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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환의 지구촌 돋보기 ] ⑦통화전쟁과 금융 시스템의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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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2020년 시작부터 미국과 이란이 무력으로 충돌하면서 전쟁공포가 피어오른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국가이기주의로 인한 혼돈이 만연하고 있다. 국제사회에 관용과 협조가 실종되고 평화와 공존번영이란 이념도 찾아보기 힘들다. 자유무역 질서가 손상되면서 무역분쟁이 일상화되고,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조화로운 시장질서에 기반하는 자본주의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구촌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머리를 맞대 인류의 희망을 모색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 국제사회의 말기적 현상을 짚어본다.

지금 국제사회에서는 소리 없이, 그러나 치열하게 통화전쟁이 치러지고 있다. 그 형태 또한 매우 다양하다. 우선, 가장 강력하면서도 자주 활용되는 형태는 환율인상 정책이다. 환율이란 두 나라 사이 통화의 교환비율을 의미하며, 외국통화라는 상품에 붙여진 일종의 가격이다. 따라서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상품의 가격이 결정되는 것처럼 환율도 외환시장에서 외화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이 환율변동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수출입, 물가 등 경제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이에 따라 각국은 자국의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환율을 조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시도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면 환율전쟁이 벌어진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국 통화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정책을 펼치는 경향이 있다. 자국의 통화가치 절하는 자국의 수출경쟁력을 키우지만 반대로 경쟁국에는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게 된다. 이는 한마디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주변국의 경제를 희생키는 '근린궁핍화정책(近隣窮乏化政策, Beggar-Thy-Neighbor Policy)'에 불과한 것이다.

이러한 환율전쟁의 원조는 1985년 이뤄진 '플라자 합의(Plaza Accord)'다. 당시 세계 최대의 무역수지 흑자국이던 일본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엔화가치를 대폭 절상했다. 이후 일본 기업들은 수출에 애를 먹게 되고, 결국은 '잃어버린 20년'이란 늪에 빠지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러한 국제사회의 환율전쟁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2019년 8월,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미중간 무역분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위안화 가치 하락을 수수방관했다. 오히려 중국은 자국수출 경쟁력 강화차원에서 추가적인 위안화 절하도 용인하려는 태세를 취했다. 이에 미국은 중국이 관세인상의 부담을 희석시키려 고의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판단, 일정한 숙려 기간도 거치지 않고 즉각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시중에 대량의 통화를 살포하는 이른바 양적완화(QE, quantitative easing) 정책도 동원되고 있다. 양적완화란 중앙은행이 장기국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시중에 자금을 풀어 경기활성화를 기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대량의 통화를 시중에 살포할 경우 자국통화의 가치가 떨어져 수출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양적완화 시책을 처음 시행한 나라는 미국으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이 방법을 취했다. 

통상 중앙은행이 신용경색에 대응하는 방법은 기준금리를 낮추는 것이다. 그런데 당시 미국의 기준금리는 0~0.25%로 거의 제로금리 수준이었기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이에 양적완화시책을 취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미국이 취한 이 양적완화 조치는 세계 통화전쟁의 시발점이 되고 말았다. 그 이후 유럽과 일본, 중국 등 경제대국들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들도 이 대열에 가세하게 됐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는 앞으로 자칫하면 커다란 혼돈 속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우선 인플레에 대한 우려다. 지금 당장은 세계경제의 부진으로 인플레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앞으로 경기가 살아날 경우 전 세계는 또다시 자산버블 붕괴와 같은 가공할 경제위기에 휘몰릴지 모를 일이다.

특히, 신흥국의 실물경제가 받게 될 타격은 한층 더 커지게 됐다. 가뜩이나 자본과 기술경쟁력 면에서 어려움을 겪던 신흥국들이 이제는 양적완화로 가격경쟁력까지 갖추게 된 선진국들과 무역경쟁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양적완화 조치가 주로 선진국들에 의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국가간 빈익빈 부익부 문제가 한층 커질 우려가 있다는 점도 앞으로 국제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새로운 금융위기를 촉발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양적완화로 유동성이 늘고 금리까지 제로금리 수준으로 낮아짐에 따라 가계와 기업, 정부 할 것 없이 모든 경제주체들은 빚을 더 늘리려는 유혹이 커지게 됐다. 이에 지금 세계의 빚 규모는 GDP의 320%에 달하고 있다.

이 같은 엄청난 빚 덩어리로 인해 세계, 특히 신흥시장은 시장상황이 급변하면 그대로 위험에 빠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신용도가 낮은 나라들의 미상환 채무 재조정이 더 어려워질 것이고, 결국 이들은 금융위기에 처하게 된다. 여기에 늘어난 유동성을 활용해 국제투기꾼들이 신흥국을 위시한 자본취약국들을 공격할 경우 세계 금융위기의 가능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또 다른 통화전쟁의 행태는 상대국에게 보다 직접적 보복을 가하는 정책수단의 동원이다. 중국은 3.2조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 중 약 36%인 1.2조 달러를 미국 국채에 투자하고 있다. 비슷한 규모의 미국 국채를 보유한 일본과 함께 미국의 최대 채권국 중 하나다. 중국이 이 같이 미국 국채를 과다 보유함에 따라 양국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더욱이 중국은 보유국채의 무기화 전략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이는 중국이 미국 국채를 시장에 대량 매각하거나 통상외교 현안에 협상카드로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이런 국채 무기화 조짐은 경제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0년, 미국은 당시 대만에 64억 달러 규모의 첨단무기를 팔기로 결정했다. 이에 중국 군부는 보복 차원에서 자국이 보유 중인 미국 국채 일부를 매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9년 미중간 무역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도 중국은 보유 미국 국채를 상당량 매각했다.

