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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작품값 가장 많이 오른 여성작가 C.브라운, 어떤 그림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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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적인 제스처 추상으로 '추상화의 새 지평 연 작가'로 불리며 최근 20년간 작품값 고공행진
-청담동 글래드스톤갤러리 '나나와 다른 이야기들'전 6월 8일까지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최근 20년간 작품값이 가장 많이 오른 여성작가인 세실리 브라운(Cecily Brown)의 개인전이 서울서 막을 올렸다.

청담동 글래드스톤갤러리는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세계 미술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세실리 브라운의 작품전을 지난달 26일 개막했다. 오는 6월 8일까지 '세실리 브라운:나나와 다른 이야기들(Nana and other stories)'이란 타이틀로 열리는 개인전에는 작가가 한국 전시를 위해 제작한 신작 7점이 출품됐다. 전시작들은 작품값이 점당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달하며 모두 미발표작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세실리 브라운 '나나(Nana)' 2022-2023, Oil on UV-curable pigment on linen, 210.8x170.2cm ©Cecily Brown. Courtesy of the artist and Gladstone Gallery. Photography by Genevieve Hanson  2024.05.01 art29@newspim.com

이번에 작가는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지난 2011년 서울에서 첫 개인전(국제갤러리)을 갖긴 했으나 세실리 브라운이 한국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작가가 한국을 찾는다고 하자 글래드스톤갤러리의 오너대표인 바라바 글래드스톤도 내한했다. 미술사학자 출신으로 매튜 바니, 시린 네샤트 등 기라성같은 작가들의 영화 제작시 프로듀서로 활약하기도 했던 바바라 글래드스톤은 미국 화랑계에서 가장 아카데믹한 갤러리스트로 꼽히는 실력파다. 그는 글래드스톤갤러리의 서울점 오픈(2022년) 때도 한국을 찾지 않았는데, 세실리 브라운 서울전에 즈음해 내한한 것에서도 작가의 위상이 감지된다. (물론 리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필립 파레노 전시와 뮤지엄산의 우고 론디노네 전시(모두 글래드스톤 소속작가다)를 둘러보기 위함이기도 하다).  

세실리 브라운은 역동적이면서도 매혹적인 제스처 추상(gestural abstraction)으로 '추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가'로 불린다. 조안 미첼, 헬렌 프랭켄텔러 이후 이렇다할 여성 화가가 나오지 않던 미술계에 그의 등장은 가뭄 속 단비로 여겨졌다. 특히 세실리 브라운은 풍부한 붓터치와 생생한 색채, 자유분방한 표현방식으로 '회화의 묘미'를 깊고 강렬하게 각인시켜 세계적인 스타작가 반열에 단박에 올랐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세실리 브라운 'Good Queen Mab'(굿 퀸 맙), 2023. Oil on UV-curable pigment on linen 210.8x154.9cm. 세익스피어 희곡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사진=글래드스톤 갤러리] 2024.05.01 art29@newspim.com

현재 그는 비평 쪽과 아트마켓 쪽에서 공히 정점에 올라 있다. 특히 여성작가 중에서는 단연 '원 탑'이다. 그런데 그의 작품은 얼핏 보면 산만하고 복잡하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짧은 감상으론 그 진가를 확인하기 어렵다. 추상화 같지만 작품 속에 수많은 형상과 기호, 이미지들이 오버랩되며 내밀하게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작가 또한 "내 그림은 구상적인 것에 바탕을 두고 있다. 추상적인 작품의 경우에도 무언가를 알아볼 수 있고, 그 무언가를 찾다 보면 그림 속으로 이끄는 요소가 있을 것이다. 그러니 시간을 갖고 찬찬히 읽어내기 바란다"고 밝혔다. 결국 세실리 브라운이 왜 여성작가 중 정점에 서있는지 알기 위해선 오리지날 페인팅을 직관해야 하고, 천천히 곱씹어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실리 브라운은 미술사에서부터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으로부터 영감을 얻으며 작업한다. 데뷔초 작가는 성과 욕망, 여성과 남성, 사랑과 고통을 테마로 대담하면서도 독특한 회화를 선보였다. 이후로도 섹슈얼리티와 권력 등은 여전히 작업의 근간이 되고 있으나, 죽음과 계급 등의 주제가 더해지며 작품의 깊이가 더해지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세실리 브라운 'Lavender's Blue(라벤더의 블루)', 2023 Oil on linen 119.4x149.9cm [사진=글래드스톤갤러리] 2024.05.01 art29@newspim.com

서울 전시에 나온 7점의 작품은 2022년부터 최근까지 제작된 것이다. 작가는 기존의 작업방식을 확장하면서 지난해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개최한 작품전 '죽음과 하녀(Death and the Maid)'의 작품 중 일부를 재조명했다. 즉 역사적 모티프를 혁신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에 집중한 것. 또한 자신의 예전 연작과 친숙한 주제를 새로운 관점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복합적인 내러티브에 다양한 층위가 더해진 세실리 브라운의 회화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분류하기 어렵다. 작가는 서양미술사의 거장인 마네라든가 드가 등에게서 영감을 받아 이를 자기 식대로 재해석한다. 특히 마네의 작품 속 여성을 세실리 브라운은 수동형 인물이 아니라, 능동형 인물로 표현하고 있다. 이같은 도발적인 여성상을 빠르고 표현적인 붓놀림과 즉흥성으로 대변되는 특유의 '제스처 추상'으로 자신만만하게 구현해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서울 강남구 청담동 글래드스톤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세실리 브라운 개인전의 1층 전시장 전경. [사진=글래드스톤갤러리] 2024.05.07 art29@newspim.com

이번에 서울 전시에 출품된 '나나', '라벤더의 블루'처럼 한 명의 여성누드가 화면을 꽉 채운 작품은 작가의 기존 작업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 즉 서양미술사 속 '여성누드'라는 예술적 전통을 다시 쓰고자 했고, 오랫동안 '관능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누드에 주체성과 생명을 불어넣은 것.

