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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쇼크] ②영국 파운드화 급락 이유와 향후 전망...투자 기회는(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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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없는 감세안이 파운드화 급락 부추겨
"감세로 인플레 잡겠다"던 트러스 '사면초가'
46년 만에 다시 IMF 구제금융 받을 수도
극적 U턴으로 BOE 금리 인상 폭 달라질까
파운드 환율 전망과 ETF 통한 투자 기회

이 기사는 10월 18일 오후 4시02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영국 파운드화의 미국 달러화 대비 가치는 현지시간으로 10월 18일 현재 1파운드당 1.13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9월23일 영국 정부가 '대책 없는' 감세 정책을 내놓은 여파로 26일 1.0327달러까지 내려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데서 회복하는 모습이다.

올해 파운드화 약세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따른 결과다. 여기에 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 엇박자 속에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파운드-달러 환율은 '브렉시트(Brexit ·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된 2016년 6월 약 8% 하락 이후 가장 큰 낙폭으로 떨어졌다.

[채권 쇼크] 글싣는 순서

1. 영국 '금리 쇼크' 일단락됐나...남은 불씨와 교훈은
2. 영국 파운드화 급락 이유와 향후 전망...투자 기회는
3. '영국은 예고편' 지구촌 금융시스템 살얼음판
4. 위기가 기회, 2023년 채권시장 '황소장' 온다
5. 日 YCC '마침표' 지구촌 채권시장 태풍의 눈

여기서는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의 취임 이후 국채 금리 급등 속 파운드화 급락 배경을 진단하고 향후 전망을 살펴본다. 아울러 영국 자산 투자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을 위한 투자 방안도 정리해 본다.

영국 파운드화 동전과 하향 그래프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세수 마련 대책 없는 감세안에 외환시장 출렁

지난달 취임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의 새로운 세금 정책은 국채 시장뿐만 아니라 외환 시장 쇼크에도 도화선이 됐다. 트러스 내각의 쿼지 콰텡 전 재무장관은 9월23일 하원에서 소득세와 법인세 인하 등을 통해 2027년까지 연 450억파운드를 감세한다는 '미니 예산안'을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감세를 통한 경기 부양 의지는 영국에 상처만 남겼다.

1972년 이후 반세기 만에 최대 규모의 감세 정책이 공개됐고, 영국 정부의 부채 규모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세 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전 세계적으로 금리 인상이 한창인 시기에 영국 정부가 빚을 내서 세금을 깎아준다고? 시장은 자금 조달 방안이 없는 감세 정책이 영국의 부채 수준을 높이고, 이는 재정 악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가 가뜩이나 높은 인플레이션을 한층 심화시킬 것이란 불안감도 확산됐다. 영국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자국이 발행하는 화폐로 채권을 발행한다. 신흥국처럼 채무 불이행에 빠질 우려는 없지만, 화폐를 발행해 국채를 상환하게 되면 인플레가 악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영국 국채 일드커브 [자료=레피니티브 데이터스트림/로이터]

채권 시장에서 영국 국채인 길트채 가격이 폭락하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치솟는 한편 외환 시장에선 파운드 가치가 동반 하락했다. 영국 국채와 통화는 마치 금융시장을 대혼란으로 끌고 가는 쌍두마차와 같았다. 영국이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1파운드=1달러' 수준이 멀지 않았다는 우려 속에 콰텡 재무장관이 전격 경질되고 제러미 헌트 신임 재무장관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덕분에 달러 대비 파운드 가치는 이 모든 사태의 발단이 된 대규모 감세안이 나오기 전 수준으로 반등했다.

소득세율 인하를 취소하고 에너지 보조금 지원 기간을 축소하는 등 트러스 총리의 경기 부양 정책을 대부분 폐기한 덕분이다. 이로써 당초 연 450억파운드 규모의 감세안에서 연 320억파운드 정도가 취소됐다.

재정적자가 약 700억파운드로 추정되는 영국 정부가 국채 발행을 통해 굳이 '해외' 투자자의 돈을 비싸게 빌려서 국민들의 세금을 깎아주고 경제를 살려보겠다는 속칭 '헛발질' 감세안은 이렇게 물거품이 됐다.

◆ "감세를 위해 나랏빚 지는 것은 옳지 않다"

시장은 이제야 영국 정부가 정신을 좀 차렸다며 당장은 반기는 분위기다.

