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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님, 코로나 함께 이겨내요"...제사상에 밀키트·호텔 차례음식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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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도 기념일, 호텔 케이크 먹자" 코로나가 바꾼 추석 밥상

[서울=뉴스핌] 신수용 인턴기자 =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신모씨(27)는 올 추석에 명절 음식을 인터넷으로 주문해 먹을 생각이다. 오랜만에 고향인 부산에 내려가 가족들을 만나고픈 마음이 굴뚝같지만 이번 명절은 간소하게 보내기로 입을 모았다. 친할머니의 손맛은 내년 설에 맛봐야겠지만 명절음식까지 포기할 순 없었다. 신씨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명절 상차림 전용 밀키트와 가정간편식(HMR)를 알아본다. 신씨 나름대로 차례상도 차릴 생각이다. 그는 "차례상을 차려주는 호텔도 있다더라"며 "올 추석이나 다음 설에 꼭 이용할 것"이라 말했다.

명절 밥상이 달라졌다. 가족들이 둘러앉아 전 부치는 모습을 보기 힘들어진 비대면 추석을 맞아 밀키트와 HMR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밀키트는 해산물이나 채소 등 식자재를 요리하기 쉽게 손질해 양념과 함께 판매하는 상품이다. HMR은 조리가 끝난 음식을 진공·포장한 제품을 뜻한다.

호텔에선 차례상 차림이 포함된 패키지를 내놓는 등 유통업계가 비대면 명절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 "배 1개에 5천원" 추석물가 뛰어...밀키트·HMR 판매 400% ↑

[사진=동원홈푸드] 동원홈푸드 더푸드의 '프리미엄 차례상'.

추석 물가가 치솟으면서 식품업계에서 준비하는 품이 적게 들고 가격도 저렴한 밀키트와 HMR 상품을 앞다퉈 출시했다. 명절 음식 밀키트와 HMR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관련 상품의 매출도 늘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을 평균 29만 7804원으로 전망했다. 폭염과 가을장마로 과일 출하가 늦어졌다. 품질 좋은 배가 귀해지면서 전통시장에서 3개 기준 1만5000원 선에 판매되는 등 높은 가격대가 형성됐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의 달걀 30구 평균 가격은 8399원이다. 올 초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살처분으로 달걀 가격이 계속 올랐다.

온라인 쇼핑몰에선 18만 원(1~2인용 기준) 등 다양한 차례상 음식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여기엔 황태와 약과 등 차례 음식 외에도 향초와 정종까지 포함됐다.

마켓컬리는 나물과 잡채 등 명절음식을 밀키트와 HMR로 구성했다. 지난해 추석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소비자 반응이 좋아 올해는 음식 종류를 3배 늘린 120여가지로 준비했다.

판매량도 늘었다. 마켓컬리와 SSG닷컴 등 유통업체에 따르면 추석을 앞두고 명절 상차림 관련 밀키트·HMR 판매가 지난달부터 최대 400% 이상 늘었다.

특히 제수(祭需) 음식을 찾는 수요는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추석 전 15일간 아마트 브랜드 피코크의 간편 제수 음식 매출은 전년 명절 기간 대비 18.4% 늘었다.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 SSG닷컴에서도 해당 상품은 72.2%와 45%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일수록 매출 증가율이 높다. 지난 설날에 가장 많이 팔린 건 전으로 증가율도 46.4%로 가장 높다. 이어 ▲송편 20.0% ▲떡갈비·너비아니 10% 순으로 작년 설보다 매출이 증가했다.

◆ 호텔 명절 음식·디저트 판매량 '껑충'... "신경 쓴 한 상·손쉬운 주문"

[사진=롯데호텔] 롯데호텔 월드의 '추석 특선 드라이브 스루'

서울 시내 주요 호텔의 명절 음식 판매량도 두 자릿수 이상 늘었다. HMR보다 고급스러우면서도 간편하게 명절 음식을 준비할 수 있어 매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호텔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용이 가정에서 차리는 예산과 큰 차이가 없어져서다. 전복초·대하찜 등이 포함된 롯데호텔의 차례상 3단 박스는 25만 원이다. 롯데호텔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양갈비는 4만 5천 원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더 플라자호텔의 상차림 비용은 30만 원(3~4인상 기준)이다.

