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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① 재택근무 확대…업무 효율성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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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자 2년새 12배 급증…지난해 114만명
회식 줄고 여가시간 늘어…만족도 ↑
"코로나19 이후 온·오프라인 근무 병행해야"

[편집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우리 사회는 상당한 변화를 겪었고 앞으로 개인과 사회는 또 다른 변화에 맞서게 될 것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수천 명씩 나오는 상황에서 새롭게 변화한 환경은 '뉴노멀(New Normal)', 즉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젠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에서 벗어나 바뀐 현실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할 때입니다. 뉴스핌은 본격적인 '위드코로나' 시대의 시발점이 될 2022년 새해를 맞아 뉴노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고, 그에 따른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고민해보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 디자인 회사에 근무하는 김모(33) 씨는 지난해 3월부터 재택근무를 하면서 오히려 더 바빠졌다. 출·퇴근시 대중교통에서 잠을 청하던 시간에 수영을 배우고, 요리학원을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출퇴근시 왕복 3시간이 소요됐지만 재택근무로 그 시간에 취미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회사에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보장을 해주는 편이었지만 출퇴근하는데 체력 소모가 너무 심해 제대로 느끼지 못했는데 재택근무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줬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다가 일어나서 바로 편한 차림으로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지난 2년여 간 상당 수의 회사들이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재택근무는 주 52시간 근무제도 정착과도 맞물려 가속화된 모양새다. 직장인들 사이에선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을 보장받게 되면서 만족스럽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하지만 일각에선 업무 처리의 어려움과 의사소통의 한계 등으로 재택근무가 오히려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자리잡고 업무 효율성을 증대시키기 위해선 기술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온·오프라인 근무를 병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인턴기자 [사진=11번가] 2021.08.18

◆ 재택근무 114만명, 2년새 12배 급증…초기엔 곳곳 '혼란'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재택근무자는 114만명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9만5000명이었던 2019년과 비교하면 2년새 12배 이상 급증했다. 재택근무 희망 근로자 역시 2019년 55만1000명에서 2020년 89만6000명, 지난해 118만8000명으로 늘었다. 위드코로나의 본격화와 함께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회사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노동연구원이 실시한 올해 고용영향평가 결과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시행한 기업 중 상당수가 생산성에 차이가 없거나(53.6%) 생산성 향상을 경험한(18.7%)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고용영향평가는 근로자 30인 이상이면서 재택근무 시행률이 높은 제조·금융·정보통신 등 7개 업종의 620개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재택근무는 지난 2018년 3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점차 확대 시행됐다. 대규모 사업장 위주로 선행됐던 만큼 재택근무를 경험한 직장인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20년 1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급속도로 재택근무가 확산됐다.

다만 재택근무 초창기 갑작스런 근무환경의 전환은 업무처리 차질과 재택근무를 둘러싼 사내 갈등 등 부작용도 양산했다. 주 1회 재택근무를 시행하던 롯데e커머스는 지난 2020년 11월 시스템 오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즉각 대응이 부실하다는 판단에 재택근무를 잠정 중단했다.

게임업계에서는 개발자의 공동작업 지연으로 신작 게임 출시가 줄줄이 지연됐고, 정보통신(IT) 업계에서는 재택근무에 따른 개발 속도 저하로 새로운 서비스 출시에 차질이 빚어졌다.

스틸케이스 제스쳐 의자와 헤드레스트

◆ 회식 줄고 여가시간 늘고…"자기계발 좋아요"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재택근무가 본격화되면서 직장인들의 만족도는 높아졌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5월 28일부터 6월 2일까지 전국 만 19세~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재택근무 경험자의 82.9%가 만족감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특히 연령과 직급이 낮을수록 재택근무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택근무에 만족하는 직장인들은 출퇴근 시간 절약(70.8%)에 가장 큰 만족감을 보였다. 이 외에도 출근 복장을 고민 하지 않아도 되는 점(55%)과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점(53.9%), 출근 준비 대신 잠을 더 잘 수 있다는 점(50.9%) 등이 재택근무의 장점으로 꼽혔다.

