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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아트신③]아트바젤홍콩 유력갤러리들,잘 팔릴 '블루칩' 내걸며 '실리' 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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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드 이전으로 회복돼 40개국 242개화랑 참여
급등한 운송비등 비용증가에 명분보다 실리추구
블루칩 위주에 신선감은 떨어져‥판매는 양극화

[홍콩=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아시아의 글로벌도시 홍콩에서 '2024 아트바젤 홍콩'이 26일 VIP프리뷰를 시작으로 닷새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근래들어 대부분의 화랑들은 아트바젤의 공식 온라인뷰잉룸과 SNS, Zoom 등을 활용해 출품작 프리세일(사전판매)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VVIP고객을 미리미리, 그리고 각별히 챙기는 양상이 증가하면서 작년같은 '오픈런'은 자취를 감췄다. 또 지난해 VIP티켓을 과도하게 배분해 '너무 붐벼 시장판같다'는 불만이 '큰손'고객들 사이에 나오자 바젤측은 올해 VIP티켓 관리를 예년 보다 타이트하게 했다고 한다. 

게다가 중국의 건설부동산 등 경기침체 여파로 작년처럼 개막 첫날의 왁자지껄한 열기는 없었다. 한결 차분해진 분위기 속에서 하우저앤워스, 타데우스로팍, 리만머핀, 데이비드코단스키 같은 대형 화랑들은 들고온 고가의 블루칩 작품을 절반, 또는 그 이상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반면에 시대에 뒤떨어진 진부한 작품을 들고 나온 화랑들은 심각한 판매부진을 겪었다. 결국 화랑별 양극화가 심화된 셈이다. 

[홍콩 뉴스핌] 2024 아트바젤 홍콩의 에스더쉬퍼 갤러리 부스. 필립 파레노의 명멸하는 조명 작업과 우고 론디노네의 회화가 어우러졌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3.27 art29@newspim.com

요즘 대다수 화랑들은 아트페어 참가에 드는 비용이 크게 늘어 고심 중이다. 아트바젤 홍콩같은 톱 페어의 경우 대형부스를 운영하려면 부스비와 작품운송비, 조명및 공간조성에 최소 1억8천만~2억5000만원은 투입해야 한다. 갤러리 대표와 직원들의 항공료, 체재비는 별도다. 결국 대형 페어에 한번 참가하려면 2~3억원은 간단히 깨지는 셈이다.

특히 작품 운송료, 보험료, 인건비가 두드러지게 올랐다. 그 여파로 유럽과 미국 등 원거리에서 홍콩을 찾는 서구 화랑들은 잘 팔리는 '블루칩' 작품을 전면으로 내세울 수밖에 없다. 명분 보다는 실리(매출)를 택하려는 것이다. 이에따라 올해 아트바젤 홍콩에서 유망작가및 신예작가의 참신하고 도전적인 작품들은 상대적으로 적어 신선감이 떨어졌다.

물론 비엔날레급 대형 설치작품을 선보이는 '인카운터스'와 아시아의 숨겨진 작가를 발굴소개하는 '디스커버리즈'섹터가 곁들여지긴 했으나 메인 섹터인 '갤러리즈'에서는 이같은 실리추구 전략이 두드러졌다. 막대한 비용을 쓰며 홍콩까지 날아온만큼 매출에 목을 매는 것은 사실 불가피하다. 올해 아트바젤 홍콩의 특징과 변화를 점검해봤다.

[홍콩 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스위스 기반의 다국적 메가 갤러리 하우저앤워스가 아트바젤 홍콩의 하이라이트 작품으로 택해 선보인 필립 거스턴(1913-1980)의 1978년작 'the Desire'.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개인 컬렉터에게 850만달러(한화 약 114억7000만원)에 팔렸다. 2024.03.27 art29@newspim.com

조지 콘도, 우고 론디노네,아니쉬 카푸어의 시대=작금의 글로벌 미술계를 리드하는 인기 작가들의 작품이 여러 갤러리에 광범위하게 등장했다. 특히 조지 콘도와 우고 론디노네의 작품이 다수 출품돼 대세를 이뤘다. 여기에 아니쉬 카우퍼, 알렉스 카츠, KAWS, 바젤리츠 등의 조각과 회화가 여러 화랑에 내걸렸다. 이들 작가 중에서도 조지 콘도와 우고 론디노네의 작품은 수집가들의 관심이 지대해 판매도 대체로 호조였다. 바야흐로 '조지 콘도와 우고 론디노네의 시대'라 불러도 될정도다.

