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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김치·한복 동북공정에 애꿎은 '조선족 혐오' 확산

김치, 한복이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중국기원설' 주장 논란 확산
조선족 혐오 현상에…"조선족 있는 이사업체서 물건 슬쩍" 근거 없는 비방도

  • 기사입력 : 2021년02월18일 16:47
  • 최종수정 : 2021년02월18일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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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중국이 연일 한복과 김치 등 한국 전통문화를 자국 문화라고 주장하며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에서 조선족 혐오 현상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의 무리한 주장으로 시작된 중국에 대한 반감이 국내 거주하는 조선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18일 80여만명이 가입한 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선족은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글이 게재됐다. "조선족이 한국인이랑 결혼하면 주민등록번호도 바뀐다더라", "본인이 말을 하지 않으면 조선족인지 모르게 되고, 투표도 가능한데 소름 끼친다"는 반응도 있다.

조선족에 대한 근거 없는 주장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290여만명이 가입한 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네티즌은 '입주 상식 팁'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사업체에서 이사 도중 물건을 슬쩍 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사업체에 조선족이 껴 있는 경우가 있어서 미리 업체에 물어봐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중국 상하이 증권거래소가 있는 푸둥신구 금융가 한 편에 9월 26일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동방명주 탑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20.09.26일 chk@newspim.com

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조선족을 색출해야 한다"며 특정 회원에게 '한국인 인증'을 강요했다. 조선족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단 댓글에 "조선족은 바퀴벌레", "조선족 다 걸러서 활동 중지시켰으면 좋겠다", "굳이 왜 우리나라로 기어들어 와서 사람을 답답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등의 조롱 댓글도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조선족 혐오 현상이 심각해진 것은 중국의 무리한 중국 기원설 주장 때문이다. 지난달 9일 구독자 1400만명이 넘는 중국 유튜버 '리즈치'는 자신의 채널에 김치를 담그고 김치찌개를 만드는 영상을 올리면서 영상 설명에 '중국 전통요리'(#ChineseCuisine), '중국 음식'(#ChineseFood) 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이 밖에도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에서 김치 관련 왜곡 보도를 싣거나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에서 배경화면 스토어에 한복을 중국 문화로 묘사한 이미지를 올리는 등 중국 기원설 주장이 이어지자 조선족을 향한 반감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조선족 혐오가 결국 약자 혐오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조선족 혐오는 사실 이번 중국의 동북공정 논란 이전부터 조선족에 대한 편견을 담은 영화로도 만들어질 정도로 팽배했다"며 "궁극적으로 여성, 장애인 등 약자에 대한 혐오가 겉으로는 조선족 혐오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미국에서 오랜 기간 흑인 차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던 것처럼, 당장의 해결책을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민족주의 편견이 곧 조선족 혐오로 드러난 것으로 인종주의와 관련해 개방적 사회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조선족을 비롯한 약자의 혐오 표현에 대해 반성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le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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