롯데호텔의 명절 상차림 메뉴 예약률은 전년 추석보다 15% 가량 늘고 있다. 레스토랑 대표 메뉴와 명절 음식을 결합한 세트 상품으로 판매 중이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음식을 받아 가는 드라이브 스루로 호텔에서 명절 음식을 구매 할 수도 있다. 롯데호텔은 간편한 명절 음식을 준비할 수 있도록 추석 음식을 드라이브 스루로 판매한다. 지난 설 명절에도 떡만두국 등을 드라이브 드루로 판매했다.

롯데 호텔 관계자는 "올 추석 상품은 양갈비와 팔보채 등 호텔의 인기 메뉴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라며 "이번 상품엔 차례상에 필요한 음식이 포함돼 며느리들이 음식을 준비하는 수고를 덜어주어 상당히 인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에 있는 종가집 며느리들과 준비한 명절 음식을 선보이는 곳도 있다. 한화호텔앤리조트 '플라자 호텔'은 호텔 셰프와 전국 열 두 종가의 종부들과 구성한 명절 음식 '투 고' 상품을 한시적으로 선보였다. 추석 명절 음식인 '투 고' 상품의 매출도 지난 설 대비 70% 이상 늘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도 한식 전문 셰프가 레스토랑 대표 메뉴로 엄선한 '인터컨티넨탈 셰프 특선 차례상'을 판매 중이다. 해당 상품도 지난 설 대비 약 20% 늘었다. 이 밖에도 집에서 '나홀로 추석'을 즐기려는 '혼추족'을 위한 '추석 도시락'도 준비했다.

