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안철수, 경선 주관만 맡길 뿐 본인이 유리한 조건 제시"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제안한 경선플랫폼에 대해 "국민의힘 후보가 확정된 후 단일화가 이뤄지는 것이지, 그 전에 단일화를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2021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처음에 얘기한대로 우리당의 후보를 확정한 다음에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당 후보로 확정되면 그때 단일화를 논의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을 향해 경선플랫폼을 야권 전체에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공당 대표로서 소속 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무슨 뜻에서 그렇게 이야기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당의 입장에서는 시장 후보 신청을 마감해서 1차적인 경선을 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모든 절차를 마친 뒤 단일화 문제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안 대표는 지금 당장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라는 질문에 "그건 안 대표의 입장이다. 우리는 우리 당으로서 해야할 일이 있기 때문에 제안을 했다고 수용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안 대표의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온택트 정책 워크숍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비상대책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의 의견도 있어야 하겠지만 단일화 논의는 할 수 있다"면서도 "절차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문제가 있는데 지금 안 대표는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걸로 보여진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안 대표가 입당을 하지 않고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우리당은 당원들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에 지금 안 대표가 요구하는 부분은 당헌·당규상 쉽지 않다"고 전했다.
반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안 대표의 제안이 본격적인 단일화 논의가 시작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진 셈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정진석 공관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당하지 않고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우리당 당헌·당규를 바꾸어야 하는 쉽지 않은 문제"라며 "안 대표의 제안은 경선주관만 국민의힘에 맡길 뿐 안 대표측이 지금까지 선호해 온 '원샷 경선'과 크게 다르지 않는다"고 적었다.
정 위원장은 "하지만 안 대표가 오늘 제안에서 후보 단일화 논의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출발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평가한다"며 "본격적인 단일화 논의가 시작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진 셈이다. 갈 길이 멀지만 시간은 충분하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궤도를 이탈하지 않고 야권 후보 단일화라는 최종 종착지까지 무사히 도착하도록 하겠다"며 "그것이 공관위원장인 저에게 주어진 소명이라는 점 또한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국민의힘 공관위원은 "(안 대표와) 만나서 논의를 해볼 수는 있지만, 당원이 아니더라도 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당헌·당규를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은 실무적으로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taehun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