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조태열 중국 방문 최대 성과는 '차이' 확인과 '개선 의지' 표명

기사입력 : 2024년05월15일 09:38

최종수정 : 2024년05월15일 09:38

최악의 한·중 관계 속에 열린 외교장관회담
뚜렷한 인식 차...관계 개선 필요성엔 공감
조태열 "갈등 확인하고 해소로 가는 과정"
한·중 관계 회복은 '외교적 자율성'이 관건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서로 다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가운데 앞으로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서 협력하기로 했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합의 사항이자 가장 중요한 성과다"

한국 외교장관으로는 6년 6개월만에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고 돌아온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에 대해 이같이 총평했다. 조 장관은 14일 베이징 특파원단과 간담회에서 서로의 입장 차이를 솔직하게 전달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현재 한·중 관계는 갈등과 이견을 확인하고 해소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규정했다.

지난13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조태열 외교장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의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있다. [사진= 외교부] 2024.05.13.

조 장관의 언급대로 현재의 한·중 관계는 정상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년 동안 정부는 미국, 일본과의 관계 강화에 외교적 역량을 집중하면서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는 후순위로 미뤘다. 그 결과 한·중 관계가 수교 이래 최악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이같은 시점에 이뤄진 조 장관의 중국 방문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회담에서 양국 장관들은 서로의 확연한 입장 차이를 확인했지만 현재의 상황을 벗어나는 것이 양측 모두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데는 공감대를 이뤘다는 점에서다.

'민주주의 원칙' VS '수교의 초심, 간섭 배제'

회담 모두발언과 양측이 배포한 결과자료에는 한국과 중국이 서로를 바라보는 눈높이의 차이가 확연히 느껴진다. 이번 회담이 서로의 입장 차이를 확인하고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했음을 알 수 있다.

조 장관은 13일 회담 모두발언에서 "민주주의 국가로서 우리는 분명한 원칙과 기준을 바탕으로 사안별, 분야별로 균형 감각을 갖고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가치 외교'의 기조를 설명한 말이었다. 미국, 일본과의 협력 강화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민주주의적 가치에 기반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 장관이 왕 부장에게 탈북민 강제북송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도 이같은 원칙의 연장선상에 있다.

또한 조 장관은 북·러 군사 협력, 북한의 대남 도발 등을 언급하며 중국에게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건설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이 중국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전달한 셈이다.

중국 외교부가 공개한 회담 결과자료에는 중국 측이 한국에 원하는 핵심적 내용이 나온다. 왕 부장은 조장관에게 "한·중 수교의 초심(初心)을 유지하고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교의 초심'이란 대만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는 뜻이다. 한국이 대만과 단교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킨다는 것을 전제로 한·중 수교가 이뤄졌다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간섭 배제'란 한·중 관계가 미국의 영향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 견제 목적의 안보, 경제 정책에 한국이 동조해 상호이익을 해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뜻을 전달한 것이다. 왕 부장이 언급한 보호무역주의 반대, 원활한 공급망 보장 등도 미국을 추종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현재의 한·중 관계는 중국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며 한국과 중국 모두에게 해가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조태열 장관(오른쪽)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13일 회담장인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산책하며 담소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2024.05.13.

관계 개선 의지 확인

이같은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음을 분명히했다. 양측 발표문은 공히 '난관' '도전' 등의 용어를 포함하면서도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조 장관은 한·중 관계 회복이 장기적 안목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양국 간 협력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와 규모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발전 기반을 구축하는 것임을 지적하고 이를 위해서는 어느 한쪽이 아닌 양국이 함께 노력해 상호 신뢰가 증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작은 것부터 관리해 나가면서 협력의 모멘텀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고위급 교류를 포함한 전략적 소통의 확대임을 강조했다. 왕 부장의 방한 초청도 이같은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시진핑(習近評) 국가주석의 방한도 염두에 둔 포석이다.

중국 측도 메시지 관리에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왕 부장은 "양국 간 근본적인 이해 충돌은 없다"면서 화합과 다양성을 강조했다. 현재 조성된 한·중 관계의 난관은 구조적인 대립이 아니라 외부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상대를 비판하기 보다 상호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비중을 뒀다.

중국은 자신들의 입장을 거침없이 밝혔던 과거와 달리 민감한 사안에 대해 표현을 자제했다. 한반도 문제에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에는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고 받았고,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에 대한 조 장관의 비판에도 '북한의 합리적 안보우려 해소'와 같은 북한을 감싸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에 대해도 왕 부장은 국내법과 국제법, 인도주의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열 외교부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13일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중국외교부 홈페이지] 2024.05.13.