디저트 판매량도 늘었다. 호텔에서 파는 케이크는 일반 빵집에 비해 2배 이상 가격이 비싼 편이다. 업계에선 코로나19로 가족 단위의 모임이 제한되자 한번 모일 때 케이크 등을 통해 만남을 기념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서울신라호텔 베이커리 '패스트리 부티크'는 추석용 케이크 판매가 급증했다. 지난해 추석 연휴를 포함한 일주일간의 케이크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에 비해 약 25%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내년에는 명절을 겨냥한 특별 케이크를 선보일 수 있도록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aaa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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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 마스터스 2연패 위업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오거스타의 신은 로리 매킬로이의 역사적인 마스터스 2연패를 허락했다. 매킬로이는 수많은 골프 명인들조차 커리어 내내 한 번 입기도 벅찼던 그린 재킷을 2년 연속 차지했다. 역대 마스터스 2연패의 주인공은 단 세 명뿐. 잭 니클라우스(1965·1966), 닉 팔도(1989·1990), 타이거 우즈(2001·2002). 우즈 이후 20년 넘게 끊겼던 대기록을 달성하면서 마스터스 역사상 네 번째 레전드에 이름을 새겼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매킬로이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90회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적어낸 그는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거센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우승 상금은 450만 달러(약 66억원)다. 2년 연속 우승자가 같아 이날에는 오거스타 내셔널의 프레드 리들리 회장이 옷을 입혀주는 역할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오거스타 내셔널의 프레드 리들리(오른쪽) 회장이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자 매킬로이에게 그린재킷을 입혀주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그린 재킷 하나를 받기까지 17년을 기다렸는데…. 연속으로 받게 된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소감을 말한 매킬로이는 "골프는 모든 스포츠 중 멘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종목이다. 4라운드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는 건 정말 어렵다"며 "경기 중 부모님 생각이 몇 번 났지만 '아직은 아니야'라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지난해 부모님이 현장에 오시지 않았고 이 때문에 내가 우승했다고 믿으시더라. 겨우 설득해 부모님을 모시고 왔는데, 부모님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우승을 확신한 순간에 관해선 "18번 홀(파4) 파 퍼트가 홀 바로 옆에 멈췄을 때 그린 뒤에 있던 가족이 보였다"며 "'또 해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보다 격한 감정이 솟구치지는 않았지만, 더 큰 기쁨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가장 긴장했던 순간에 관해선 "18번 홀 티샷을 친 뒤 공을 찾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2라운드까지 2위와 6타 차 앞서며 대회 2연패에 근접했던 매킬로이는 무빙데이에서 1오버파를 치며 세계 3위 캐머런 영(미국)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 우승 향방은 짙은 안갯속에 빠졌다. 이날 최종일의 승부는 세계 톱랭커들이 다투는 명승부가 연출되며 패트론의 눈을 즐겁게 했다. 세계 2위 매킬로이는 지난해 연장패로 눈물을 삼켰던 세계 9위 저스틴 로즈와 2년 만의 왕좌 탈환을 노린 세계 1위 셰플러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쳤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11언더파 공동 선두로 나선 매킬로이는 3번홀 첫 버디로 흐름을 잡는 듯했지만 4번홀(파3)에서 2m 파 퍼트를 놓치며 곧바로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한 홀 만에 2타를 잃으며 선두 자리에서 내려왔고 혼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승부는 결국 '아멘 코너'에서 갈렸다. 11번홀(파4)에서 까다로운 파 퍼트를 집어넣으며 위기를 넘긴 매킬로이는 12번홀(파3)에서 홀 왼쪽 2m 남짓에 붙인 티샷으로 버디를 낚아 다시 선두를 탈환했다. 이어 13번홀(파5)에선 그린 뒤 러프에서 과감히 퍼터를 꺼내 세 번째 샷을 3m 안쪽에 세웠다. 이 버디 퍼트까지 떨어뜨리며 2타 차로 달아났다. 3라운드에서 아멘 코너에서만 3타를 잃어 공동 선두를 허용했던 악몽을 최종일 같은 구간에서 만회했다.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가장 위협적인 추격자였다. 6번부터 9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몰아치며 한때 12언더파 단독 선두까지 치고 나갔다. 그러나 11·12번홀 연속 보기로 다시 2타를 잃으면서 아멘 코너에서 고개를 숙였다. 경기 막판 다시 버디 사냥에 나섰지만 벌어진 간격을 끝내 메우지 못했다. 셰플러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압박했지만 리더보드 맨 위 이름을 뒤집기에는 한 타가 모자랐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저스틴 로즈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을 마치고 아쉬워하며 듯 모자를 벗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셰플러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을 마치고 아쉬운 듯 모자를 벗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마지막까지 긴장은 이어졌다. 2타 차로 맞은 18번홀(파4)에서 매킬로이의 티샷은 오른쪽 나무 아래 거칠게 빨려 들어갔다. 숲을 통과해야 하는 난감한 라이였지만 그는 8번 아이언을 쥐고 과감하게 그린을 향했다. 두 번째 샷은 그린 왼쪽 벙커에 빠졌고 세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 위 4m 지점에 올린 뒤 침착하게 투 퍼트 파로 마무리했다. 우승 퍼트가 홀에 떨어지는 순간, 오거스타를 가득 메운 갤러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로리'를 연호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는 패트론을 향해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매킬로이는 지난해 17번째 도전 끝에 마스터스를 처음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1년 전 18번 그린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던 그는 같은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그린재킷을 차지했다. "한 번 우승하면 두 번째는 조금 더 쉬워질 것"이라던 그의 말은 아멘 코너를 넘어 역사를 다시 쓰는 순간 현실이 됐다. 1라운드부터 선두를 지킨 그는 4라운드 내내 단 한 번도 리더보드 꼭대기 자리를 내주지 않아 2020년 더스틴 존슨 이후 6년 만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자신의 시대를 증명했다. 