미국 국채보유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동시파국 가상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먼저 중국의 공격적인 미국 국채 대규모 매각 전략이다. 만약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시장에 매각할 경우 미국 국채 가격은 폭락하고 금리는 급등하게 된다. 이 경우 일본을 비롯한 다른 미국 국채 보유국가들 역시 동참할 수밖에 없게 되고, 그 결과 미국경제는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

다음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압박 카드다. 미국이 달러화 가치를 폭락시키는 전략이다. 미국 국채의 가치하락은 결국 중국의 자산가치 상실을 의미하므로 이는 중국에게는 크나큰 압박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어느 날 미국이 금으로 태환되는 화폐를 하나 더 만들어 낸다면 기존의 달러는 휴지조각이 되고 만다. 이 경우 중국은 그동안 벌어 놓은 돈을 몽땅 날리게 된다.

한편, 이러한 통화전쟁 속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현상은 한층 빈번하게 일어난다. 더욱이 그 규모와 세계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면 이처럼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빈번하게 일어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자본시장의 자유화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이뤄졌고 이에 대한 적절한 안전장치가 부족한 점을 꼽을 수 있다. 세계화와 자본자유화의 급속한 확산은 헤지펀드(Hedge fund)나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 등 투기자본들이 단기차익의 극대화를 노리고 국제금융시장을 별다른 통제 없이 넘나들게 만들었다. 이는 결국 국제자본의 변동성을 높여 1990년대 후반 아시아에서 발생한 외환위기가 세계적 위기로 확산되기도 했다.

금융공학의 발전도 금융위기를 초래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이름도 이상한 금융상품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이들 금융상품을 관리하는 기법 또한 첨단을 걷고 있다. 특히 파생상품들은 레버리지효과를 통해 거래되므로 투기성이 강하고 고위험을 수반한다. 1995년 영국의 베아링사가 파산한 뒤 ING사에 1달러에 인수된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단 한 번의 투자실패가 회사를 망하게 할 수 있을 정도다. 이런 특성으로 파생상품 거래는 잇단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더욱이 일부 악명 높은 헤지펀드들은 이 파생금융 거래를 주무기로 금융 취약국들을 공격하고 다니면서 국제금융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 및 감독부실도 금융위기를 부르는 요인이다. 금융기관은 속성상 고수익을 추구하며 그에 따른 위험을 전가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일부 금융기관들이 향후 상장(IPO, Initial Public Offering)을 통해 커다란 자본이득을 기대하는 비상장기업들에게 높은 금리를 받고 대출을 허용한다. 그런데 그 대출금액은 상장 후 폭발적인 기업가치 상승 시에만 상환 가능한 규모다. 만약 주가가 기대만큼 상승하지 않는다면 해당 대출들은 부실채권이 된다.

금융기관들은 이 대출자금을 쪼개고 채권화해 세계 금융시장에 되팔면서 대출을 청산한다. 신용평가기관들도 위험천만한 대출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포장해 '폭탄 돌리기 금융관행'에 가세하고 있다. 지금도 실제로 이뤄지는 이 금융관행은 과거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판박이라 하겠다.

실물경제의 뒷받침이 없는 금융만의 성장도 글로벌 금융위기를 키우는 데 한몫 한다. 금융시장이 아무리 활성화돼도 실물시장에서 받쳐주지 못하면 거품에 지나지 않는다. 즉 실물경제의 성장 없는 금융부문만의 확장은 언제 터질 지 모르는 폭탄과 다름없다.

암호화폐 역시 금융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을 키운다. 새로운 글로벌 화폐인 암호화폐는 기존의 금융체제를 송두리째 부정하며 탄생했다. 은행이 더 이상 필요치 않고 중앙은행의 발권력도 인정하지 않는다. 이제 스마트폰만 있으면 은행을 통하지 않고도 송금과 결제가 가능해진다. 이로 인해 기존의 은행시스템이 붕괴될 것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우리가 걱정해야 할 사실은 금융위기의 본질과 근원은 남이야 어찌되던 자신만의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이기심과 탐욕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국가차원으로 확장하면 국가이기주의가 똬리를 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만약 다음 금융위기가 발생한다면 세계는 경제전쟁에 국한하지 않고 무력전쟁까지도 불사할 가능성이 없지 않을 것으로 예견된다.

이철환 mofelee@hanmail.net

▶이철환은 재정경제부 국고국장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등을 지냈다.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암호화폐의 경제학', '인공지능과 미래경제', '을의 눈물'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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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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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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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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