[홍콩 뉴스핌]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미국의 유명 작가 마크 브래드포드의 신작 페인팅이 출품된 하우저앤워스 부스. 브래드포드의 이 대형 페인팅은 아시아의 개인 컬렉터가 구입했다. 판매가는 350만달러(47억2325만원). [이미지 제공=하우저앤워스] 2024.03.27 art29@newspim.

얼마 전까지도 글로벌 아트페어의 주인공이었던 게르하르트 리히터와 제프 쿤스, 데미안 허스트 작품이 크게 줄어든 반면 새로운 블루칩 스타가 그 자리를 대체해 세대교체를 보여주었다. 물론 리히터 등의 작품은 가격대가 너무 올랐고, 페어에서 판매할만한 작품이 그리 많지 않은 것도 그 이유다.

더 커진 새로운 리딩갤러리의 영향력=최근들어 전세계 미술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하우저앤워스, 화이트큐브, 데이비드즈워너의 영향력이 올들어 더 커졌음을 이번 아트바젤 홍콩에서도 확인됐다. 불과 10년 사이에 이들 화랑은 전통적인 미술시장 최강자였던 가고시안의 아성을 넘어서며 새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하우저앤워스는 아트바젤 홍콩 조직위가 첫날 VIP세일 리포트를 내던 오랜 관례를 깨고, '폐막일 발표'로 방향을 급선회한 것과는 달리 VIP 개막일 판매성과를 보란듯 공표했다. 바젤측 방침에 아랑곳하지 않고 실적을 공개한 것은 그만큼 성과가 매우 좋았기 때문이다.

[홍콩 뉴스핌] 이영란 미술전문기자=미국의 리만머핀 갤러리는 한국 작가 이불과 미국 작가 데이비드 살르 등 여러 작가의 작품을 첫날 판매했다. 사진은 리만머핀 부스. 오른쪽의 대형 페인팅은 라리 피드만의 2012년 작품이다. [이미지 제공=리만머핀] 2024.03.28 art29@newspim.com

하우저앤워스는 이번에 필립 거스턴의 1978년작 'The Desire'를 850만달러(약 114억7000만원)에 판매한 것을 필두로 윌렘 드 쿠닝의 유화 '무제2'(1986)를 900만달러(121억4500만원)에 판매했다. 드 쿠닝 판매가는 올 아트바젤 홍콩 작품 중 최고가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런데 이같은 'seven figuer'(수백만달러)짜리 최고 블루칩은 대부분 사전판매를 통해 고객으로부터 확약을 받은 뒤에야 '귀하신 작품'을 운송하게 된다. 1,2억짜리 작품도 아니고, 수십억·수백억대 작품을 전시장을 휙휙 둘러보다가 '사겠소!'하며 달려들 고객은 거의 없을테니 말이다.

하우저앤워스는 미국 미술계에서 뚜렷한 예술철학과 탁월한 역량으로 존경받는 작가 마크 브래드퍼드의 신작 'May the Lord be the first one in the car...and the last out'(2023)을 350만달러(약 47억2300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또 흑인 거장 에드 클락의 2009년작 'Homage to the Sands of Springtime'는 110만달러(14억8000만원)에, 조지 콘도와 팻 스타이어의 작품은 각각 85만달러(약 11억5000만원)에 아시아 컬렉터에게 팔았다. 이밖에 마리아 나스니그 유화 'Secret Love..'(1995)를 65만유로(약 9억4600만원)에 판매했고, 에이브리 싱어, 라시드 존슨, 팔스 게인즈, 폴 매카시, 장엔리, 로니 혼의 작품까지 출품작의 거의 대부분을 첫날 소화했다.

