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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사모펀드] ④ 투자자 보호, 페어펀드로 길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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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페어펀드, 과징금·벌금 등 재원으로 투자자 구제
국회서 한국형 페어펀드 법안 발의 준비
"민사제재금 신설로 재원 방안 확보해야"

[편집자] '라임'에 이어 '옵티머스'까지. 국내 사모펀드의 비리가 낱낱이 드러나면서 금융시장 참여자 모두에게 큰 충격과 실망을 주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수사 과정에서 사건 면모가 상세히 밝혀지겠지만 관련 사모펀드 업체는 물론이고 금융당국과 판매사, 수탁사 등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입니다. 사모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줄이 말라 사모펀드업계가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감지됩니다. 뉴스핌은 사모펀드의 순기능은 살리되 역기능과 부작용은 최소화 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잇단 사모펀드 사태에 국내에도 '한국형 페어펀드(Fair fund)'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은 강제성이 없고 금융회사와 투자자 모두 수용하기 어렵고 민사 소송도 투자자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증권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더라도 피해 입증이 쉽지 않고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도 있다.

◆ 페어펀드가 뭐길래…美 143억달러 규모 300여개 운영

9일 자본시장연구원과 예금보험공사 등에 따르면 페어펀드는 미국에서 지난 2002년 사베인-옥슬리법을 제정하면서 처음 구상됐다. 이 법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증권법을 위반한 사람 또는 증권회사로부터 징수한 민사제재금 및 부당이득환수금을 재원으로 페어펀드를 조성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의 민사제재금은 한국의 과징금, 부당이득환수금은 벌금과 비슷한 성격이다.

미국의 페어펀드는 2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불법행위자에게 민사제재금과 부당이득액에 대한 지급요구명령을 하면서 펀드를 설립하는 형태가 'SEC설립형 페어펀드'다. 또 불법행위 사건이 법원에 제소되면 법원명령으로 만드는 '법원설립형 페어펀드'가 있다. 이 둘은 설립 주체가 다를 뿐 운영방식 등에는 큰 차이가 없다.

미국 페어펀드의 유형별 현황 [표=예금보험공사]

세부 운영과정을 보면 SEC가 민사제재금, 부당이득환수금을 징수한 뒤 펀드 결성 명령을 내리면 펀드 설립이 본격화 된다. 이후 펀드 분배계획안을 마련하고 이를 SEC 홈페이지 등에 공개해 의견을 청취한다. 이 기간 별다른 이의제기가 없거나 중대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으면 분배계획안이 승인된다. 끝으로 SEC가 이 펀드의 관리자를 임명하면 펀드 설립이 최종적으로 마무리 되고 실질적인 운용에 들어간다.

미국의 페어펀드가 작동한 사례 중에는 맥스웰 테크놀로지사의 부당회계 사건이 가장 대표적이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한 제조업체 맥스웰 테크놀로지사는 회계부정 혐의로 지난 2018년 3월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이 업체는 약 2달 동안 1900만달러(한화 약 217억1700만원)의 수익을 과대 계상하는 등 회계 부정을 통해 주가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SEC는 즉각 이 업체 및 업체 관계자 3명에게 민사제재금 280만달러(32억원), 부당이득환수금 4만달러(4500만원)를 부과했다. SEC는 이렇게 징수한 과징금으로 페어펀드를 설립하고 재원을 미 재무부 계좌에 예치했다. 이후 SEC는 매뉴얼대로 펀드 관리자, 분배 대상, 분배 방식 등의 내용을 담은 분배계획안을 그 해 11월에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특정 기간 동안 맥스웰 테크놀로지의 부풀려진 가격으로 회사의 보통주 주식을 취득해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은 페어펀드를 통해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었다.

미국에서 설립돼 운용 중인 페어펀드는 2013년 230여개였으나 최근에는 300개 안팎에 달하고 재원만 143억3000만달러(한화 약 16조3140억원)에 이른다.

이처럼 미국이 페어펀드를 마련한 배경에는 금융시장의 신뢰회복을 최우선으로 삼는 정책기조가 반영돼 있다. 사적 피해를 공적 지원으로 해결하는 등 강력한 투자자 보호 정책 없이는 금융시장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간 세계적으로 개인 투자자는 금융회사에 비해 정보력이 약하고 법적 대응이 어려워 이들의 피해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구제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증권 중개인이나 금융회사의 범법 행위로 피해를 입었더라도 개인 투자자가 적절히 대응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 한국형 페어펀드 시동 거나…재원 마련 방안 걸림돌

국내에서도 라임 사태를 계기로 지난 2월부터 페어펀드 설립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앞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초 "투자자 보호를 위한 '한국형 페어펀드'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페어펀드 도입의 불씨를 당겼다. 김 의원은 지난달 13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도 페어펀드 도입을 재차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소비자 피해가 계속해서 많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인데, 국가 또는 금융권이 나서서 펀드를 만들어 대응한다는 것은 자연스럽고도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혀 페어펀드 도입 논의에 속도가 붙은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20.10.13 kilroy023@newspim.com

국회에서도 김 의원 주도로 페어펀드 설립을 위한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인 만큼 곧 페어펀드 도입이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에는 페어펀드 운영 및 분배는 금융감독당국이 주도(필요 시 법원도 설립 명령)하되 최종 분배계획은 법원의 승인을 얻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과 달리 한국의 현행 불공정거래 과징금 부과 범위가 좁고 수위도 낮기 때문에 한국형 페어펀드 도입 논의에서 재원 마련 방안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 경미한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대해서만 과징금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반면 핵심 불공정거래 행위인 시세조종과 내부자거래에는 과징금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과징금은 물론 벌금과 범죄몰수추징금까지 모두 한국형 페어펀드 재원에 귀속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다만 과징금 등은 원칙적으로 국고에 귀속되기 때문에 페어펀드 설립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법원의 승인이 필요하다.

특히 과징금은 불공정행위자가 얻은 불법적 이득을 포기하는 개념인데, 만약 취득한 이득이 없다면 재원 마련에 한계가 생긴다는 문제가 있다. 일각에선 미국식 모델을 차용해 '민사제재금'을 신설하면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부당이득환수금과는 별도로 부당이득액의 최대 3배에 해당하는 민사제재금을 추가로 부과할 수 있다.

김민혁 예금보험공사 연구원은 "우리나라도 과징금에 더해 민사제재금 신설을 통해 불공정행위 억지력을 제고하고 보상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한국형 페어펀드는 증권투자자 보호에 한정된 미국식 페어펀드에서더 나아가 금융상품의 판매 관련 불완전 영업행위로 인한 소비자 피해 보상 및 재발 방지로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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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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