감세 정책 발표 후 연 3%대 후반에서 5%대로 수직상승했던 영국 국채 30년물 금리는 헌트 장관이 정해진 일정을 앞당겨 급히 '시장 달래기'에 나선 17일, 전장 대비 40bp(1bp=0.01%포인트) 내린 연 4.37%에 거래를 마쳤다.

파운드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1% 상승한 1파운드당 1.13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는데, 한때 2.2%로 오름폭을 키우기도 했다.

트러스 감세안에 추락한 영국 파운드화 가치 [자료=레피니티브/로이터]

하지만 한 번 잃은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꽤 걸리듯 길트채와 파운드는 계속해서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또다시 금융시장 붕괴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영국 싱크탱크인 재정연구소(IFS)는 "이날 발표만으로는 정부 예산의 구멍을 메우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고, ING는 "영국 정부가 균형예산을 유지하려면 지금 발표된 것 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런던 애버딘 자산운용의 제임스 애씨 투자 책임자는 "영국은 완전히 숲을 벗어난 게 아니다"라며 "높은 인플레이션을 동반한 거의 불가피한 경기침체가 아직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파운드화는 여전히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 모든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영국과 관계를 맺으려는 투자자들의 욕구를 계속해서 좀먹기 때문에 경상수지 적자와 함께 파운드화에 대한 하방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올해 1분기 517억파운드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단기적으로는 오는 31일 나올 영국 예산책임처(OBR)의 중기 재정 전망이 채권과 외환 시장에 또다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OBR은 영국 재정에 대해 독립적인 분석을 실시하며, 정부 예산안에 대해 일종의 보증 역할을 하는 곳이다.

에퀴티 캐피털의 스튜어트 콜 헤드 매크로 이코노미스트는 "아직도 파운드화를 사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참 용감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신임 재무장관은 사실상 '미니 예산안'의 대부분을 되돌렸지만, 여전히 엄청나게 많은 빚이 남았고 그 막대한 재정 구멍은 언젠가는 메워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콜은 "헌트 장관이 앞으로 차입 통제 관련 뭔가 명확한 전략을 제공할 것으로 시장이 기대하도록 만든 점이 걱정된다"며 "영국의 경제적 평판이 다소 갈려 나간 상황에서 당장 현 내각은 지출 삭감 방안이 없어 보이며, 장관이 결국 시장을 실망시키면 파운드 매도세가 다시 거세질 수 있다"고 봤다.

영란은행(BOE) [사진=로이터 뉴스핌]

월말에 재개될 영국 중앙은행의 양적긴축(QT)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다시 자극해 변동성을 부추길 수도 있다. 영국에서 인플레이션이 1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높아지는 가운데 영란은행(BOE)은 지난해 말부터 금리 인상에 나섰고, 그동안 양적완화(QE)의 일환으로 매입해온 총 8380억파운드의 국채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러스 내각의 '미니 예산안'으로 시장이 대혼란에 빠지자 BOE는 지난달 28일 긴급 국채 매입을 결정하는 한편 당초 이달 6일 시작할 예정이었던 QT를 월말로 미뤘다. 길트채 매도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긴급 국채 매입을 결정한 마당에 국채 매각을 진행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기 때문.

그런데 17일 BOE가 채권 시장의 혼란 재발을 막고 시장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국채 매각을 통한 QT를 또 연기할 수 있다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가 나왔다. 이에 18일 파운드-달러 환율은 일시 1.14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통상 긴축 정책은 통화 가치를 올린다. 하지만 QT를 미룰 수 있다는 소식에 파운드 가치가 높아진 것은 최근 채권 시장 혼란이 파운드화 약세로 이어진 만큼 국채 매각이 연기되면 당분간은 파운드 환율도 안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중앙은행은 예정대로 국채 매각을 강행할 의사를 밝혔다. BOE 대변인이 "QT를 연기한다는 FT의 보도는 부정확하다"며 이를 일축한 것이다. FT 보도에 상승했던 파운드-달러 환율은 BOE의 공식 부인에 0.2% 하락세로 돌아섰다.

◆ "감세로 인플레 잡겠다"던 트러스 총리 '사면초가'

올해 달러화 초강세로 파운드화는 상대적인 약세를 보였지만, 영국 경제의 앞날이 어두울 것이란 불안감에 더욱 힘을 잃었다. 올해 물가상승률이 13%를 훌쩍 넘고 4분기부터는 경기침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영란은행(BOE)의 전망이 이를 부채질했다.