[홍콩 뉴스핌] 이영란 미술전문기자=오스트리아의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가 출품한 이불의 작품 'perdu'. 이불의 작품은 미국 리만머핀 부스에도 걸렸다. [이미지 제공=타데우스로팍]. 2024.03.28 art29@newspim.com

VIP프리뷰 이튿날에도 하우저앤워스는 앤제이 스미스의 2폭짜리 연작 회화 'If Winter comes?'(2023)를 60만달러(약 8억1000만원)에 홍콩 컬렉터에게 판매했고, 바티 커와 카밀 에르노의 작품도 판매완료했다.

한편 오스트리아 화랑인 타데우스로팍은  개막 첫날 토니 크랙의 조각과 마샤 정워스의 회화를 각각 78만5000달러(약 10억6000만원)와 48만7000달러(약 6억6000만원)에 판매했다. 리만머핀 갤러리는 이불, 마릴린 민터, 데이비드 살르의 신작을 각각 19만달러, 17만5000달러, 13만달러에 컬렉터에게 넘겼다. 

데이비드 코단스키 갤러리는 동서양에서 두루 팬이 급증한 사라 휴즈의 회화(34만~39만달러)와 조엘 메슬러, 힐러리 피스, 마타 다이아몬드의 작품을 첫날 판매했다.   

[홍콩 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레비고비 다이안갤러리가 선보인 조지 콘도의 회화. 조지 콘도 작품은 이번 아트바젤 홍콩에 8,9개 갤러리에 출품돼 가장 핫한 작가임을 입증했다. 2024.03.27 art29@newspim.com

물론 가고시안 갤러리의 부스는 예나 지금이나 많은 미술팬이 몰려드는 최고 인기부스다. 판매력도 여전하다. 하지만 컨템포러리 아트의 새 비전과 미래 방향성을 가장 뚜렷하게 제시하고 있는 것은 하우저앤워스, 데이비드즈워너, 화이트큐브다. 아트바젤측은 하우저앤워스와 데이비드즈워너를 1층 페어장 정중앙에 마주 보고 배치해 '핵심 중의 핵심' 갤러리임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들 화랑 바로 옆에는 리만머핀, 타데우스로팍, 화이트큐브, 리슨갤러리에 할애했다. 또 한국의 국제갤러리를 지근거리에 배치했다.

[홍콩 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독일 에스더쉬퍼 화랑이 출품한 안리 살라의 프레스코 회화. 2024.03.27 art29@newspim.com

금년도 아트바젤 홍콩을 위해 하우저앤워스는 20세기 페미니즘 미술을 대표하는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또 '화가들의 화가'인 필립 거스턴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대형페인팅 'The Desire'를 입구에 걸었다. 하우저앤워스는 또다른 하이라이트 작품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추상표현주의 작가 윌렘 드쿠닝의 유려한 작품도 공개했다. 드 쿠닝은 하우저앤워스가 에스테이트를 직접 관리하고 있지는 않으나 부르주아의 조각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기 위해 선별했다. 또 마크 브래드포드와 조지 콘도, 로니 혼, 니콜라스 파티, 라시드 존슨, 에이버리 싱어, 폴 매카시, 리타 애커만 등 세계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부스를 꾸몄다. 아시아 작가로는 중국의 장엔리와 쩡판츠의 작품을 출품했다.

데이비드즈워너는 보다 혁신적인 부스 구성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쿠사마 야요이의 '인피니티'페인팅과 거장 뤽 티만의 유화도 공개했지만 다나 슐츠, 맘마 앤더슨, 포리타 자바헤라 등의 도전적인 회화와 조각이 나와 시선을 끌었다. 또 홍콩 센트럴 지역의 데이비드즈워너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볼프강 틸만스의 과감한 사진작품도 내걸었다. 

[홍콩 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미국의 톱갤러리인 페이스가 선보인 영국 여성작가 세실리 브라운의 회화. 2024.03.27 art29@newspim.com

◆전통적인 페어 강자들, 노련미 뽐내=미국의 톱 갤러리인 페이스갤러리는 최근 10년간 글로벌 아트마켓에서 작품값이 가장 많이 상승한 여성작가인 영국의 세실리 브라운의 2000년작 '다음날 밤(The Night of the following day)'을 출품했다. 70억~75억원대 회화로 슈퍼컬렉터들을 들썩이게 하는 작품이다. '블루칩 중의 블루칩'인 장 드뷔페, 알렉산더 칼더의 수십억원대 작품도 페이스 부스에서 볼 수 있다. 한국작가인 이우환, 이건용의 페인팅도 함께 내걸었다.

