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장애해방] ①그들이 '탈시설' 외치는 이유는…"빵 대신 자유를"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마로니에 8인'이 시작한 탈시설...100대 국정과제로
"20년 동안 시설에서 사느니 밖에서 2년 살고 죽겠다"
국제사회는 탈시설 강조하는데, 한국은 5000억원 지원

[편집자] 장애인 시설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깨끗한 시설에 친절한 사회복지사나 의사들이 사랑으로 장애인을 돌보는 드라마의 한 장면을 연상할 수도 있겠네요. 이런 이미지가 완전히 틀렸다고 할 수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정작 장애인들은 이런 시설을 하루 빨리 빠져나와야 하는 '감옥'이라고 부릅니다. 시설 내에서의 통제된 집단생활은 자유를 박탈한다는 것이지요. 뉴스핌은 '탈(脫)시설'에 성공한 장애인들을 만나 그들이 왜 시설을 감옥으로 여기는지, 시설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탈시설이 왜 필요한지 등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지난달 23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는 '탈시설장애인당' 소속 서울시장 후보 11명이 모였다. 장애를 가진 이들이 원하는 것은 명확했다.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비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탈시설 지원 정책을 펼쳐 달라는 것.

탈시설장애인당은 4월 7일 진행되는 재·보궐선거 전에 해산하는 가짜정당이다. 가짜 서울시장 후보 11명을 내세워 탈시설 등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각종 의제를 홍보하고, 실제 후보자들에게 장애인들을 위한 공약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한켠에는 최초 장애인 당사자들의 탈시설 주장을 기념하는 동판이 새겨져 있다. 2021.03.23 hakjun@newspim.com

이들이 '선거 유세'를 하는 곳에서 10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장애인 탈시설 선언 현장'이라는 동판이 새겨져 있었다. 일명 '마로니에 8인'이라고 불리는 고(故) 황정용 씨 등 장애인 8명이 2009년 6월 경기 김포 석암베데스다요양원에서 나와 노숙농성을 벌이며 탈시설을 외친 곳이다. 장애인들이 직접 탈시설을 요구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결국 서울시는 장애인 자립을 지원하는 장애인전환서비스지원센터 설립을 약속했고, 이 사건은 탈시설 운동의 전환점이 됐다. 비장애인 활동가들이 탈시설을 요구해 왔으나 번번이 묵살된 것과 달리 장애인들이 직접 탈시설을 외치자 작은 소득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설에서 20년 사느니 밖에서 2년 살다 죽겠다"

탈시설장애인당 가짜 후보 중 한 명인 추경진(53) 씨는 시설에서 나온 이유를 "자유"라고 답했다.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돌아다니고 싶을 때 돌아다닐 수 있는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가 시설은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추씨는 1997년 오토바이를 타다 사고를 당해 지체장애 1급이 됐다. 2년 동안 병원 생활을 하면서 가정은 파탄이 났다. 자녀 두 명은 친척집에 보내졌고, 자신을 돌보던 아내와의 다툼이 잦아졌다.

결국 추씨는 2001년 11월 충북 음성 꽃동네라는 장애인 거주시설에 입소했다. 시설은 추씨에게 1년 365일 통제된 삶을 요구했다. 오전 6시 아침, 낮 12시 점심, 오후 5시 저녁에 메뉴도 고를 수 없는 식사시간은 칼같이 지켜져야 했다. 시설 내 단체활동도 거부할 수 없었고, 밖에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가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좁은 방 안에서 좁은 창문으로 보이는 시설 밖 풍경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뿐이었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추경진 씨가 탈시설장애인당 홍보 활동을 위해 발언하고 있다. 2021.03.23 hakjun@newspim.com

추씨는 죽기 전에 고향 땅을 한번 밟아보고 싶었다. 자신이 좋아하던 고향 골목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이 소원이 됐다. 자유를 박탈당한 채 시설에서 20년을 사느니 2년 동안 시설 밖에서 살다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씨는 탈시설을 결심했고, 준비 끝에 2016년 1월 시설에서 나올 수 있었다. 자신이 살던 서울 마포구 한 주택가를 찾아가는 데 무려 15년이란 시간이 걸린 것이다.

추씨는 "바깥에 나가니까 다른 사람들이 내 얼굴에 생기가 돈다고 하더라"며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사는 게 정답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시설을 감옥이라고 얘기한다"며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가고, 먹고 싶어도 못 먹고, 표현하고 싶어도 표현을 못 하는 감옥살이를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 국제사회는 탈시설 추세인데, 한국은 5055억원 지원

장애인들이 감옥이라고 부르는 시설이란 장애인복지법에서 규정하는 장애인복지시설 중 하나인 '장애인 거주시설'을 의미한다. 2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장애인 거주시설은 전국에 1557개 있다. 시설 이용 장애인은 2만9662명이다.

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주체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지만 예외규정을 통해 일반인도 소재지 관할 시장·군수·구청장 등에게 신고할 경우 운영이 가능하다.