여기에 영국 정부가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는 명목으로 물색없는 감세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난 9월26일 파운드-달러 환율은 1파운드당 1.0327달러까지 떨어졌다. 1985년 2월26일 기록한 1.05달러를 깨고 내려가 1972년 변동환율제 전환 이후 최저치를 찍은 것이다.

영국 정부가 금리 인상을 추진 중인 BOE의 긴축 기조와 상충하는 정책을 내놓았다는 데 일단 시장은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대규모 감세안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재정적자를 키울 것이란 우려는 덤이었다. 취임한지 두 달도 안 된 총리가 사면초가인지라 '총리 리스크'는 언제라도 파운드 가치를 짓누를 것으로 보인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총리로 선출되기 전에 트러스 전 외무장관은 '파괴자'를 자처하며 관료주의를 철폐하고 세금을 낮춰 영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감세에 따른 정부의 재정 충당 계획이 없는 밀어붙이기식 정책은 참담한 결과를 가져왔다.

트러스는 지난 7월21일 선거운동에 돌입하면서 가진 영국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감세는 공급 측면에서 경제에 도움이 되고 성장을 촉진할 것이며 인플레이션도 낮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계획대로라면 연 380억파운드의 비용이 든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재정연구소(IFS)는 "이는 차입 증가나 공공 지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즉각 반박했다. 당시 총리 후보로 맞붙은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 또한 같은 날 저녁 L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러한 감세 계획은 대규모 차입으로 이어지고 인플레이션을 한층 악화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수낵 전 장관은 법인세를 19%에서 25%로 인상하고 소득세 격인 국민보험(NI) 분담금 비율을 1.25%포인트 높이는 한편 에너지 요금에 친환경 에너지세 부과를 추진한 인물이다. 수낵은 보수당의 상징인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모델로 내세우면서 대처 전 총리도 세금을 줄이기 전에 먼저 인플레이션을 잡았고 자신도 그 사례를 따를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동안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느라 돈을 많이 푼 만큼 이제는 재정건전성 강화를 힘쓸 때이며 3년 후에는 차입하지 않고 균형 재정을 달성해야 한다는 게 수낵의 논리였다. 하지만 수낵 전 재무장관이 임기 중 추진한 증세 정책을 모두 뒤엎거나 유예하겠다고 공약한 트러스가 결국 영국 총리가 됐다.

리시 수낵 전 영국 재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정책 파급 효과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 없이 재무부와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이해를 뒤로 하고 밀어붙인 '대중영합주의' 감세안의 역효과는 실로 컸다. 일각에선 영국 금융시장을 이젠 신흥국 수준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영국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흔들렸다.

영국 중앙은행은 서둘러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여러 차례 시장에 개입해 금융 위기가 경제 전방에 확산하는 것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정부의 '헛발질'을 수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여러 차례의 정책 번복과 쿼지 콰텡 재무장관의 전격 해임을 거친 뒤 감세안이 대부분 철회됐지만 영국 정부에 대한 불신의 벽은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태다.

"국가 전체를 실험실 쥐 취급했다"는 원색적인 비난이 나왔을 정도로 집권 여당인 보수당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졌다. 당내 반발을 저지하기 위해 트러스 총리는 반대파였던 제러미 헌트를 투입하고 공식 사과도 했다.

그런데도 총리 불신임 이야기마저 나오는 등 트러스 총리의 입지는 시시각각 좁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트러스는 기록적으로 빨리 '좀비'가 된 총리"라고 표현하는 등 영국 현지에서는 그가 수일 내 축출될 수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정권 교체는 또 그 나름대로 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재료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영국의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좌)과 리즈 트러스 총리(우) [사진=로이터 뉴스핌]

중앙은행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올리며 통화 긴축 정책을 펼치고, 선출직 공무원들은 고물가에 시달리는 유권자들을 위해 재정 지출을 늘리는 '엇박자' 정책을 추진하는 게 비단 영국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영국뿐만 아니라 독일과 일본 등도 치솟는 물가에 맞서 경기 부양책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려 경기를 살리려고 하면 그동안 중앙은행이 애써 누르려고 했던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붓고 시장 혼란을 자초할 수 있다는 게 이번 영국 사태를 통해 확인됐다.

파운드화 안정을 위해서는 BOE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더해 영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감세안이 대부분 철회됐어도 영국 경제는 아직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와 상충하는 감세안을 감당할 영국 정부의 재정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 등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영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국채 가격 폭락에 영국 연기금이 줄도산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트러스 감세안에 급등한 영국 모기지 금리 [자료=머니팩츠/로이터]

여전히 차입 비용과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는 지난 9월23일 감세 계획이 발표되기 이전 수준을 훨씬 웃도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우량주로 구성된 FTSE100지수에서는 800억파운드가량의 시가총액이 증발해버렸다. 지수는 여전히 감세안 발표 전보다 3% 정도 낮은 수준이다.

