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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10% '누구나집' "국민정서 안 맞고 주민반대로 무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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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인천·안산·화성·의왕·파주·시흥에 '누구나 집' 시행
'10년간 월세' 활성화될까…동탄 등 인기지역만 과열될 수도
'2기신도시 유보지' 활용시 주민 반대 우려…가계부채 문제도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집값의 10%만으로 내 집 마련할 수 있는 '누구나 집' 프로젝트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누구나 집'은 신혼부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가 집값의 10% 이하로 장기 임대 거주하다가 10년 후 최초 분양가에 집을 살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서민 무주택자, 신혼부부, 청년세대 등의 내 집 마련을 돕는 게 목적이다.

하지만 임대주택이라서 '내집마련'을 중시하는 국민 정서에 맞지 않아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2기 신도시 유보지를 주거용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인근 주민들의 반대를 돌파해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 민주당, 인천·안산·화성·의왕·파주·시흥에 '누구나 집' 시행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누구나 집' 프로젝트가 집값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한 우려섞인 발언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는 '누구나 집' 시범사업 부지로 ▲인천 검단(4225가구) ▲안산 반월·시화(500가구) ▲화성 능동(899가구) ▲의왕 초평(951가구) ▲파주 운정(910가구) ▲시흥 시화 MTV(3300가구)의 6개 지역을 선정했다. 공급규모는 총 1만785가구다.

구체적인 공급방안은 '민간임대주택법'상 공모를 통한 공공지원민간임대 방식이다.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의 임대요건은 ▲의무임대기간 10년 ▲임대료 인상 5% 이내 ▲초기임대료 시세의 85~95% 이하 ▲무주택자 우선공급(청년·신혼 등 특별공급 20% 이상)이다.

무주택자·청년·신혼부부 등이 집값의 6~16%를 지급한 후, 10년간 시세의 80~85% 수준의 임대료(임대료 상승률 2.5%)를 내며 거주하고 10년이 지나면 최초 입주시 가격에 집을 분양받을 수 있는 제도다.

공공임대·뉴스테이의 경우 10년 임대 후 분양전환시 발생한 시세 차익을 사업시행자가 독식했다. 반면 누구나 집의 경우 사업시행자는 10년 후 분양 전환할 때 10%의 이익이 확보되는 것만으로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나머지 시세차익은 입주자가 취하는 구조다. 입주자는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 그만큼 차익이 발생하고, 하락해도 분양을 받지 않음으로써 손실을 피할 수 있다.

정부는 연내 사업자를 선정하고 내년 초부터 분양을 추진한다. 이 경우 내년 3기 신도시 3만2000여가구의 사전예약분과 합해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4만가구 이상의 주택공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10년간 월세' 활성화될까…동탄 등 인기지역만 과열될 수도

하지만 이 방식은 '자가 마련'을 중시하는 국내 주택 수요자들 인식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예컨대 누구나 집이 월세 구조로 운용될 경우 10년간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기간 동안 월세를 계속 납부해야 한다.

임대료 상승률이 연 2.5%지만 10년간 계속 납입한다고 보면 주거비용에 목돈이 들게 된다. 또한 10년 후 소유권을 취득하기 전에는 '내 집'이 아니기 때문에 중간에 매도해서 가격차익을 얻을 수 없다. 입주민이 학교나 직장 때문에 거주지를 변경해야 할 경우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누구나 집이 시장에 몇만가구씩 정기적으로 꾸준히 공급된다면 집값 안정에는 일부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내집에 살다가 좋은 가격에 되팔기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누구나 집이라는 개념 자체가 시장에서 일반화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입주민의 임대료 부담을 낮추려면 이들에게 목돈이 생길 때마다 임대보증금과 월세 비중을 바꿀 수 있도록 정부가 임대제도를 유연화해줘야 한다"며 "이 때 전환이율(전월세 전환율)도 적정 수준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정 인기지역에만 수요가 몰릴 가능성도 크다. 10년 이상 장기거주를 통한 분양전환 방식이므로 집값이 오를 만한 지역에만 청약이 과열될 수 있어서다.