영과 러셀 헨리(미국), 로즈, 티럴 해턴(이상 잉글랜드)은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3위, 콜린 모리카와, 샘 번스(이상 미국)는 9언더파 279타로 공동 7위, 맥스 호마, 잰더 쇼플리(이상 미국)는 8언더파 280타로 공동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임성재는 이날 버디 1개, 보기 4개, 더블 보기 1개를 합해 5오버파 77타로 부진해 최종 합계 3오버파 291타로 46위에 그쳤다. 김시우는 버디 5개, 보기 5개로 이븐파 72타를 치면서 최종 합계 4오버파 292타로 47위를 기록했다. psoq1337@newspim.com 2026-04-1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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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오르반 16년 집권 '마침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과 유럽연합(EU)의 각종 정책에 사사건건 반기를 들며 '유럽의 이단아'로 불렸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결국 16년 만에 권좌에서 물러나게 됐다.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치러진 헝가리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페테르 머저르가 이끄는 중도우파 성향의 친EU 신생 정당인 티서(Tisza)당에 몰표를 던졌다. 투표 마감 30분 전 투표율은 77.8%로, 지난 2002년 기록을 약 7%포인트 웃도는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투표가 마감된 지 3시간도 채 되지 않아, 오르반 총리는 이번 선거 결과를 "고통스럽다"고 표현하며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그는 부다페스트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승리한 정당에 축하를 전했다"며 "우리는 야당으로서도 헝가리 국가와 조국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0년 총선 압승으로 재집권한 이후 헝가리를 철권통치하며 이른바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를 주창해 온 오르반의 장기 집권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지지자들에게 패배를 인정한 오르반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16년 철권통치의 종말과 경제난의 역풍 냉전 시절 거침없는 반공(反共) 청년 지도자로 이름을 알렸던 오르반 총리는 1998년 35세의 젊은 나이에 처음 총리직에 올랐으며, 2010년 재집권 이후부터는 권위주의적 행보를 노골화해 왔다. 행정부로 권력을 집중시키고 시민단체(NGO) 활동과 언론 및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등 민주주의 기준을 둘러싸고 EU와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고, 급기야 EU로부터 헝가리에 배정된 수십억 유로 규모의 자금 지원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초래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오르반 총리는 선거 프레임을 "전쟁이냐 평화냐"로 규정하려 애썼다. 반대로 티서당은 헝가리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끌어들이려 한다고 비난하며, 집권당인 피데스(Fidesz)가 평화를 담보할 '안전한 선택'임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헝가리 유권자들의 시선은 철저히 보건의료와 국내 경제 등 민생 문제에 쏠려 있었다. 헝가리 경제는 지난 3년간 사실상 정체 늪에 빠져 있으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 내에서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 급등세를 겪었다. 식료품 가격은 EU 평균 수준으로 치솟은 반면, 헝가리의 임금 수준은 EU 27개 회원국 중 밑에서 세 번째에 머물면서 국민들의 실생활 고통이 극에 달했다. 저렴한 대출 등 관대한 친가족 정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우경화된 정부에 염증을 느낀 젊은 유권자층이 변화를 열망하며 대거 돌아서면서 오르반의 발목을 결정적으로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 트럼프·유럽 극우 진영 전폭 지지에도 씁쓸한 퇴장 오르반 총리는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과 성소수자(LGBTQ+) 권리 제한 등을 앞세워 서방 보수 우파 진영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르반을 "진정한 친구"라 부르며 강력히 지지했고,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정점"에 올랐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프랑스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독일대안당(AfD)의 알리스 바이델 등 유럽 주요 보수·극우 정치인들이 일제히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이 같은 든든한 외부 지원 사격도 헝가리 내부의 싸늘한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EU "헝가리, 유럽의 길 되찾아" 환영 오르반 총리의 패배 소식에 유럽 주요 지도자들은 일제히 환영 메시지를 내놨다. 특히 브뤼셀에서는 오르반이 지난 16년간 이민정책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등에서 EU와 잦은 충돌을 빚어온 만큼,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안도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헝가리는 유럽을 선택했다"며 "유럽은 언제나 헝가리를 선택해 왔다. 함께 우리는 더 강해진다"고 밝혔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도 페테르 머저르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헝가리의 자리는 유럽의 심장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헝가리 국민이 EU의 가치와 유럽에서 헝가리의 역할에 대한 애착을 보여준 승리"라며 결과를 환영했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강하고 안전하며 무엇보다 단결된 유럽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밝혔다. 크리스텐 미할 에스토니아 총리는 "헝가리 국민이 단결된 유럽 속에서 자유롭고 강한 헝가리를 위한 역사적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으며,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헝가리의 큰 승리이자 유럽의 큰 승리"라고 강조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역시 이번 선거가 "헝가리 역사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kwonjiun@newspim.com 2026-04-13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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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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