아울러 시장 전문가들은 파운드화의 추가 상승이 영국의 암울한 경제 전망에 막혀있다고 판단한다. 파운드화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16% 하락하며 주요 통화 중 가장 성적이 저조한 통화 중 하나다. 어느 정도의 평가절하는 수출 경쟁력을 회복시키고 경상수지 적자를 축소해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무엇보다 고물가가 걱정되는 상황이다. 파운드화 약세는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고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에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을 계속하라는 압력을 가해지면 결국 영국 소비자들에게 나쁜 일이다.

◆ "46년 만에 다시 IMF 구제금융 받을 수도"

파운드화 약세는 세계 6위 경제 대국인 영국 경제 내 한층 광범위한 문제에 뿌리를 둔 표면적인 증상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브렉시트 여파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 회복이 다른 주요국에 비해 더딘 영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영국인들의 생계비 위기를 심화하고 있다.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난 1분기 0.8%에서 2분기에 마이너스(-)0.1%로 떨어졌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16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영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이전 -0.4%에서 -1%로 낮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은행은 "성장 모멘텀 약화와 재정 여건 악화, 내년 4월 법인세 인상 등을 고려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으며, 내년에 더 심각한 경기침체가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본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에 10.1%를 찍고 8월에 9.9%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영란은행(BOE)은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50bp 올려 잡으면서 물가 상승률이 올해 안에 13%를 넘기며 정점을 찍을 것으로 봤다.

특히 에너지 가격이 걱정이다. 유럽 전역에서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영국의 휘발유 가격은 2016~2021년 평균의 약 6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트러스 내각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국민 부담을 덜기 위해 2년간 가정용 에너지 비용 상한선을 연 2500파운드로 설정하고 가계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는 지원 정책을 약속했다. 하지만 18일 헌트 장관은 영국 가계와 기업을 위한 에너지 요금 지원 기간을 당초 2년에서 6개월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CE)의 폴 애시워스 수석 경제학자는 "에너지 지원책이 당초 예정된 2024년 10월에서 내년 4월까지만 제공되는 것으로 수정되면서 재정적 불확실성은 줄었지만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에 따라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더 높은 수준에서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으며, 가계의 실질소득이 더 빠르게 줄고 침체도 더 깊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8월 씨티그룹은 영국의 소비자물가가 내년 초 19% 가까이 뛸 것으로 내다봤고, 골드만삭스는 최대 22%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과거 영국의 인플레이션은 1974년 16.7%에서 1975년 25%를 기록했고, 영국 정부는 1976년 12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39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금 영국이 처한 고물가 저성장 상황을 두고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제적 불확실성, 큰 폭의 경상수지 적자 등으로 파운드화에 대한 하방 압력이 점차 커지면서 46년 전 IMF 구제금융 당시와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파운드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1974년 집권한 영국 노동당 정부는 당시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사회보장제도 확대를 위해 공공지출을 늘렸다.

대규모 차입과 함께 급증하는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영국 정부는 1976년 재정 지출 삭감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투자자들이 영국 국채 매입을 꺼리면서 재정 상황이 악화된 영국은 결국 공공지출 축소와 금리 인상 등을 조건으로 구제금융을 받았다.

트러스 내각이 출범한 이후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은 붕괴하는 영국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46년 만에 다시 IMF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누리엘 루비니 전 뉴욕대 교수도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37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영국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며 "영국은 결국 IMF 신세를 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또 시장 참가자들은 영국 정부의 정책 U턴 이후 투자심리가 개선됐지만 투자자들이 BOE의 금리 전망을 재평가하게 됐다고 말한다.

ING의 제임스 스미스 선진시장 이코노미스트는 "당분간 영국 재무장관의 행보는 BOE가 공격적으로 행동할 필요성을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그는 이제 ING는 BOE가 오는 11월3일 통화정책 결정회의에서 금리를 100bp가 아닌 7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BOE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글로벌 경제를 강타한 이후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2월 0.25%에서 올해 9월 2.25%로 올랐다. 시장에선 BOE가 오는 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00bp 올려 1989년 이후 최대 폭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 파운드 환율 전망치, 한 달 전보다 낮아져

전문가들은 영국이 직면한 정치적 · 경제적 위협 요인 속에서 파운드 가치가 크게 높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5일까지 약 60명의 외환시장 애널리스트들은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파운드-달러 환율은 한 달 뒤 1.09달러로 하락하고 6개월 뒤에는 1.10달러 수준일 것으로 예상됐다.