누구나 집은 이미 도시 기반이 갖춰진 2기 신도시 내 유보지에 총 5800가구 공급된다. 유보지는 도시개발 과정에서 예측하지 못한 건설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개발하지 않고 남겨둔 땅이다. 화성 동탄2에 1350가구, 양주 회천에 1000가구, 파주 운정3에 1700가구, 평택 고덕에 1752가구가 공급된다.

이 경우 화성 동탄2신도시, 평택 고덕지구에 대한 선호가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탄2신도시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노선 등 교통호재가 있고 평택 고덕지구는 삼성전자의 고덕산업단지 투자 확정이라는 호재가 있다.

함 랩장은 "누구나 집 사업이 장기적으로 안착하려면 청약 대기 선호가 많은 택지지구 발굴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2기신도시 유보지' 활용시 주민 반대 우려…가계부채 문제도

또한 2기 신도시 유보지에 주택을 공급하는 계획이 순탄히 진행될 수 있을지도 아직 미지수다. 부동산특위는 유보용지 중 일부를 주택용지로 활용해 약 5800가구를 내년 중 사전청약할 예정이다. 이 경우 착공 시점은 2023년 이후가 된다.

[과천=뉴스핌] 백인혁 기자 = 지난 4일 정부가 '8.4 주택공급확대' 방안을 발표하고 수도권 주택공급방안의 하나로 정부과천청사 주변에 정부가 보유한 유휴부지를 주택단지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수도권에 총 13만2000가구 주택 공급 계획을 밝히면서 태릉골프장 외 정부과천청사 주변 유휴부지에도 4000가구의 주택을 지어 최대한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공급한다고 밝혔다. 정부과천청사 맞은편의 유휴부지는 정부 소유의 땅으로, 8만9000㎡ 부지가 공원, 운동장,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 사진은 이날 드론으로 촬영한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의 모습. 2020.08.05 dlsgur9757@newspim.com

하지만 앞서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에 주택 4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도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8·4대책에서 발표된 노원구 태릉골프장, 용산역 철도정비창 등 다른 부지에서도 주민들이 '공급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2기 신도시 유보지 활용도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해당 지자체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힐 수 있다.

함 랩장은 "현행 제도 아래서 유보지는 해당 지자체·입주민이 협의한 후 주거용이 아닌 자족시설용지로 활용한다"며 "이 유보지를 주거용으로 전용할 수 있는 법 개정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3기 신도시 개발과 관련된 과천 사례를 보더라도 기존 입주민들이 기반시설 과포화와 과밀화를 우려해서 신규 주거지 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택지지구 유보지를 주거용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인근 주민들의 반대를 돌파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입주민이 초기 지불하는 집값 10%를 제외한 나머지 자금의 상당수를 '대출'로 충당할 경우 가계부채와 깡통주택 위험에 노출된다는 우려도 있다.

누구나 집의 경우 세입자가 처음 지급하고 남은 집값의 반(약 45%)은 세입자들이 사회적 협동조합 등 특수목적법인(SPC) 명의로 장기주택담보대출을 연 2.5%의 저금리로 받아 조달한다. 나머지 자금은 ▲시행사·시공사가 투자하는 자금 10% ▲임대사업자가 개발이익을 재투자하는 방식 10% ▲세입자의 전세보증금 담보대출 14~25%로 충당한다. 

'깡통주택'이란 소유주가 자신의 집을 팔아도 집 사는 데 든 은행 대출금, 세입자 전세보증금 등의 부채를 다 갚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주택담보대출금과 임대보증금의 합이 주택 가격의 80%를 넘으면 '깡통주택'으로 본다.

'깡통주택' 문제가 심각해지는 시점은 부동산 경기가 하강해서 집값이 하락하거나 전세보증금이 상승하는 경우다. 서울 부동산시장이 6년 넘게 상승장을 지속한 만큼 향후 하락장으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누구나 집 프로젝트는 종잣돈이 부족한 30대 실수요자에게는 좋은 대안"이라면서도 "다만 가계부채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고, 집값이 떨어지면 깡통주택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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