갈 길 먼 관계 회복...한국 '외교적 자율성' 가져야

이번 한·중 외교장관회담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악화일로로 치닫던 양국 관계를 멈춰세우고 반전을 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하지만 한국과 중국을 둘러싼 국제적 환경이 양국 관계를 가로막는 구조적 요인이기 때문에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해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중 관계를 제약하는 요소들은 앞으로도 계속 돌출될 수 있다.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를 통해 한국 문제를 풀어나가려는 인식을 바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한·미 동맹을 최우선으로 하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기조가 바뀔 가능성도 없다. 당장 오는 7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때 한·미·일이 따로 만나면 중국이 극도로 민감해 하는 대만 문제에 대해 3국이 더 깊이 개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한국이 한·미 동맹을 앞세우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려면 중국과 소통을 확대하면서 한국의 외교적 목표가 중국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국책 연구기관의 한 중국 전문가는 "한·중 간 고위급 교류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한국이 미국의 대외전략을 일방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고유의 전략적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과기부 "SKT 신규 모집 중단" 촉구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유심 물량 공급이 안정화될 때까지 SK텔레콤의 이용자 신규 모집이 전면 중단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일 SK텔레콤에 해킹사고 발생에 따른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보다 강도 높은 해결책 추진을 촉구했다. 먼저 국민이 상황을 납득하고 안심할 수 있도록 일일 브리핑 등을 통해 현 상황을 국민 입장에서 쉽게 설명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토록 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가입자 유심(USIM) 정보를 해킹 당한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SKT 로밍센터에서 고객들이 유심교체를 위해 줄을 서 있다. 2025.04.28 choipix16@newspim.com 유심 교체 물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심 물량 공급이 안정화 될 때까지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자 신규모집을 전면 중단하도록 요구했다. SK텔레콤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밝힌 일부 계층에 대한 유심보호서비스 일괄 적용 방안의 이행계획을 제출하고, 이번 해킹사고에 따른 이용자 피해발생 시 100% 보상을 책임지는 방안도 국민에게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설명토록 했다. 각계 소비자단체 등에서 제기하는 위약금 면제, 손해배상, 피해보상 시 입증책임 완화 등을 검토하고, 이용자 피해 보상 방안을 마련해 이행토록 했다. 최근 SK텔레콤의 잦은 영업전산 장애가 발생하는 것과 관련, 장애 발생시 즉각적인 상황공유와 신속한 복구를 통해 번호이동 처리가 지연되지 않도록 조치하도록 했다. 이달 초 연휴기간 출국자들이 공항에서 유심 교체를 위해 오래 대기하는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인력도 대폭 확대토록 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2025-05-01 16:27
사진
한덕수 사임 절묘한 타이밍?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전격 사퇴했다. 사실상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것이다. 사퇴 시점이 절묘하다. 대법원의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사법 리스크가 불거진 직후다. 한 대행은 2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행은 일단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후보는 3일 결정된다. 김문수 경선 후보와 한동훈 후보 중 한 사람이다. 한 대행은 무소속으로 대선 행보를 하다 대선 직전에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울=뉴스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총리실] 2025.05.01 photo@newspim.com 한 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저는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 제가 해야 하는 일을 하고자 저의 직을 내려놓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그동안 무엇이 제 책임을 완수하는 길인가 고민해왔다"며 "제 앞에는 두 갈래 길이 놓여 있다. 하나는 당장 제가 맡고 있는 중책을 완수하는 길, 다른 하나는 그 중책을 내려놓고 더 큰 책임을 지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중한 시기 제가 짊어진 책임의 무게를 생각할 때 이러한 결정이 과연 옳고 또 불가피한 것인가 오랫동안 고뇌하고 숙고한 끝에, 이 길밖에 길이 없다면 가야 한다고 결정했다"며 사실상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한 대행은 "대한민국이 기로에 서 있다는데 많은 분이 동의하실 줄 안다"며 "대한민국 정치가 협치의 길로 나아갈지 극단의 정치에 함몰될지, 이 두 가지가 지금 우리 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표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하는 불합리한 경제 정책으로는 대외 협상에서 우리 국익을 확보할 수 없고,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세울 수도,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극단의 정치를 버리고 협치의 기틀을 세우지 않으면 누가 집권하든 분열과 갈등이 반복될 뿐"이라며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우리는 여기서 멈출지 모른다는 절박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한 대행은 "대한민국은 하나로 뭉쳐 위기를 극복해온 나라인데 지금 우리 사회는 양쪽으로 등 돌린 진영의 수렁에 빠져 벌써 수년째 그 어떤 합리적인 논의도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국가를 위해 제가 최선이라고 믿는 길을 지금 이 순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어떤 변명도 없이 마지막까지 가겠다"고 밝혔다. 약 6분 분량의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퇴의 변을 밝힌 한 대행은 2일 국회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행이 보수 진영의 후보가 될지는 미지수다. 국힘 후보가 될 김문수, 한동훈 후보는 단일화 여지를 열어놨지만 쉽지 않을 수 있다. 김, 한 후보 모두 쉽게 양보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향후 지지율 향배에 달려 있다. 한 대행의 지지율이 두 후보를 압도한다면 단일화 과정을 거쳐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지지율이 정체한다면 단일화까지 가지 못할 수도 있다. 중도 사퇴할 개연성도 없지 않다.  leejc@newspim.com 2025-05-01 18:2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