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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헌 교수의 더블린 서신] ⑧피비린내 나는 분쟁에서 평화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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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창사 20주년 특별기고

아일랜드의 현대사는 참으로 다루기 무거운 주제이다. 아일랜드와 영국, 그리고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아이리쉬의 디아스포라를 발칵 뒤집어 놓은 사안들을 꼼꼼하고 치밀하게 되짚어야 한다는 점에서다. 필자도 이 문제를 다루기에 앞서 두려움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간 많은 학자와 전문가, 언론인들이 다각적으로 깊이분석하여야만 이해가 되는 복합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사실은 사실대로 인정하면서, 현재까지 온 상황을 한 번은 정직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목헌 트리니티대 교수

슬픈 사실이지만 아일랜드가 그 주권을 영국에게 빼앗긴 기간은 이럭저럭 800년의 세월이다. 원래 족장들이 각각의 지역을 다스리고 있고 이들을 연합하여 지배하는 상왕(High King) 제도를 가지고 있었던 아일랜드 섬은 1169년 앵글로 노르만 족의 침입으로 영국의 지배 하에 있게 된다. 그 후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왕비도 많았던 헨리 8세가, 당시 대륙에서 기독교의 부패를 대범하게 지적했던 마르틴 루터와 죤 칼방 등의 종교 개혁자의 물결에 무임 승차하여 잉글랜드 교회(Church of England, 성공회)를 로마 가톨릭 교회로부터 분리시키고 천주교를 박해하기 시작하였다.

이 박해는 영국과 아일랜드에 소재한 모든 수도원의 해산과 성당 재산 몰수부터 시작하여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개신교도들이 아일랜드의 얼스터 지방 (Ulster, 지금의 북 아일랜드 영토와 거의 동일)에 정착하게 되는 식민지 정책으로 이어진다. 이후 크롬웰과 의회주의자들에 의해 영국이 잠시 의회주의 공화국으로 바뀌자 아일랜드에서의 가톨릭 신자들의 핍박은 더욱 가세가 되고, 당시 아일랜드 인구의 5분의 1이 전쟁과 기아와 전염병으로 목숨을 잃게 되는 참극으로 이어진다.

[목헌 교수의 더블린 서신] 글싣는 순서

1. '감자농사' 빈국서 1인당 명목GDP 세계 2위로
2. 대기근으로 인구 3분의 1 잃은 아일랜드 사람들이 잘사는 비결
3. 더블린 산책과 함께 하는 역사 기행
4. 영국의 강점에서 벗어나기 위한 처절한 독립 투쟁
5. 아일랜드 글로벌 최저 법인세의 두 얼굴
6. 아일랜드의 세계 최고 기업들…기네스맥주에서 의료기기까지
7. 아일랜드 교육의 백미...중고생에 숨통 트여준 전환학년제
8. 피비린내 나는 분쟁에서 평화로 (上)
9. 피비린내 나는 분쟁에서 평화로 (下)
10. 한·아일랜드의 디아스포라와 재외동포 역량
11. 골칫덩이 국가에서 유럽의 실리콘밸리로...위기극복 DNA 채워진 아일랜드 (끝)

설상가상으로 17세기 내내 천주교인들에게 불평등한 형벌(Penal Laws)들이 제정되어 가톨릭 교도이면 아일랜드에서 교육을 받을 수도, 공직을 가질 수도, 재산을 소유할 수도 없는 등 일방적으로 불리한 종교 탄압이 18세기까지도 이어졌다.

대부분이 천주교 신자였던 아일랜드 국민에게 가하여진 핍박이었으니 그들에게는 재산도 권력도 취할 기회가 없었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19세기 중반의 감자 역병 대기근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들 역시 이들일 수 밖에 없었다. 반면에 아일랜드 섬의 북동편 귀퉁이 북 아일랜드 지역에 몰려 살고 있었던 대부분의 개신교도들은 18~19세기의 산업 혁명의 경제 혜택이 바로 그들의 삶으로 전달되어 조선 공업, 마직 섬유 산업 등의 발달과 함께 삶의 질이 영국 본토와 보조를 맞춰가고 있었다.