재택근무 전환으로 인해 출퇴근시 소요되는 시간이 없고, 회식 자리가 줄어들면서 개인 여가시간은 늘어났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직장인들이 자기계발에 시간을 할애하거나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됐다. 특히 재택근무의 일상화로 여가, 휴식, 만남, 업무 등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직장인 김인영(29) 씨는 "재택근무 이전에는 갑자기 팀회식이 잡히더라도 빠진다고 말하기 어려워 눈치 보고 상사들도 많아 부담을 가졌었는데, 지금은 각자 집에서 업무를 보다 보니 회식 자체가 없어지면서 (회식 자리에 대한) 부담감도 없어졌다"면서 "퇴근 이후 갑작스런 회식자리가 없어지다 보니 고정으로 필라테스를 배우러 다니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내년부턴 업무 시작전 아침시간에는 영어회화 공부를 할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T회사에 재직 중인 조현명(32) 씨는 최근 자취방 인테리어를 변경했다. 벽지도 새로 교체하고 오랜 시간 앉아있는 만큼 의자와 책상 위 소품 등을 새로 장만했다. 조 씨는 "침대와 TV, 책상이 한 방에 있었는데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업무중 자꾸 눕거나 TV를 보는 등 집중력이 흐트러지게 되더라"라면서 "휴식공간과 업무공간을 분리하는 김에 변화도 줄겸 살짝 인테리어를 손 봤다"고 했다.

영업직처럼 회사 바깥에서 일하는 시간이 많은 직장인들 역시 회사가 재택근무로 전환함에 따라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이 줄었다. 송모(34) 씨는 "영업직이라 오전 출근시간에 맞춰 사무실에 들어가 얼굴도장을 찍고 외근을 하다 퇴근 무렵 복귀해서 업무 보고를 해야 했다"면서 "재택근무를 도입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출근 보고는 비대면으로 단체대화방에 하고 일일 업무 보고는 메일로 대체하면서 한층 편해졌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KT 직원들이 G-Cloud 기반 재택근무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2021.09.06 nanana@newspim.com

◆ 업무처리·소통 어려워…"온·오프라인 근무 적절히 병행해야"

그럼에도 업무에 따라 비대면 처리가 어렵다거나 다수 직원들간 실시간 소통이 불편한 점 등 아직까지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 특히 사무실 출·퇴근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업무 효율성 증대 등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통계청의 '2021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19세 이상 취업자 중 코로나19 발생기간 동안 재택근무를 경험한 근로자 가운데 효율적이지 않다고 응답한 비중은 43.2%다. 이유로는 재택근무로 처리가 어려운 업무가 50.2%로 가장 높았으며, 직원간 소통이 어려워서(16.4%), 가사 육아 등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없어서(10.1%) 등이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도 재택근무 효율성에 대한 이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29세는 효율적이란 응답이 62.8%로 높게 나왔지만 30~39세와 40~49세는 각각 58.7%, 51.4%로 비효율적이라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박모(34) 씨는 "업무상 미팅과 잦은 회의가 필요한데 재택근무를 하니 단체카톡방을 통해 의견을 주고 받는데, 아무래도 채팅으로 이뤄지는 만큼 정확한 의사전달이 어렵고 인원이 많아 실시간 소통할 때 정신이 없다"며 "지금은 대면업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재택근무 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는 다시 회사로 출근하는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직장인 안모(39) 씨는 "재택근무를 하던 와중에 둘째를 출산하면서 업무시간에도 집안일을 도와주거나 첫째 아이 등하교를 시키고 있다"면서 "업무시간 가사일은 많이 하진 않지만 병행하다보니 평상시보다 업무 처리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집중이 되지 않아 인근 카페에 가서 업무를 처리하고 들어올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온·오프라인 근무의 장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병행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형오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끝나도 이전처럼 완전히 사무실 출퇴근 하는 방식이 아닌, 온라인 재택근무를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가는게 좋지 않나 싶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기술적 인프라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굳이 매일 모여서 일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할때만 모인다면 업무 효율성도 높일 수 있을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는 "재택근무를 하면 출퇴근 시간이 소요되지 않고 업무 집중도가 올라가지만 오프라인으로 통해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이 없다"면서 "그러다 보니 소통이 단절되고 혼자 고립되는 등 비효율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프라인 미팅을 정례화하기 위해 요일을 정하고 회의때 의견을 나누면서 언택트에 따른 소통 부재를 해소하는 등 온·오프라인을 병행해야 한다"면서 "개인 성과를 평가하는 시스템도 마련해 온라인에서 오는 비효율도 일정부분 해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min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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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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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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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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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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