신작 '나나(Nana)'는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 '죽음과 하녀' 전시를 통해 소개됐던 '당신은 나를 위한 사람이 아니다(No You for Me)'(2013)를 재조명한 작품으로, '인상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두아르 마네의 1877년작 '나나'에서 제목과 뼈대를 차용했다. 마네의 '나나'는 세도가의 숨겨진 정부인 여성(나나)과, 그녀의 꽃단장을 기다리는 신사를 묘사해 당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작품이다. 세실리 브라운은 다소 암시적이면서도 강렬한 묘사가 이뤄졌던 자신의 이전 작품 속 여성을 뚜렷한 표정과 윤곽을 지닌 '당당한 여성'으로 변형시켰고, 이렇게 각색된 시각적 언어는 과거의 내러티브를 가차없이 덮어버리며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했다.

'라벤더의 블루'(2023)는 20세기초 독일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했던 화가 발터 리하르트 지커트가 구현한 전통과 차별화된 누드를 참조하되 자신만의 조형어법을 드러낸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그는 붓 대신 롤러로 빠르고 넓은 면을 만들어냈다. 롤러로 파스텔톤의 파란색과 보라색을 동시에 칠하면서 다빈치의 스푸마토 기법처럼 윤곽선을 흐리게 만들었는데, 이는 통통한 복숭아처럼 보이는 형상과 잘 매칭된다. 작품 속 인물의 느긋한 포즈와 작가의 '하이퍼 액티비티'적 붓질에서 풍기는 자신감이 도드라지는 신작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13년 만에 열리는 서울에서의 개인전을 위해 세실리 브라운은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사진은 뉴욕 작업실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 Portrait of Cecily Brown. Photography by Mark Hartman. 2024.05.01 art29@newspim.com

전시 개막에 맞춰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가진 세실리 브라운은 당당하면서도 진지했다. 저명한 평론가이자 큐레이터였던 아버지와 성공한 소설가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세계적 작가인 프란시스 베이컨의 회화를 보고 자랐던 그는 자신의 예술관과 조형세계를 막힘 없이 설명했다.   

작가는 "이해하기 쉽고 강렬하지만 금방 잊히는 그림이 아닌, 보면 볼수록 새로운 심상이 떠오르는 그림을 지향한다. 영화나 글 등 다른 매체와 구분되는 그림만의 매력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라며 "작품 속 무의미해 보이는 붓질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 형상과 뜻이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세실리 브라운의 딥틱 작품 'Offal with Lemons'(레몬을 곁들인 내장), 2023-2024. Oil on linen Diptych, 149.9x238.8cm overall. [사진=글래드스톤갤러리] 2024.05.01 art29@newspim.com

세실리 브라운은 최근들어 보다 섬세하게 구획되고, 더욱 조밀해진 붓질로 익숙한 대상들이 밀집한 실내풍경에 역동성을 불어넣고 있다. 또한 회화라는 행위를 통해 욕망과 권력, 과거와 현재, 구상과 추상 사이의 긴장감을 즐기고 탐구하면서 흥미로운 시각적 유연성을 표출하고 있다. 결국 그의 회화는 예술적 표현이 지닌 '반항적 잠재력'을 드러내며 보는 이에게 강한 임팩트를 전해준다.

세계 미술계는 물론 아트컬렉터들로부터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세실리 브라운은 2000년 이래 작품값이 고공행진 중이다. 그의 작품을 수집하고자 하는 고객은 많으나 작품수가 많지 않아 대기고객들은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지난해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작품전을 갖게 되며 경매에서도 추정가를 계속 뛰어넘고 있다. 2023년 1월부터 7월까지 수십억원대 작품이 여러 점 판매됐고, 아트마켓 전문가들은 이에 힘입어 조만간 1000만달러(약 136억원)대 가격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랑스의 미술품가격 데이터베이스 '아트프라이스'에 의하면 세실리 브라운의 작품가는 세계적 거장인 제프 쿤스와 데미안 허스트 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며 연간 경매매출 작가순위 30위권에 올라섰다. 또 2018년 뉴욕 소더비경매에서 '갑자기 지난 여름'이란 회화가 680만달러에 팔리면서 생존 여성작가 중 최고낙찰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1969년 런던에서 태어난 세실리 브라운은 현재 뉴욕을 무대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페인팅'으로 승부하기 위해 뉴욕을 택한 것.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2023), 영국 블레넘궁(2021), 루이지애나현대미술관(2018), 산타바바라 미술관(2018), 튜린(토리노)시립현대미술관(2014), 쿤스트할레 만하임(2005–2006), 옥스포드 현대미술관(2005)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다수의 주요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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