[홍콩 뉴스핌] 이영란 미술전문기자=프랑스의 대표 화랑 페로탕이 2024 아트바젤 홍콩을 통해 선보인 재미화가 이상남의 2019년작 회화 '마음의 형태'. 이상남은 페로탕 서울에서 지난 1~3월 개인전을 개최했다.  [이미지 제공=페로탕갤러리] 2024.03.28 art29@newspim.com

프랑스를 대표하는 화랑인 페로탕 부스에는 일본의 스타작가 무라카미 다카시의 두폭짜리 은박 회화 '프란시스 베이컨에 대한 오마주'가 하이라이트 작품으로 나왔다. 만화 속 주인공같은 기괴한 두 인물이 등장하는 2016년 작품이다. 또 베리 맥기와 JR의 작품도 내걸었고, 최근 인기가 높아진 미스치프(MSCHF)와 오는 4월 베니스 빌모트재단에서 베니스비엔날레 연계특별전을 갖는 '숯의 화가' 이배의 작품도 선보이고 있다. 이배는 오는 7월 파리 하계올림픽에 맞춰 페로탕 파리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또 최근 페로탕서울에서 작품전을 가진 이상남의 회화도 내걸어 이 작가를 글로벌 무대에 본격적으로 소개하기 시작했다. 

[홍콩 뉴스핌] 알민 레시 갤러리가 아트바젤 홍콩에 출품한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작품. 390만달러(52억7000만원)에 판매됐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3.27 art29@newspim.com

미국의 리만머핀 갤러리도 성능경, 서도호, 이불 같은 한국작가의 작품을 다수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자메이카 태생의 뉴욕작가 나리 워드의 신작 'Peace Walk; Rally' 등이 나왔다. 근래에 화랑명을 다시 바꾼 레비고비 다이안 갤러리는 블루칩 작품인 쿠사마 야요이의 그물망 회화 'Infinity Dots CR(1-3)'를 내걸어 발길을 붙든다. 3폭이 연결된 대형 작품으로 금액은 약 90억~100억원을 육박하는데 VIP 첫날 판매는 불발됐다.

이렇듯 유럽과 미국의 주요 화랑들은 이머징 아티스트 보다는 지명도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불경기를 맞아 검증된 작품 위주로 수집하려는 고객의 보수적 구매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사라졌거나 뜸해진 미술 거장들=불과 4,5년전까지도 아트바젤 홍콩에는 데미안 허스트와 제프 쿤스, 중국현대미술가들의 작품이 넘쳐났다. 또 일본 아티스트들의 작품도 주류를 이뤘다. 한국 작가로는 이우환이 대표주자로, 한국 갤러리는 물론, 여러 외국 화랑들이 경쟁적으로 이우환의 작품을 내걸었다. 그런데 엄청난 대세였던 데미안 허스트와 제프 쿤스, 한국의 이우환 작품은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간 듯하다. 물론 이우환의 페인팅은 국내외 몇몇 화랑에 걸려 있긴 하지만 예년의 열광적인 바람은 조금 잦아든 인상이다. 대신 그 자리에 박서보, 이배, 이건용, 하종현, 그리고 이불과 서도호 작가 작품이 여러 갤러리를 통해 선보여지고 있다. 대표주자의 교체인 셈이다. 

[홍콩 뉴스핌] 2024 아트바젤 홍콩의 1층 페어장 정중앙에 차려진 국제갤러리 부스. 외국작가 작품과 함께 박서보 하종현 김윤신 강서경 양혜규 등 우리 작가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전판매를 통해 김윤신 작품이 전량 판매되는 등 전반적으로 성과가 좋은 편이다. 2024.03.27 art29@newspim.com

높이 살만한 한국 갤러리들의 약진=올해 아트바젤 홍콩에는 40개국에서 총 242개 화랑이 참여했다. 부스비가 아시아권 페어 중에서 가장 높고, 제반비용도 만만치 않아 대형 화랑이 아니고선 참가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한국 갤러리가 10개나 부스를 차리고 외국 정상급 화랑과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한국의 참여화랑 숫자는 아시아 화랑 중 중국-홍콩 다음으로 많다. 게다가 출품작 수준도 예년에 비해 한결 업그레이드됐다. 또 부스 구성, 공간디자인및 디스플레이 등에서도 우리 갤러리들은 일본및 중국-홍콩 화랑에 비해 훨씬 정돈되고, 세련된 편이다.