1년 뒤에는 1.16달러로 설문조사가 실시되던 당시에 비해 약 3.6%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한 달 전 조사 당시의 각각 1.16달러, 1.18달러, 1.23달러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치에서 대폭 하향 조정된 것이다.

(下편으로 이어짐)

kimhyun0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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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대학 해킹 지속…보호법은 '국회 계류 중'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금융권과 대학 등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회의 입법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가 기업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고 침해사고 은폐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 잇따라 발의했지만 상당수가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야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처벌 강화와 증거 보전 등에서 유사한 법안을 내놓고 있어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금융사 CEO 보안책임·침해사고 증거보전 강화 추진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킹 등 침해사고가 확인된 금융회사는 모두 16곳으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약 10만건에 달한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을 긴급 점검한 결과 130곳에서 보안관리 미흡 사항이 확인됐다. 대학가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연세대 포털서비스가 해킹 당해 재학생과 졸업생, 교직원 등 1만5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8월에는 서강대에서도 약 18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면서 국회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상당수 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머물러 있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유동수 의원이 지난해 11월 금융회사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금융회사 대표이사를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 확보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관리조치의 최종 책임자로 명시하고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침해사고에 따른 전자금융거래정보와 개인신용정보 유출에는 총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정보보호 공시제도를 마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민규 의원도 지난달 14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때 관련 증거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접속기록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사고 자료를 은닉하거나 폐기·위조·변조한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조사 방해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담겼다. 손명수 의원도 지난달 21일 해외 기업이 지정한 국내 대리인의 개인정보 유출 대응과 피해구제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국내 대리인에게 시정명령과 변경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증거은폐 제재·유출정보 불법유통 차단 입법 속도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재발 방지와 사후 대응을 위한 입법이 이어지고 있다. 박성훈 의원은 지난달 17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이후 증거를 은폐하거나 조작한 기업에 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조사 개시 이전과 조사 과정에서 자료를 은닉·폐기·위조·변조하는 행위를 제재 대상으로 규정하고 관련 위반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강명구 의원도 지난 7월 유출된 개인정보의 불법 거래를 처벌하고 다크웹 등에서 유통되는 개인정보의 탐지·삭제·차단을 강화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자료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개인정보 보호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형수 의원도 지난달 7일 퇴직자나 부서 이동 직원의 개인정보 접근 권한을 변경·말소하도록 하는 의무를 법률에 명시하고 관련 기록을 3년간 보관하도록 하는 법안을 내놨다. ◆주요 법안 6건 모두 정무위 계류…향후 입법 성과 주목 여야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안을 잇따라 내놨지만 실제 국회 심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발의한 개인정보 보호 관련 주요 법안 6건은 모두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가운데 유동수 의원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만 지난해 12월 1일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뒤 올해 3월 31일 상정됐으며 이후 의결로 이어지지 못했다. 나머지 5건은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이후 아직 상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은 일부 시행되고 있다. 지난 9월 11일부터 시행된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에는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개인정보 침해행위에 대해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업 대표자의 개인정보 보호 최종책임을 명문화하고 개인정보 보호책임자(CPO)의 권한도 강화했다. 다만 이미 시행된 개인정보 보호법과 별개로 금융권에 특화된 보안관리 체계와 침해사고 조사 과정의 증거 확보, 유출정보의 불법유통 방지를 포함한 추가 입법 과제는 여전히 국회에 남아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금융권을 넘어 대학 등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여야가 유사 법안을 중심으로 협의에 나서고 실질적인 입법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건이다. oneway@newspim.com 2026-10-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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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전쟁 충격 같은데…韓 증시, 왜 더 흔들렸나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빠르게 상승했던 만큼 하락폭도 빨랐던 코스피, 미국의 고금리와 중동 긴장에 따른 유가 불안, 환율 변화가 국내 기업의 수익성과 투자 여건에 부담을 줬다. 여기에 수출주 비중이 높은 시장 구조와 약해진 매수 기반이 맞물리면서 대외 충격이 코스피의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는 18.83% 하락했다. 코스피는 지난 9월 30일 6838.04에서 10월 23일 5550.30으로 내려왔다. 