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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이 맺어준 멘디 엘 사예-이근민 2인전 리만머핀서 개최

기사입력 : 2022년11월04일 14:30

최종수정 : 2022년11월04일 14:30

리만머핀 3일부터 'recombinant' 개최
알고리즘 검색 통해 인연 맺은 두 작가의 시선
다른 방식으로 추상화된 신체 그리는 두 작가의 작업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서로 다른 방식으로 추상화된 신체를 그리는 작가가 만났다. 감각적인 소재와 설치로 신체를 탐구하는 맨다 엘사 예(37)와 살, 팔다리, 장기 등을 암시하는 듯한 형상을 특유의 화법으로 담아내는 이근민(40) 작가가 리만머핀 서울에서 2인전 '레콤비넌트(Recombinant)'를 개최한다.

두 사람의 인연은 온라인에서 시작됐다. 작품 활동에 고민이 깊었던 시기에 맨디 엘 사예는 인터넷에서 자신의 그림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유사 이미지 검색 결과로 이근민 작가의 작품을 발견하게 됐다. 정신세계를 다루는 점이 흥미로웠고 주류도 그리고 아웃사이더 작가도 아닌 이 작가에 주목했다. 직접적인 소통라인이 없었기 때문에 인스타그램을 통해 연락했다. 두 사람 사이에 공통적으로 소통할 언어는 없지만 이 장벽을 허문 것이 그림이다. 두 사람은 여러 해동안 원격으로 교류하며 전시로 발전시켰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Mandy El-Sayegh, Ariel, 2022 (detail). Photo by OnArtStudio [사진=리만머핀] 2022.11.04 89hklee@newspim.com

맨디 엘 사예는 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 작품을 어떻게 전개할지 어려웠던 시기에 이 작가와 동질감을 느끼면서도 도움을 받았다"며 "나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통해 나를 보는 계기였고, 언어적인 차원을 넘어 미학적인 것을 넘어 교류가 가능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맨디 엘 사예와 이근민은 대화 과정에서 미적 취향과 각자의 작업방식을 특징짓는 예술적 충동 등에서 접점을 찾았다. 개별 주체들이 사회의 구조적 틀 안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자신을 대변할 길을 모색하는지 등 광범위한 주제로 거듭났다. 맨디 엘 사예는 병원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도록 갤러리 전시장 바닥을 표현했고, 전시장에 흐르는 음악도 병원과 치료 과정 관람객의 입장을 대변하는 이야기를 녹여냈다. 그는 이근민 작가와 소통하면서 전시에 둔 주안점에 대해 "정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답했다. 이어 "파편화된 인체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파편화된 조각이 재구성되고 결합돼 새로운 현실에서 어떻게 거듭나는지 등을 탐구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이근민 작가(왼쪽)와 멘디 엘 사예가 3일 리만머핀 서울에서 열린 'recombinant' 간담회에서 참석했다. 2022.11.04 89hklee@newspim.com

이근민 작가는 경험한 환각을 캔버스 위에 올려 '다름'을 병리화하고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사회의 편견에 맞서는 작품 활동을 주로 선보인다. 대학 입학 전부터 책 '오리엔탈리즘' 등에서 약자를 동정하는 시선의 이면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대학 입학 후 정신병을 앓고 진단받는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로 분류된 경험을 했다. 그는 타고난 인격을 무시하고 사회적 관리차원에서 인간을 분류화하는 형식에 대한 저항이 생겼다. 그는 인간을 데이터화하는 사회 시스템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작가의 작품에는 종종 인체의 일부가 파편적으로 등장하는데 이것이 작가가 병원에 입원하게 된 시기에 경험한 환각에 기인한 것이다. 그는 병을 앓았던 당시 겪은 환각 상태서 봤던 모습을 회화적으로 발전시켜 사회적 저항을 표현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이근민, Flesh Construction, 2022(detail), Oil on canvas, 200x200 Photo by OnArt Studio [사진=리만머핀] 2022.11.04 89hklee@newspim.com

