술투자로 돈 번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요. 경험 있는 컬렉터들은 잘 알지요. 하지만 젊은 사람들과 미술시장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사방에서 그림값이 계속 올라간다고 하고, 언론마다 보도되고 하니까 나만 가만히 있다가 벼락거지가 되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에 급하게 시장에 들어온 거죠. 그런데 우리 미술시장은 워낙 규모가 작은 시장이기 때문에 쉽게 과열되고, 또 돈들이 빠져나가면 쉽게 식습니다.

김소전: 시장이 침체되고 그림값이 떨어지자 여기저기서 불미스러운 일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미술투자 관련해 사기사건도 발생하고요.

김순응: 제가 40여년간 미술 쪽에 관심을 갖고 그림을 사고 시장을 분석하다 보니까 자주 겪는 일입니다. 한참 버블이 극성을 이루며 그림가격이 올라갈 때는 불미스런 일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하면 드러납니다. 눈이 녹은 다음에 세상의 추한 모습이 다 드러나는 것처럼요. 예를들면 듣도 보도 못한 갤러리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우리한테서 그림을 사면 연 8%에서 12%의 수익을 보장을 해준다", "3년 후에는 당신이 원하면 원금에 다시 사주겠다" 이런 달콤한 얘기들을 하면 현혹이 돼 그림을 막 사들이는 거죠. 코인이나 주식시장도 불미스런 일이 비슷한 패턴으로 일어나는데, 말하자면 유사수신행위입니다.

정식으로 인가받지 않은 금융기관이 원금을 보장해준다, 고수익을 보장해준다면서 돈을 모으죠. 이게 유사수신행위이자 불법이거든요. 그 다음에 소위 펀지사기도 있는데 "그림을 사면 돈을 벌게 해준다", "매년 10%씩 이익을 보장한다" 이렇게 선전하며 투자하게 하죠. 문제는 수익이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한테 돌려주는 게 아니라, 계속 새로운 투자자를 끌어들이는데 쓰고, 돈이 모이면 앞선 투자자들에게 일부 메꿔주는 피라미드 폰지사기도 등장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미술시장에 횡행하면서 최근에 몇몇 갤러리들이 소송에 휘말리고 투자자들이 몰려와 데모도 하는 사태를 빚고 있습니다. 사실 그림값이 오를지 떨어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런데 마치 가격상승을 보장하듯 권하는 화랑이나 경매사는 나중에 결국 제 발등 찍는 사태를 맞곤 합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록펠러 가문의 3대 후손인 데이비드 록펠러(1915~2017)가 1960년에 수집한 마크 로스코의 '화이트 센터'. 데이비드 록펠러는 이 그림을 뉴욕의 존경받던 갤러리스트 시드니 제니스로부터 8500달러에 사들여 47년간 거실에 걸고 감상했다. 그리곤 구순을 넘긴 기념으로, 또 먼저 세상을 뜬 아내를 추모하며 로스코 작품을 소더비 경매에 내놓았다. 675억원에 낙찰됐는데 록펠러는 전액을 사회에 기부했다. [사진=페이스갤러리, 소더비 경매] 2024.09.03 art29@newspim.com

◆유명작가 위작, '모랄 헤저드' 불러온다

김소전: 위작문제도 심각합니다.

김순응: 사실 위작문제는 동서고금, 언제 어디서나 있었습니다. 미술품이라는 게 큰 돈이 되다 보니까 가짜를 만들고 싶은 유혹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최근 국내 미술시장의 위작문제는 좀 심각합니다. 누구나 다 알만한 유명 작가의 위작문제가 몇 년 전에 터졌잖아요. 워낙 작품값이 비싼 작가인데, 그 작가의 위작을 만든 조직이 검거되고 감옥에도 갔단 말입니다. 가짜그림의 거래내역도 밝혀지고, 위작 제작과정의 시연도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해외에 머물던 작가가 귀국해선 위작으로 판명된 작품들을 놓고 "이건 내 그림이야. 나만의 고유한 호흡으로, 고유의 테크닉으로 만든 거야"라고 했습니다. 예상을 뒤엎는 발언이었죠. 그 후 숨겨져 있던 가짜 그림들이 연달아 나오게 됐고, 그 숫자가 눈덩이처럼 늘고 있어 정말 문제입니다.