즉, 종교적인 차별로 시작된 한 민족에 대한 불평등이 긴 세월이 지나는 동안 커다란 인권적이고 경제적인 격차를 가져오고 만 것이다. 지금도 간간이 보이는 이 인간 비극에 가슴이 아픈 이유는 가장 순수하고 심오하여야 할 종교가 단순히 사람과 사람을 분리시키고 가르는 프레임 뿐으로만 사용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더더욱 가슴 아픈 것은 천주교와 개신교 모두 동일한 천주 하나님을 믿고 있는 신앙이며 공통적인 핵심 사상이 희생적인 사랑을 통한 백성의 구원이라는 것을 뻔히 앎에도 불구하고 이 모순된 차별을 이들이 계속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경제 논리로만 따지자면 1916년 아일랜드의 부활절 항쟁 이후 이어진 내전에서 당시 인간의 기본권을 빼앗기고 가난에 허덕였던 가톨릭 신자가 다수인 아일랜드 대부분의 지역이 영국으로부터 자주 독립을 얻기 위한 투쟁에 참여하는 것이 당연하였다. 반면 자신들의 생활권이 보장된 북 아일랜드의 사람들이 영국 연방에 귀속되고자는 하는 의지를 밝히는 것도 그리 이상하다고 여길 수는 없다.

그리하여 1922년에 체결된 영국-아일랜드 조약(Anglo-Irish Treaty)에 의하여 북쪽의 6개 카운티는 스코틀랜드, 웨일즈, 잉글랜드와 동등한 위상으로 영국에 귀속되는 북아일랜드(Northern Ireland)로, 나머지 26개 카운티는 영국으로부터 독립된 아일랜드 자유국(Irish Free State)으로 분리되고 만다.

아일랜드 공화군(IRA)의 등장과 폭력 투쟁

이 조약으로 성향과 경제적인 수준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인 북아일랜드가 구성되었다고 하더라도 개신교 다수 사람들 틈 속에 소수의 가톨릭교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이런 상황 속에서도 민주주의에 의거한 다수결의 원칙을 실행하면서 소수 의견을 존중하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소수에 대한 차별과 이들을 내쫓고자 하는 폭력 행위가 곧바로 북아일랜드에서 시작되었다. 안 그래도 아일랜드의 통일을 염원하며 혹독한 내전을 치른 민족주의 노선의 아일랜드 공화군(Irish Republican Army, IRA)은 소수의 카톨릭 교도들이 핍박받는 데에 분개하여 북아일랜드에 사는 다수 개신교도들에 대해 역시 동일한 폭력으로 대항하였다. 이로써 아일랜드 내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형제 이웃 간의 피흘림이 북아일랜드에서 계속된다.  

다시 말해 역사적으로는 초기에는 종교의 탄압으로, 그리고 잉글랜드 민족이 아일랜드 민족을 이등국민으로 강등시키는 차별 정책이 400여년 동안 계속되다 보니 이제는 그 본래의 원인을 잊고 아일랜드 민족 간의 인권 탄압과 기득권의 유지를 비롯한 정치·경제·사회 문제로 고착화되고 만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이 모든 문제들이 폭력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많은 아이리쉬인들 때문에 한정 없이 그 비극이 계속되고 이어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름하여 북 아일랜드 분쟁 (The Troubles)이다. 이는 1960년대 말부터 약 30년간 아일랜드 통일을 목적으로 구성된 준군사조직(paramilitary group)인 IRA, 친영 준(準) 군사조직인 얼스터 의용군 (Ulster Volunteer Force, UVF), 그리고 이들간의 무력 살상을 막기 위하여 파견된 영국군과 왕립 얼스터 경찰 (Royal Ulster Constabulary, RUC) 등 네 개의 집단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아일랜드의 참극이다. 이 과정에서 생명을 잃은 사람이 3500여명, 부상을 입은 자들이 4만명 이상이었으며, 북아일랜드에 거주하는 사람 누구든 사상자의 가족 또는 친분이 없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이 비극을 피한 사람은 사실상 아무도 없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피의 일요일' 당시 영국군이 데리 주민들을 진압하는 모습. [사진=목헌 교수 제공]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라면 1972년 1월 30일 벌어진 피의 일요일(Bloody Sunday)을 들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영장없이 피의자를 강제 구금할 수 있었던 북아일랜드 당시 이 제도를 반대하며 인권 평등과 회복을 되찾고자 데리(Derry)시의 시민이 평화 시위를 하던 중 영국군이 무차별 발포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 결과로 13명이 즉사하고 부상자 중 1명이 후일 사망하여 총 14명의 사망자를 가져왔다. 북아일랜드 분쟁 기간 중의 가장 어두운 나날 중의 하나로 기억되는 이 사건에 대해 영국 정부의 즉각적인 조사가 있었으나 영국군 공수여단의 진압이 정당하였다는 정부 옹호 결론만 나오고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26년 후인 1998년에 토니 블레어(Tony Blair) 총리에 의해 이 사건은 재조사에 들어갔고, 그로부터 12년 후인 2010년 데이비드 카메론(David Cameron) 총리는 공식적인 정부의 깊은 사과를 의희에서 발표하면서 영국군의 과잉 폭력 진압으로 데리의 시민이 부당하게, 그리고 일체 정당화될 수 없는 방식으로 희생 당하였음을 선언하였다.