이달 2일 7003.74까지 올랐던 지수는 15일 5554.22로 하락했으며, 이후에도 5000대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등 수출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는 글로벌 AI 투자와 금융환경 변화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환율뿐 아니라 반도체 기업의 이익 전망과 국내 매수 기반의 약화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AI 일러스트= 이나영 기자] ◆ 유가·고금리 부담,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 압박 중동 긴장에 따른 고유가는 기업의 비용 부담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통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산·운송비를 높이는 가운데 물가 불안이 지속되면 국내 기업과 해외 고객사의 투자 여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1.79달러,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108.79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전 거래일보다 하락했지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9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7.6% 올라 8월(15.9%)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원유와 원재료를 수입하는 기업이 비용 증가분을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은 높은 금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계를 통해 국내 증시에도 부담을 주는 변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전월 대비 0.6% 상승해 8월(각각 3.4%, 0.4%)보다 상승률이 높아졌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전체 월간 물가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월 대비 6.3% 올랐다. 국내 반도체주에는 높은 금리가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데이터센터 투자기업의 차입 비용이 늘어나면 설비투자와 반도체 구매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수요가 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자금 확보 여부에 따라 국내 기업의 수주와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인프라가 부채 기반 투자로 이동하는 가운데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며 "조달금리가 실제로 계속 높아지면 AI 사업 수익성에 대해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AI 인프라 기업의 자금조달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코어위브의 신용위험도 부각됐다. 금융정보업체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코어위브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5일(현지시간) 1100bp(1bp=0.01%포인트)를 넘어섰다. 채무불이행 위험에 대비한 보장 비용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코어위브 등 AI 인프라 기업의 재무 부담은 국내 증시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미래 이익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실적이 양호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 지연이 향후 주문과 제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 원화 강세에도 주가 약세…메모리 중심 구조에 충격 집중 한국 증시의 상대적으로 큰 낙폭을 두고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된 산업 구조가 대외 충격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투자에 대한 경계가 고객사의 구매 물량과 메모리 가격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면서 국내 대표 기업의 이익 지속성에 대한 평가도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9월 말 MSCI 한국지수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비중은 62.9%였다. 글로벌 투자자가 메모리 기업의 비중을 줄이면 한국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 비중 조정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분석이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주식 매도가 이어진 점은 최근 국내 증시 약세를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환율이 하락해도 반도체 이익 전망에 대한 경계가 남아 있으면 외국인 매수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기준, 전 거래일보다 2.2원 내린 1328.1원을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했다. 2024년 10월 2일(1319.3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공급 기대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원화 강세는 환헤지를 하지 않은 외국인의 달러 환산 수익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수출기업에는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 감소 부담이 될 수 있어 환율 안정이 주가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1001.89포인트(17.91%) 상승한 6595.45로 거래가 마감된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딜링룸에 SK하이닉스와 삼정전자, 달러/원 환율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07.31 yeawon2@newspim.com 중국 메모리 기업의 기술 추격 우려도 국내 반도체 기업의 향후 수익성을 둘러싼 변수로 꼽힌다.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과 함께 중국 업체의 공급 확대가 메모리 가격과 국내 기업의 가격 협상력에 미칠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AI·반도체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한 데다, 외국인 매도세를 받아낼 국내 매수 여력도 약해지면서 다른 주요국보다 낙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금리·환율 안정만으로 회복 한계…이익 지속성 확인 필요 다만 금리와 환율이 일부 안정됐던 10월 중순에도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높은 자금조달 비용이 유지되면서 대외 변수의 단기 개선만으로는 AI 투자와 반도체 이익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 기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109%로 일주일 전보다 약 10bp 낮아졌지만 여전히 5%대를 유지했다. 10월 13~20일 원·달러 환율도 하락했으나 코스피는 종가 기준 8.0% 내렸다. 시장에서는 금리·환율의 단기 움직임보다 고객사의 투자와 국내 기업의 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실적 전망이 양호해도 높은 조달비용이 향후 투자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부담을 줬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23일부터 10월 19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률은 각각 23.6%, 31.4%였다. 같은 기간 두 기업의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각각 1.8%, 3.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종형 센터장은 "주가는 현재 실적뿐 아니라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와 이를 실현할 가능성까지 선반영한다는 점에서 실적과 주가가 단기적으로 괴리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물가·금리 부담 완화와 함께 AI 투자가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 센터장은 "미국 금리와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반도체 업황과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nylee54@newspim.com 2026-10-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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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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