이근민 작가는 "상처나 심적 자극을 나타내는 표현이 사회에 저항하는 카테고리"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카테고라이징의 예는 제가 정신과에서 진단을 받았을 때 제가 받은 병명이 있다고 하면 타고난 성격이 있을 건데 그 성격까지 병적 일부로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화가 사회의 시스템이고 이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정하진 않지만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만하다"며 "(이번 전시가)개인이 저희 메시지를 보고 자극하는 것이 쉼표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첨언했다.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추상화된 신체를 표현하는 두 작가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전시 공간 1층에는 이근민의 거대한 삼면화 작업과 함꼐 알-사예의 신작과 현재 작가가 주요하게 탐구하고 있는 회화 연작의 작품들이 병치돼 있다. 혈흔이나 피부를 연상시키는 핵조와 푸른 파스텔 색조를 사용한 엘-사예의 작품은 일몰 혹은 멍이 든 피부를 연상시킨다. 그의 회화에 스크린 인쇄된 텍스트는 군사작전의 암호명이나 광고 및 신문 조각에서 모은 것으로 이러한 요소들이 모여 일종의 '구체시'를 이룬다. 여러 단어와 문구를 오랜 시간 수집한 작가는 모음의 행위와 이를 둘러싼 다양한 해석이 더 넓은 세계를 암시하고 보여주고 있다고 믿는다.

갤러리 2층 공간에는 사운드 작업과 함께 두 작가의 작품이 설치돼 있다. 사운드 작업은 의료기관에서 채집한 샘플, 맨디 엘 사예의 음성, 군중이 밀집됐을 때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어떻게 대처할지 모르는 목소리 등의 샘플을 모아 제작한 것이다. 맨디 엘 사예는 "내면과 외면의 상호 관계를 탐구하며 만든 작업"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개인과 집단 관계로 범위를 확장하고 있고 밖에서도 들리는 소리지만 내면에서도 들리는 소리이기에 내외면을 재조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Keunmin Lee, Beach of the Unconscious, 2022 (detail). Photo by OnArtStudio [사진=리만머핀] 2022.11.04 89hklee@newspim.com

멘디엘 사옌는 2007년 런던웨스트민스터 대학교에서 학사, 2011년 런던 영국왕립미술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엘 사예의 주요 개인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아티스트 스페이스(2022), 미국 플로리다주 팜 비치에 위치한 리만머핀(2022), 프랑스 파리의 타에우스 로팍(2021), 서울의 리만머핀(2021), 영국 런던의 치센헤일 갤러리(2019) 등에 개최됐다. 그의 작업은 영국 런던의 Nicoletta Fiorucci Russo 컬렉션,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북마이애미 현대미술관, 프랑스 파리의 카디스트, 영국 런던의 Kamel Lazaar 재단, 중국 상하이의 롱 박물관, 아랍에미리트 샤르자 미술재단 등에 소장돼 있다. 또한 2018년 런던의 화이트채플 갤러리가 주최하는 막스마라 여성미술상 최종 후보로 선정된 바 있으면 2017-19년에는 LUMA 재단이 지원하는 치센헤일 갤러리 커미션 프로그램이 초청됐다.

이근민 작가는 서울대학교 서양화 전공으로 학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개인전은 서울 스페이스K에서 열린 '그리고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2022)를 비롯해 갤러리담(2013, 2011), 이브갤러리(2010), 살롱드팩토리(2009), JK스페이스갤러리(2009) 등 기관에서 개최됐다. 그의 작업은 대구 을 개럴리의 '은밀하게, 위대하게'(2018), 영천 시안 미술관의 '회화에서 회화로'(2017), 서울대학교 미술관의 '예술만큼 추한'(2017), 서울 신세계갤러리의 '호기심 상자 속의 원숭이'(2016), 파주 블루메미술관의 '회화-세상을 향한 모든 창들'(2015) 등이 있다. 또한 2016년 미국 뉴욕의 파이오니어 웍스 레지던시에 참여한 바 있고 그의 작품은 서울 스페이스K, 스페인 마드리드 콜렉션 솔로 등의 컬렉션에 소장돼 있다. 전시는 12월1일까지.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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