한편 1981년의 메이즈(Maze) 형무소에서 일어난  IRA 소속원들의 단식 투쟁도 언급지 않을 수 없다. 1970년대 초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IRA테러범들은 전쟁 포로로 간주되어 다른 재소자들처럼 죄수복을 입지 않고 강제 노역에 가담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함으로써 형무소 내에서도 IRA 소속원들간의 지휘 명령 체계가 유지됨을 본 영국 정부는 1976년 부터 전쟁 포로 특별 대우를 없앴으며, 이에 반발한 재소자들은 모포 투쟁(Blanket Protest)을 시작으로 여러 방식의 투쟁을 하다가 1981년 3월 부터는 연쇄 단식 투쟁에 들어간다.

단식을 최초로 개시한 사람은 IRA 지휘관 출신 보비 샌즈 (Bobby Sands)였는데, 이 와중에 북아일랜드에서 영국 하원 의원 보궐 선거가 발생하여 후보로 등록하고 민주적으로 옥중 선출되기도 했다. 샌즈로 시작된 단식 투쟁은 총 23명까지 늘어갔으며 66일만에 사망한 샌즈를 포함하여 총 10명의 IRA (또는 유사조직인 INLA) 소속 재소자들이 아사하게 되었다.  당시 들끓는 여론과 정치적인 논쟁 속에서도 마가렛 대처 총리 정부는 무력 집단과는 어떠한 협상도 완강하게 거부하였으며 평화적이고 정치적인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을 암시하였다.

보비 샌즈를 추모하는 벨파스트의 벽화. [사진= Wikimedia Commons]

이에 대항해 IRA 는 오히려 무장 폭력 테러의 수위를 높이고 대처 총리에게 복수를 하고자 영국 보수당의 1984년 전당 대회가 열리고 있는 영국의 해변 휴양 도시인 브라이튼에서 대처 및 영국 내각이 숙소로 삼고 있었던 그랜드 호텔에 폭탄 테러를 감행하였다. 새벽에 터진 폭탄에 5명이 사망하였으며 당시 호텔 방에서 집무를 보고 있었던 대처 총리는 다음 날 아침 예정된 전당 대회 연설을 통하여 민주주의를 붕괴하는 테러를 부정하는 영국인의 의지는 그 어느 누구도 굽힐 수 없다고 열변을 토했다. 이는 IRA의 의도와는 정 반대로 대중의 지지를 얻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노벨상에 및나는 아일랜드 펑화주의 활동

다행히 서로가 서로를 폭력과 억압으로 맞대응하는 시도만큼이나 눈앞에 전개되는 이 비극을 종료시키기 위한 노력 역시 수 없이 많았다. 1976년 한 IRA 소속원이 운전 도중 영국군의 총격을 맞고 즉사하면서 그 자동차가 인도를 침범해 마침 걸어가고 있던 어머니와 세 자녀를 덮쳐 자녀들 모두 목숨을 잃은 사건이 있었다. 이를 직접 목격했던 33세의 베티 윌리엄스, 그리고 목숨을 잃은 어린 세 아이의 이모였던 32살의 메어리드 코리건은 1만여명의 천주교와 개신교 여성들과 함께 평화의 행진을 시작했다. 이어 3만 5000여명의 '평화를 위한 여성회 (Women for Peace)'의 행진을 벨파스트 시에서 개최하게 된다. 그 이후 여성들에게만 제한되지 않는 운동이다 보니 그 이름이 바뀐 '평화인 공동체 (Community of Peace People)' 는 계속하여 북아일랜드의 평화를 위하여 시위를 하게 되었고 이듬해 1976년에 윌리엄스와 코리건은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하게 된다. 

이런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인도주의와 만민 평등을 염원하는 아일랜드 국민들은 한동안 묵묵히 목도하기만 했던 비극의 연속과 혼몽과 좌절의 대물림을 끊고자 의지를 드러내 보이기 시작하게 된다. 그 연장선으로 외교적인 차원에서도 북아일랜드의 문제는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리쉬 민족 및 미국 그리고 유럽연합(EU) 등이 함께 풀어 가야할 숙제임을 깨닫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북아일랜드 정부가 아일랜드 정부의 자문을 받으며 북아일랜드 국민의 과반수의 찬성이 있을 시에 아일랜드 섬의 통일이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영국-아일랜드 협정(Anglo-Irish Agreement)을 1985년 영국의 대처 총리와 아일랜드의 가렛 피츠제럴드 총리가 체결하게 된다.