그런데 선진국에선 작품의 진위를 판단할 때 작가의 말 보다는 작품의 유통경로, 즉 어디서 전시를 했고 어떤 경로로 이동했는지 프로브넌스(provenance)에 더 비중을 둡니다. 작가의 진술은 거의 마지막에 참고로 듣는 정도로 끝냅니다. 반면에 우리는 작가 진술을 중시하다 보니 위작들이 진품으로 넘어가고 말았지요. 게다가 그 작가의 위작을 만드는 일군의 조직이 계속 작품을 만들어 유통시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가짜가 진짜 보다 더 많다더라" "지금도 계속 가짜그림이 일본서도 들어오고, 중국서도 들어오고 있다"는 말이 퍼지고 있습니다. 위조범들과 위작 거래에 연루된 갤러리들이 아무런 문제없이 잘 살고 있으니 문제입니다. 가짜그림을 보유하고 있는 소장자들도 침묵을 지키고 있어요. 왜냐? 조용히 갖고 있다가 나중에 잠잠해지면 팔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거죠. 사법당국과 언론까지 침묵하고 있으니 가짜를 만들어 팔아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하고, 결국 미술계의 모랄 헤저드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저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봅니다. 자본주의 시장시스템은 신용과 믿음으로 작동되는데 이게 깨지면 순식간에 붕괴하거든요.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김소전: 미술품 조각투자에 대해서도 경고를 여러차례 하셨습니다. 최근 한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가 고객에게 30~40%의 손실을 줬다는 뉴스도 나왔습니다.

김순응: 미술품 조각투자라는 비즈니스 모델은 미술시장이 한참 호황이던 2006~2007년에 나왔다가 다 실패로 돌아가고 없어졌어요. 피카소 작품값이 계속 올라가고, 바스키야, 워홀도 천정부지로 오르는데 재벌이나 살 수 있는 이런 그림을 잘게 조각내서 판다면 큰 비즈니스가 될 거라 착각할 수 있겠죠. 허나 미술작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일이나 그 작품의 미래 가격을 예측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같은 피카소라도 수준에 따라 천양지차에요. 또 시대에 따라 트렌드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거든요. 게다가 피카소나 워홀의 최고 수준 작품은 뉴욕과 런던에서 거래되지, 우리 조각투자업체에 돌아오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태가 터질 거라 예견했는데 결국 터졌습니다. 이번에 손실을 본 작품들은 그 회사가 보유 중인 작품 중에서 그래도 가장 팔기 쉽고, 손해를 적게 볼 수 있는 해외 작품들이라고 봅니다. 나머지 작품들은 훨씬 더 손실폭이 클 수 있고, 시장에 내놔도 아예 안 팔릴 작품들일 겁니다. 미술품이라는 게 호황기에는 팔리는 게 값이고, 척척 잘 팔립니다. 그러나 침체기나 불황에 들어서면 살 사람들이 없어지고 거래 자체가 안 됩니다. 부침이 심해 더 위험하거든요. 제 생각에는 다른 조각투자 업체들도 대체로 비슷한 상황일 겁니다.

◆투자손실 미술품조각투자,애초부터 문제

김소진:애꿎은 젊은 투자자, 일반 투자자들만 손해를 보게 됐네요.