원칙적으로는 공공이 주도하고 예외적으로 민간 운영을 허용하고 있지만, 사실상 민간이 주도하고 국가는 지원금만 주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연대 등 '생활편의시설 장애인 접근 및 이용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장애인등편의법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1.11 yooksa@newspim.com

문제는 추씨 사례처럼 거주시설이 '안전 보장'이라는 이유로 장애인들에게 통제된 삶을 강요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 관리·감독도 느슨해 전문성이 부족한 사회복지사들이 고용되기 일쑤여서 장애인을 향한 폭언·폭행과 사망 사건도 발생한다.

국제연합(UN·United Nation)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2006년 12월 'UN 장애인 권리에 관한 협약'을 채택, 장애인들이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살아가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협약에 따르면 모든 장애인은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동등한 권리를 가지며 국가는 이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장애인들에게 ▲거주지 선택 기회 ▲지역사회 생활과 통합 지원 등을 보장해야 한다. 한국은 2007년 비준에 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탈시설을 꼽았으나 지금껏 제대로 된 정책은 없다는 게 장애인들 입장이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20년 장애인 거주시설 운영지원비는 5055억6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약 213억원 증가한 반면 장애인 탈시설 예산은 지역사회전환센터 신규 설치비 약 2억원에 불과했다.

한 장애인단체 활동가는 "당시 대통령 입에서 '탈시설'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너무 좋았고, 많이 바뀔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지금 돌이켜 보면 공약대로 된 건 아무 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hakj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종합특검, 심우정 PC 압수수색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나머지 사건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지난 10일 진행한 대검찰처 추가 압수수색에서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사용하던 PC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종합 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은 지난 10일 검찰총장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특히 지난달 종합특검의 중앙지검과 대검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됐던 심 전 총장의 PC를 추가로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공수처에서 수사하는 '순직해병 수사외압 의혹 사건'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심우정 전 검찰총장(당시 법무부 차관)이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종섭 호주 도피 의혹'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03.31 leehs@newspim.com 다만 심 전 총장이 사용하던 PC가 부분적으로 포맷돼 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종합특검은 지난달 23일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에 수사 인력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당시 김 여사 관련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수사 무마 의혹'은 중앙지검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처분하면서 제대로 된 수사 없이 공범으로 지목된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종합특검은 당시 무혐의 처분 과정에 심 전 총장이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특검은 무혐의 처분 당시 중앙지검 지휘부였던 이창수 전 중앙지검장, 조상원 전 4차장 검사 등을 출국금지 조치한 바 있다. stpoemseok@newspim.com 2026-04-15 20:40
사진
'트럼프 계좌' 가입자 500만명 돌파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표 세제 정책 가운데 하나인 이른바 '트럼프 계좌(Trump Accounts)' 가입자가 500만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120만명은 미 재무부가 지급하는 1000달러의 초기 지원금 대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1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CNBC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 포럼'에 참석해 "현재 500만명의 아동이 트럼프 계좌에 가입했으며, 이 중 120만명은 1000달러 시범 프로그램 지원 대상"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2026.02.21 mj72284@newspim.com ◆ 7월 4일 공식 출범…신생아에 1000달러 지급 이번 제도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크고 아름다운 법안(big beautiful bill)' 을 통해 도입된 세금 이연형 아동 투자 계좌다. 오는 7월 4일 독립기념일에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미국 내 사회보장번호(SSN)를 가진 18세 미만 모든 아동은 계좌를 개설할 수 있지만, 정부가 제공하는 1000달러 종잣돈(seed money) 은 2025년부터 2028년 사이에 태어난 신생아에게만 지급된다. 베선트 장관은 "1000달러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며 향후 민간 기업과 지방 단위 기부가 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기업·자선가도 매칭 지원…자산 형성 정책 확대 실제로 미국 내 다수 기업들은 정부가 예치한 1000달러에 맞춰 동일 금액을 추가로 적립하는 매칭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여러 주의 자선단체와 기부자들도 저소득층 가정을 중심으로 추가 초기 자금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아동 자산 형성 정책이 민관 협력 방식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미국판 '베이비 본드(Baby Bond)' 성격의 장기 자산 형성 정책으로 해석하고 있다. ◆ 슈퍼볼 광고 이후 가입 급증 미국 가정이 트럼프 계좌를 처음 신청할 수 있었던 시점은 올해 1월 26일 세금 신고 시즌 개시일이다. 가정은 2025년 세금 신고서와 함께 IRS 양식 4547(Form 4547) 을 제출해 계좌 개설과 정부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다. 특히 슈퍼볼 중계에서 약 30초 분량의 트럼프 계좌 광고가 방영된 뒤 가입자가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TrumpAccounts.gov 를 통해 온라인 신청도 가능하다. 정책 효과와 맞물려 향후 미국 가계 자산 시장과 금융회사들의 어린이 투자상품 경쟁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koinwon@newspim.com 2026-04-15 21:31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