* 목헌 교수는 = 아일랜드에 2006년에 정착한 후 현재까지 트리니티 대학교 (Trinity College Dublin)의 생화학⋅면역학부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단백질 3차 구조 연구 및 항암제 개발을 수행하고, 신약 개발 회사인 해믈리트 파마 (HAMLET Pharma, 스웨덴)의 기술 고문을 맡고 있다. 또, EU와 우리나라를 비롯한 40여개국의 산업 기술 개발을 위하여 설립한 공동 연구개발 R&D네트워크인 유레카 (Eureka)의 전문 심사 위원, ICMRBS 의 이사 등을 지내고 있다. 목 교수는 서울 대학교 약학 계열 1학년 과정을 이수한 후 도미, 버클리 대학교 (UC Berkeley) 에서 학사, 퍼듀 대학교에서 (Purdue University) 박사, CJ제일제당 종합 연구소 선임 연구원, 그리고 영국 외무성 치브닝 Chevening 장학생으로 옥스포드 대학교 (University of Oxford)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지낸 바 있다. 이웃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실천하며, 그 실천을 생색내지 않고 묵묵히, 꾸준히 하는 아름다운 분들을 벗삼으며, 더블린 한글 학교 발기위원장 그리고 아일랜드 한인회장을 역임하고, 수행하는 연구와 더불어 아일랜드에서의 재외 한국인의 위상 제고 및 그늘진 곳에 살며 탄식하는 아일랜드 인의 구제 활동에 몸과 마음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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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백 약발' 하루 만에 주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국채 수익률이 20일(현지시간) 전날의 급락분 일부를 되돌리며 다시 상승했고, 미 달러화도 장 초반 약세에서 벗어나 소폭 반등했다. 미 재무부가 장기 국채시장 안정을 위해 바이백(환매) 규모를 최소 두 배로 확대하고 추가 확대 가능성까지 시사했지만, 시장에서는 미국의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높일 수 있다는 경계감이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미국의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 40조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재무부가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할 경우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국채 대신 달러화 약세로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날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5bp(1bp=0.01%포인트) 상승한 4.698%를 기록했다. 30년물 수익률은 4.4bp 오른 5.238%,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0.9bp 상승한 4.188%를 나타냈다.  미 달러화.[사진=로이터 뉴스핌] 앞서 미 재무부는 전날 10~30년 만기 장기 국채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로 장기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자 시장 안정에 나선 것이다. 발표 직후 10년물과 20년물,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큰 폭으로 하락했고 글로벌 국채 매도세도 진정됐다. 그러나 하루 만에 국채 수익률이 다시 상승하면서 재무부 조치의 효과가 지속될지를 둘러싼 의문이 커졌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국채 바이백 규모가 당초 발표한 40억달러보다 더 커질 수 있다며 추가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국채 수익률이 기초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미국 금리·모기지 거래 책임자인 마이클 로리지오는 베선트 장관의 발언보다는 국제유가 상승이 이날 국채 수익률 반등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면 연준이 더욱 매파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지원하는 국가를 상대로 "경제 전쟁(economic warfare)"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시작한 이란과의 전쟁으로 원유 공급망이 충격을 받은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를 다시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물가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높아졌다. 미국 5년물 물가연동국채(TIPS)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날 2.289%에서 2.338%로 상승했다. 10년물 TIPS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345%를 기록해 시장이 향후 10년간 미국의 물가상승률을 연평균 약 2.3%로 예상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날 실시된 90억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TIPS 입찰에서는 응찰률이 2.8배를 기록해 최근 추세와 비슷한 수준의 수요가 확인됐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건을 소폭 웃돌며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외환시장에서도 재무부의 바이백 정책을 둘러싼 평가가 이어졌다. 전날 바이백 확대 발표 직후 급락했던 달러화는 이날 장 초반 하락분을 만회하고 소폭 상승했다. 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06% 상승한 98.89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0.01% 하락한 1.1676달러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장중 한때 1.171달러까지 올라 5월 1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는 달러 대비 0.6% 하락한 달러당 159.12엔을 나타냈다. 달러/원 환율은 한국 시간 21일 오전 7시 기준 전장 대비 6.92% 하락한 1394.80원에 거래됐다. 시장에서는 재무부가 장기 국채 수익률 상승을 억제할 경우 미국의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가 달러화 약세로 옮겨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금리가 재정적자 확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면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시장의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시장에서 이른바 '통화가치 희석 거래(debasement trade)'로 불린다. 