김순응: 안타까운 일이죠. 조각투자 회사들은 이러한 시장의 변동성 가격의 등락에 대해서 해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가 관건인데 제가 보기에는 거의 속수무책입니다. 조각투자에 IT업계와 파이낸스업계 관계자들이 창업을 많이 했는데 이해는 해요. 저도 금융인으로 주식이며 채권을 해봤는데 그 때 당시에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이 미술이라는 투자상품과 미술시장에, 우리가 알고 있는 IT기술과 파이낸스 기술을 접목하면 훨씬 더 합리적인 투자방법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프랑스 중국 인도 등에서 시도를 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왜 실패했는지도 구글에 다 있어요. 정부가 조각투자 지분의 유통시장을 열어주지 않아 문제라고 하는데 그 건 지엽적인 문제일 뿐입니다.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사업입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한국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수화 김환기의 두폭짜리 회화 '우주'. 1971년 뉴욕의 한 갤러리에서 열린 김환기 작품전에 출품된 이 그림은 김 화백을 아끼고 지원해온 재미 의사 김마태박사가 수집해 거실에 걸어두고(천정이 낮아 두점을 가로로 길게 걸었다) 수십년간 감상했던 작품이다. 2019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 나와 김환기 화백 그림 중 최고가인 132억원(수수료 제외)에 낙찰됐다. [사진=크리스티 경매] 2024.09.03 art29@newspim.com

김소전: 투자자 손실도 문제지만 미술투자의 대중화도 가로막지 않나요?

김순응: 그렇지요. 미술품 조각투자는 대중을 잘못된 길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미술의 대중화라는 그럴듯한 기치를 내세웠으나 오히려 가로막고 있지요. 미술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미술에 대한 안목을 기르려면 유망작가의 좋은 작품을 사라고 독려해야 합니다. 그러나 조각투자사들이 내건 작품들을 보세요. 앤디 워홀의 '달러 사인', 쿠사나 야요이의 '호박' 같은 온통 유명작가들의 그림들이죠. '당신도 재벌이나 살 수 있는 작품을 사서, 재벌이 된 기분을 느껴보라'는 겁니다. '우리가 유명 작품을 잘게 조각내서 투자하게 해주고, 돈도 벌어줄 거야'라고 선전하지요. 그런 작품들의 조각을 산다고 해서 그들이 미술애호가가 될까요? 오히려 이런 작품을 사야 되는구나 하면서 우리나라 젊은 작가들 작품으로부터 멀어지게 합니다. 미술투자의 대중화가 아니라 미술품의 또다른 계급화예요. 게다가 지금 당장 보세요. 그런 작품에 투자했다가 다들 손해를 봤잖아요. 손해를 본 사람은 어떻겠어요? 다시는 미술시장을 쳐다보지도 않겠죠. 배신감 때문에요. 그러니 미술 대중화의 길이 아니라 역행하는 길이죠.

김소전:취지는 좋아 보이나 실상은 반대네요

김순응: 결국 미술품 조각투자는 초보자들에게 미술품이라는 게 '돈벌이의 수단'으로 인식시키고, 돈까지 잃게 함으로써 대중들이 미술과 멀어지게 하고 있습니다. 사실 돌아보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림을 수집해 돈을 번 사람들은 대개 작가들이 젊었을 때 그 작가 작업이 정말 좋아서 저렴한 가격대에 샀다가 오랜 시간이 지나 어마어마하게 비싼 값이 됐다 이런 식이거든요.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예를들면 김환기 이중섭 박수근같은 우리나라 최고 작가들의 작품도 옛날에 그들이 많이 어려울 때 한점 두점 사주며 힘을 보태준 분들이 훗날 돈을 번 거죠.