이번 아트바젤 홍콩은 전체 참여화랑의 절반이 아시아 갤러리인데 한국은 국제갤러리를 비롯해 조현, 학고재, 바톤 등이 페어장 중요 위치에 큰 부스로 자리잡아 K-아트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또 pkm, 리안, 우손, 원앤제이, 아라리오도 1층에 부스를 배정받았다. 국제갤러리는 박서보, 하종현, 김윤신, 양혜규, 강서경, 이기봉, 이희준, 장-미셸 오토니엘, 다니엘 보이드, 줄리안 오피 등을 선보였는데 개막 첫날 작가별로 고루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홍콩 뉴스핌] 숯의 화가 이배의 회화와 입체작품 3점을 묶어 선보인 조현화랑 부스. 인도 컬렉터가 3점을 일괄 구매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3.27 art29@newspim.com

조현화랑은 이배의 작품 3점을 인도 컬렉터에게 판매했고, 리안갤러리와 아라리오갤러리도 출품작의 절반 이상을 개막 첫날 판매했다. 물론 작년과는 달리 중국과 홍콩의 경기 침체로 인해 VIP오프닝에서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한 화랑도 적지 않다. 

한국화랑, 인카운터스· 캐비닛 등 특별이벤트에서도 역량 보여=초대형 설치작품을 선보이는 '인카운터스'는 올해 출품작 16점 중 국제갤러리 소속의 양혜규 작품이 포함됐다. 금년도 인카운터스 작품은 스케일은  크나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도 보였다. 양혜규의 출품작은 비평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는데 작품 중 '소리나는 우주 동아줄-십이각 금 반듯 엮기'는 해외 유명뮤지엄에서 구입했다.

한편 미술사적 접근을 강조한 '캐비닛(Kabinet)' 부문은 아트바젤 홍콩이 지난 2017년 이 섹터를 신설한 이후 최다 참여인 33개 갤러리가 도전했다. 그 가운데 부산 조현화랑이 야심차게 선보인 '박서보 유작전'은 컬렉터및 미술계로부터 호응이 높았고, 뉴욕타임스 등 해외 유력미디어도 관심을 표명했다. 

한국계 뉴욕 화랑인 티나킴갤러리는 불의의 사고로 타계한 작가 강석호(1971~2021)를 조망하는 캐비닛 기획을 선보였다. 홍콩의 갤러리 뒤 몽드는 서울 리움미술관에서 백자 특별전을 개최했던 도예가 박영숙의 달항아리및 신작도자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홍콩 뉴스핌] 프리세일을 통해 판매된 이진주의 페인팅. 아라리오 갤러리는 이진주의 회화를 이번 아트바젤 홍콩에 모두 15점 출품했고, 국내외에서 작품을 기다리는 고객이 많아 사전에 모두 판매했다. 2024.03.27 art29@newspim.com

이밖에 영상작품에 주목하는 '필름'부문에는 총 22개 갤러리가 참여했는데 벨기에의 악셀 베르보르트 갤러리는 전속작가인 김수자를 이 부문 참여작가로 내세웠다. 한편 신진작가 발굴전인 '디스커버리즈'에도 한국의 휘슬갤러리가 사진작가 김경태와 함께 참여해 부스를 꾸몄다. 