정부 부채 확대와 통화가치 하락에 대비해 투자자들이 금이나 비트코인 등 대체 가치저장 수단으로 이동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CIBC 캐피털마켓의 세라 잉 외환전략 책임자는 "이는 베선트 장관이 시장을 시험하고 시장이 이에 맞서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발표가 더 나올 수 있지만 적어도 현재로서는 시장이 이를 그다지 신뢰하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향후 금리 경로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날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 내부의 우려가 한층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정책위원들이 금리 인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었으며 '많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인 2%를 향해 둔화하지 않을 경우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금리선물 시장은 현재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35% 반영하고 있으며, 12월까지 한 차례 이상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67%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달 말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예정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연설에서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추가 단서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5% 상승한 7만2524.54달러까지 오르며 6월 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정적자 확대와 통화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체 가치저장 수단에 대한 수요가 다시 부각됐다. koinwon@newspim.com 2026-08-2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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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주 상폐' 중견기업들 비상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동전주 퇴출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중견기업 오너들이 주가와 시가총액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주주환원 확대는 물론 유상증자와 주식병합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주가 부양과 상장 유지에 나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식병합 등 단순한 주당 가격 인상만으로는 상장폐지 위험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결국 실적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와 시가총액 확대가 뒤따르지 않으면 상장 유지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상폐 위기 몰린 중견기업, 주식병합·자사주 매입으로 전방위 방어 21일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의 상장 유지 요건 강화로 퇴출 위기에 몰린 중견기업들이 주식병합과 주주환원 등 주가 방어책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인 가격 인상이라는 임시방편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한 만큼, 실적 개선과 시가총액 증대가 수반되지 않으면 상장폐지를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인포그래픽=이석훈 기자] 퇴출 위기에 몰린 기업들이 가장 빠르게 꺼내 든 카드는 주식병합이다. 여러 주식을 하나로 합치면 기업가치나 시가총액 변동 없이 주당 가격을 병합 비율만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에 관리종목 지정 대상이 된 36개 종목 가운데 15개는 주식병합을 예고했다. 한화투자증권에 의하면 상장폐지 개혁안이 발표된 지난 2월 12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추진된 액면병합은 276건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배 급증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액면가 500원, 주가 300원인 기업이 액면가를 2000원으로 병합하면 주가가 1200원이 되면서 동전주 요건을 피할 수 있다"며 "정부가 상장폐지 개혁 방안에 동전주 요건을 신설하면서, 이를 피하고자 많은 기업들이 주식병합을 단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유지 시가총액 기준에 대응하기 위한 증자도 주요 수단으로 꼽힌다. 당초 2027년 200억원, 2028년 300억원으로 상향 예정이던 코스닥 시총 기준은 제도 개편에 따라 2026년 7월 200억원, 2027년 1월 300억원으로 가용 시점이 조기 적용됐다. 플레이그램처럼 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달한 자금이 실제 사업 성과와 현금창출력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상장 유지의 관건이다. 주주환원 확대 역시 오너들이 선택하는 주요 방어 수단이다. 티쓰리는 오너 일가 주도로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를 목표로 제시하며 자본 효율성 제고를 공식화했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는 주주 가치를 높여 시장의 저평가 인식을 해소하는 데 유용한 카드가 된다. 특히 지배주주가 승계 과정까지 고려해 특정 시기에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집중할 경우, 주가 방어와 지배구조 안정화를 동시에 노린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상장폐지 기준이 강화되면서 퇴출 위기에 몰린 기업들이 주식병합이나 증자, 자사주 매입 등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동원해 주가와 시가총액 방어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 "주식병합만으론 상폐 못 면해"…체질 개선·실질 대책 시급 문제는 이러한 조치가 실질적인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때다. 주식병합은 기업가치를 바꾸지 못하고, 증자는 지분 희석과 재무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 역시 이익과 현금흐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일회성 부양책에 그친다는 한계가 뚜렷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단기적인 주가 부양보다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채 장부상 자본만 늘리는 조치는 임시방편에 불과한 만큼, 비용 절감과 사업 재편 등 실질적인 체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병합을 실시하더라도 시가총액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상장폐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더구나 정부가 일시적 주가 부양을 통해 상폐를 회피할 수 없도록 세부 적용 기준과 시장 감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도 "주식 병합만으로는 상폐를 면하기 어렵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대주주의 출자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을 통해 주식 가치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tpoemseok@newspim.com 2026-08-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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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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