김환기 화백이 뉴욕으로 이주해 물감이며 캔버스 살 돈이 없어 고생할 때 그림을 사주며 격려하던 이들이 지금 어마어마하게 수익을 낸 게 좋은 예입니다. 김 화백의 가장 비싸게 팔린 두폭짜리 회화 '우주'도 재미교포 의사인 김마태 박사가 1971년 화가를 후원하기 위해 뉴욕의 한 갤러리에서 구입해 거실에 오랫동안 걸어두었던 작품이지요. 2019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132억원(수수료 포함 152억원)에 낙찰돼 결과적으로 큰 이득을 취했지요. 그 분들은 이득을 바라보고 산 게 아니라, 진정 작품이 좋아서 그리고 작가를 도와주기 위해 나선 사람들입니다. 이 건 서양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컬렉팅이라는 건 그런 식으로 시작해야지 조각을 사서 돈을 벌겠다 이건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잘못된 방향이에요(대담은 2편에서 계속됩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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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다시 청와대…낙수효과 기대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지난 22일부터 언론 브리핑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진행되면서, 용산 대통령실 시대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말부터 청와대에서 집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다시 청와대 시대가 오는 것이다.  2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부근의 효자동과 통의동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을 방문해 대통령실 청와대 복귀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기대하는 이들이 있는 한편,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다만 기자와 취재원들의 만남이 무작위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전체 상인과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23일 효자로 남단에서 청와대 방향을 바라본 모습. 우측으로 경복궁 영추문이 눈에 들어온다. 2025.12.23 calebcao@newspim.com ◆ "낙수 효과로 장사 잘 될 것 기대 중" 이날 오전 자하문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여성 A씨는 대통령실 청와대 복귀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통령실이 청와대로 돌아왔다니까 기대하는게 크다"면서 "아무래도 직원들도 돌아오고 하니 매출이 늘어나지 않겠어요?"라고 예측했다. A씨는 장사를 시작한지 3개월 가량 지났다고 밝혔다. 점심 무렵인 오전 11시쯤 효자동에서 5년째 음식 장사 중인 김광재 청기와집 사장(62)은 대통령실 용산 이전(移轉) 전후를 설명했다. 김 사장은 "용산으로 가기 전에는 점심 장사로만 60~70명 정도를 받았고, 청와대 외곽을 경비서는 경찰 인력들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면서 "그러다가 청와대를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고 나서는 5~6개월간 관광객이 몰려들며 300명씩 받는 '특수'를 누렸다"고 얘기했다. 그는 "이후에 거의 다 관람하고 나서 청와대 신비감이 떨어졌고 2년 가까이 장사가 엄청 안됐다"면서 "용산으로 가기 전에 비하면 반 토막 정도 떨어진 것 같다. 그래서 다시 대통령실이 돌아온다니까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김 사장과 대화하는 중간에 청와대 외곽 경비를 담당하는 경찰 직원 7명이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김 사장이 기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손님들의 자리 안내를 한 후 다시 돌아와 인터뷰를 계속했다. "지금도 사람들이 들어오잖아요. 저분들은 기동대인데, 낙수효과지. 근무하는 인원이 몇 천은 될 테니까. 그 안에서 식사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밖으로 나와서 먹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도시락을 맞출 수도 있으니까 우리에겐 기회지." 집회나 시위에 대한 걱정이 없냐는 질문에 김 사장은 "시위 걱정? 시위대가 온다고 식당을 부수진 않으니까, 왔으면 밥이라도 한 그릇 먹겠지 우리 손해는 아닐 겁니다"라면서도 "다만 주민들은 피해를 볼 수도 있겠네요. 막 욕하고 시끄럽게 떠들고 할 테니까"라고 내다봤다. ◆ "별 체감 안 되는데" 시큰둥한 반응...임대료 증가 걱정도 효자동에서 남쪽에 인접한 경복궁 옆 통의동 골목에서 25년째 한식당을 하고 있는 60대 여성 B씨는 "솔직히 (장사가 잘 되는)체감이 아직은 안가요. 뭐 돌아오면 나아지겠지?"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우리 집은 경찰이나 직원들이 오는 집은 아니에요. 그 전에도 그렇게 많이 오지 않았고. 주로 경복궁에 놀러 온 사람들이 찾아와요"라며 "(이전에 청와대 사람들이)오더라도 그 사람들은 왜 이렇게 룸을 찾는지, 음식 맛보러 오는 게 아니라 대화하려고 오는거야. 그래서 대통령실 돌아왔다고 해도 그냥 그래"라며 얼버무렸다. 경복궁과 통의동을 가르는 효자로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76세 남성 C씨도 대통령실 복귀가 자신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바람에 상권 변화에 따른 불안정성만 커졌다고 지적했다. "원래 12월은 비수기라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체감이 안 가는 걸 수도 있는데, 여기서 15년 장사를 했는데, 그 전에도 대통령실 직원들이나 경찰들이 우리 가게에는 오지 않았어요." C씨의 가게는 커피콩을 직접 볶는 '로스팅' 전문점이다. 