이처럼 한국의 아티스트와 갤러리들은 이번 아트바젤 홍콩에서 나름대로 두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수퍼스타 작가는 그 숫자가 적고, 층도 두텁지 못한 편이다. 전세계적으로 높은 명성을 구가하며 국제순회전이 끝없이 열리는 쿠사마 야요이, 나라 요시토모, 무라카미 다카시 같은 슈퍼 아티스트는 일본이 (현대미술 마켓이 우리에 비해 작은데도 불구하고) 더 많은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특히 쿠사마 야요이의 '인피니티'시리즈와 '호박' 조각 등은 이번 아트바젤 홍콩에서도 아시아 현대미술 중 최고의 블루칩임을 입증했다. 빅토리아 미로는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3점의 선판매 등을 통해 총 1100만달러(약 148억61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알민 레시 갤러리는 쿠사마 야요이의 입체작품 '호박'을 390만달러(약 52억7000만원)에 판매했다. 이는 쿠사마 야요이 작품이 대중친화적이기도 하지만 미국 유럽 등지 주요미술관에서 열린 순회전시를 통해 미술사적으로도 그 의미와 가치를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화랑과 미술계, 정부도 힘을 합쳐 더 체계적으로, 더 전략적으로 한국작가를 국제무대(특히 주요 뮤지엄에)에 진출시켜야 할 때다. 우리 작가와 작품의 국제적 비평이 다져지며 현대미술 본 마당에 자리잡게 하는 게 한국 화랑과 문회당국의 당면과제이다. 이를 위해 아트바젤 홍콩같은 특급 페어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않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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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F-21, 내년 3월 양산 1호기 출고식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한국형 전투기(KF-21) 양산 1호기 출고 행사가 내년 3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열리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뉴스핌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당초 2026년 연말로 잡혔던 일정이 약 10개월 앞당겨지는 '조기 실전배치 시나리오'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KF-21(당시 KF-X) 사업은 2015년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가 약 8조원(70억~80억달러 수준) 규모의 체계개발을 승인하면서 본궤도에 올랐고, 인도네시아가 개발비 20% 분담을 약속하며 공동개발 파트너로 참여했다. 이후 설계안 확정(2019년)과 2020년 9월 최종조립 착수 과정을 거쳐 2021년 4월 시제 1호기(001번기) 출고 및 명명식에서 공식 제식명 'KF-21 보라매'가 부여됐다.​​ 지난해 11월 29일 1000소티 비행을 달성한 한국형 전투기 KF-21. 이로써 전체 약 2000소티 중 절반을 완료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2025.12.09 gomsi@newspim.com 시제기는 단좌 4대·복좌 2대를 포함해 총 6대가 제작됐고, 2022년 7월 첫 비행에 성공한 뒤 2023년 초음속 돌파, 야간·무장분리 시험을 포함해 2024~2025년까지 누적 2000회 수준의 시험비행을 소화하면서 블록Ⅰ(공대공 중심) 체계개발 막바지 단계에 올라와 있다. 방위사업청과 공군은 이 시험 데이터를 토대로 2026년까지 '초도양산+작전운용시험·평가'를 동시에 진행해 공군 F-4E, F-5 등 노후 3세대 전투기를 순차적으로 대체한다는 이정표를 세워왔다.​ 당초 KF-21 양산기 전력화 로드맵은 2024년 양산계약, 2025년 최종조립, 2026년 하반기 대량 양산 출고 및 전투적합 판정, 2026~2028년 초도 대대급 배치 순으로 짜여 있었다. 실제로 방추위는 2025년 3월께 '올해 20대·내년 20대' 방식의 1·2차 양산계약(20+20대)을 의결했고, 1조9000억원 안팎(1차 20대 기준 약 1조9000억원)의 초도 물량 계약이 체결되면서 사천 KAI 공장은 2025년 5월부터 양산 1호기 최종조립에 들어간 상태다.​ 이 기본 시나리오에서 2026년 연말로 잡혀 있던 '양산 출고식'을 10개월가량 당겨 2026년 3월 사천에서 여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업계에선 "양산 1호기·2호기를 포함한 초기 물량의 기체·엔진·전장 계통 신뢰성 검증이 예상보다 순조롭고, 공군의 F-4E 조기 퇴역·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른 전력 공백 우려가 일정 단축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만 10년 만에 양산형을 내놓는 만큼, 대통령 참석을 전제로 한 '국가급 이벤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KF-21 시제 1호기 출고식은 2021년 4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그 자리에서 "2032년까지 120대 실전배치" 목표가 공개되면서 한국의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도약을 대내외에 과시한 바 있다. [사천=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고정익동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출고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1.04.09 photo@newspim.com 내년 3월로 예고되는 이번 출고행사는 시제기가 아닌 '양산형 1호기'가 주인공인 만큼, 시제기 롤아웃 이후 약 4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다시 사천을 찾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한 중동 순방 과정에서 KF-21을 한국 방산 수출 패키지의 핵심 품목으로 전면에 내세우며, 향후 수출형 블록Ⅱ·블록Ⅲ 개발과 현지 공동생산·부품 협력 구상을 함께 홍보해 왔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산업부 안팎에선 "양산형 출고식이 사실상 '수출형 보라매'의 첫 공개 무대가 될 수 있는 만큼, 대통령 주관 행사로 격상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현 시점에서 군·방산업계가 그리는 '3·6·9 시나리오'의 뼈대는 비교적 선명하다. 