과거 문재인 정권 시절에는 청와대에서 커피콩을 사러 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대다수 고객은 경복궁을 찾는 관광객들이다.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가기 전에 이 안쪽 골목에는 비싼 한식집들이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고위 관료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곳이었겠죠. 그런데 용산으로 가버리니까, 그 집들이 다 카페로 바뀌었어요. 옛날엔 이 근방에 카페가 5~6곳이었는데, 올해만 20곳 넘게 생겼어요." C씨의 설명에 따르면 청와대가 일반인들에게 개방되며 카페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고 한다. C씨의 추측으로는 올해 들어 주변 상점들의 임대차 계약 만료일이 겹쳤는지, 전체적으로 월세가 큰 폭으로 올랐다고 한다. "이 부근 월세가 보통 30평에 500만원을 내는데, 다른 카페들 보면 더 큰 평수겠지만 1000만~1500만원 내는 곳도 있습니다. 근데 보시면 알겠지만 장사가 안돼요. 내 나이에는 돈 벌려고 하는 게 아니라 월세만 내면 버티지만 다른 곳들은 걱정입니다" 집회와 시위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질문에는 "시위도 두 종류가 있다"며 "무슨 노조들이 하는 시위는 매출과 관계 하나도 없고 시끄럽지만, 여러 시민단체나 각 개인이 와서 하는 시위는 장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 옆 무궁화동산에서 만난 산책 중이던 동네 주민 D씨는 "원래 여기가 조용하기도 하고 시끄러운 곳"이라며 "용산으로 갔을 때도 큼지막한 시위는 항상 광화문에서 했기 때문에 별 차이는 못 느꼈다"고 얘기했다. D씨는 "옛날 2008년에 광우병 시위를 크게 할 때는 집에 가는 길도 시위대랑 경찰에 막혀서 불편한 게 많았다"면서 "그런 것만 제외하면 동네 사는 게 나쁘진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선 대통령실 청와대 복귀와 관련해 수백억원의 혈세가 낭비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용산에서 다시 청와대로 옮기는 데 드는 비용이 269억원, 그 자리에 국방부가 다시 들어오는 데 238억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22년 윤석열 정부가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길 때 든 비용 800억원을 합산하면 총 1300억원의 비용이 낭비된 셈이다. calebcao@newspim.com 2025-12-2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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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 19만명 정보 유출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국내 최대 신용카드사인 신한카드에서 가맹점 대표자 약 19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신한카드는 해당 사실을 인지한 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하고 후속 조치에 착수했다. 신한카드는 23일 가맹점 대표자의 휴대전화번호를 포함한 총 19만2088건의 개인정보가 신규 카드 모집 과정에서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신한카드 본사 전경[ 사진=신한카드] 2025.06.18 yunyun@newspim.com 유출된 정보는 ▲휴대전화번호 18만1585건 ▲휴대전화번호와 성명 8120건 ▲휴대전화번호·성명·생년·성별 2310건 ▲휴대전화번호·성명·생년월일 73건 등이다. 신한카드는 조사 결과 주민등록번호, 카드번호, 계좌번호 등 민감한 신용정보는 포함되지 않았으며, 가맹점 대표자 정보 외 일반 고객 정보와도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해킹 등 외부 침투로부터 비롯된 것은 아니며 조사 결과 일부 내부 직원의 신규 카드 모집을 위한 일탈로 밝혀진 만큼 유출된 정보가 다른 곳으로 추가 확산될 염려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현재까지 해당 정보로 인한 실제 피해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향후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적극적으로 보상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고 사실과 사과문을 게시하고, 가맹점 대표자가 본인의 정보 포함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조회 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아울러 개별 안내도 병행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객 보호와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이 '목적 외 개인정보 이용'인지, '정보 유출'인지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해야할 필요가 있으나, 적극적인 고객 보호를 위해 '정보 유출'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yunyun@newspim.com 2025-12-2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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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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