내년 3월 사천 출고식을 통해 양산 1호기를 공개하고, 6월까지 공군·방사청 공동의 전투적합 판정(전투운용능력 평가)을 마친 뒤, 9월 전후로 공군 작전부대에 초도 인도를 시작한다는 시간표다.​ KF-21 블록Ⅰ양산기는 2026년 상반기 대량 출고 이후 강릉 제18전투비행단과 예천 제16전투비행단에 각각 1개 전투비행대대(20대 안팎) 규모로 나뉘어 초도 배치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어 2028년 이후 공대지·다목적 능력을 강화한 블록Ⅱ 80대는 횡성 제8전투비행단, 충북 지역 제19전투비행단 등으로 확산 배치돼 공군의 F-5, 구형 F-16 전력을 단계적으로 완전히 대체하는 계획이다. 지난 11월 5일 국산항공기 FA-50와 함께 비행하는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의 KF-21. [사진=공군 제공] 2025.12.09 gomsi@newspim.com KF-21 사업은 개념연구 착수(2000년대 초) 이후 예산·기술 이전 문제로 수차례 좌초 위기를 겪었지만,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10년 만에 양산형 출고 단계에 진입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전투기 체계개발-양산-수출까지 독자 사이클을 돌리는 소수 국가 반열에 올랐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KF-21 양산형 출고는 단순히 새 전투기를 들여놓는 차원을 넘어, 한국이 10년 주기의 전투기 개발·개량 사이클을 스스로 설계해 가는 수준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며 "2015년 개발 승인에서 2025년 양산 1호기, 2032년 120대 전력화로 이어지는 연표는 한국이 명실상부 '전투기 개발·수출국'으로 올라섰다는 증표"라고 했다. gomsi@newspim.com 2025-12-0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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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조희대 대법원장 입건 후 사건 검토 [과천=뉴스핌] 김현구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입건하고 본격적인 사건 검토에 들어갔다. 공수처 관계자는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조 대법원장) 고발건은 한 두건이 아니다. 어떤 건은 수사 4부, 어떤 건은 1·3부 등에 있다"고 밝혔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사진=뉴스핌DB] 공수처는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선별해 사건화하는 것이 아닌 '자동입건'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수의 고소·고발이 접수된 조 대법원장은 피의자 신분이 유력하다. 조 대법원장은 대선 후보 시절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을 지정 배당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아울러 공수처는 최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감사원의 '표적 감사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사건은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현 감사위원) 등이 2022년 전 전 위원장을 사직시키기 위해 특별 감사를 진행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 수사1부(나창수 부장검사)는 지난 4일 감사원 운영쇄신태스크포스(TF)와 심의지원담당관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다만 공수처는 사건의 처분 시기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공수처 관계자는 "(처분 시기는) 수사팀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 (처분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공수처는 윤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술자리 접대 의혹'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지 부장판사가 1인당 100만~2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오는 고급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돈을 낸 적 없다는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제보를 받았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후 대법원 법원감사위원회는 해당 의혹을 심의한 후 "현재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지 부장판사에게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 향후 드러나는 사실관계가 비위행위에 해당할 경우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는 사건을 수사3부(이대환 부장검사)에 배당했고, 수사팀은 최근 그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수처는 택시 앱 사용 기록 등과 달리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hyun9@newspim.com 2025-12-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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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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