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마약중독자의 고백(58)] "함정 수사에 걸렸어"..친구의 절규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총명했던 친구 '마약'에 빠진 후 절망으로 바뀐 인생
"마약만 끊으면 너는 분명 성공할 수 있어" 응원에 새출발 결심
마약 중독자가 놓은 덫에 걸려 교도소행..남은 건 후회 뿐

[편집자주] 대한민국은 마약 안전지대인가? 아닙니다. 마약 청정지역이 아니라는 사실이 최근 증명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한 해 마약사범만 1만2000명, 많게는 1만6000명이 검거되고 있는 마약 오염국입니다. 최근 재벌가를 비롯해 연예인들의 마약투약 사실이 줄줄이 적발되면서 모방범죄도 우려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문제는 마약의 위험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독증상’이라는 추상적인 부작용만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마약의 실상과 위험은 무엇일까? 뉴스핌은 마약중독자와 그 가족의 삶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그들이 직접 쓴 수기를 입수해 연중기획으로 보도합니다. 건강한 삶과 가정을 마약이 어떻게 파괴하는지, 마약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윤혜원 기자 = 최우영(가명)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된 친구를 지금도 그리워하고 있다. 이미 수년이 지났지만, 최 씨는 친구를 서둘러 전문병원에 데려가지 못한 일을 가장 후회한다. 친구의 마약 투약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그때 친구를 막았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 모른다는 아쉬움이 매일 최 씨를 덮쳐왔다.

최 씨가 친구를 만난건 20살 무렵이었다. 첫 만남에서 몇 마디 나눠보지 않았지만, 최 씨는 친구가 총명하고 재능이 많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친구는 대학에 가지는 않았지만, 대학생보다 똑똑했고 말과 행동도 점잖았다.

둘은 1년도 지나지 않아 10년지기같은 사이가 됐다. 친구는 조금 내성적이었는데, 속내를 잘 털어놓지 않는 성격이었다. 그런 친구가 어느날,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줬다. 자신이 3년 전부터 마약을 투약하고 있고 이제는 빠져나오지 못할 것 같다는 고백이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18.11.20 kilroy023@newspim.com

친구가 마약을 처음 접한 계기는 의외로 단순했다.

고등학교 시절, 한 선배가 “좋은 게 있다”며 최 씨의 친구에게 필로폰을 내보였다. 친구는 마약이 무엇인지, 필로폰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호기심에 투약한 필로폰, 친구는 곧 마약에 중독됐고 팔뚝에는 늘 바늘자국이 선명했다. 심지어 필로폰 구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학교마저 그만두고 닥치는대로 돈을 벌었다. 친구는 약을 구하기 위해 밤낮없이 전국을 떠돌아다녔다고 했다.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친구는 곧 경찰의 수사망에 걸려들었다. 처음으로 구속됐고 실형을 선고받아 교도소에 수감됐다. 친구의 부모님은 “아들은 출소 후에도 전혀 반성하는 기색없이 다시 필로폰을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친구의 주변에는 폭력배나 유흥가 업주 등 비슷한 유형의 사람들만 가득했다.

그랬던 친구는 대학생 최 씨를 만나면서 조금씩 변화했다. 최 씨는 명석했던 친구의 미래가 걱정돼 그림자처럼 쫒아다니며 “마약만 끊으면 분명 성공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최 씨는 친구를 마약의 수렁에서 건져야겠다는 일종의 사명감마저 들었다.

최 씨는 친구를 설득하기 위해 대학 도서관에서 여러 서적을 뒤져가며 마약에 대해 공부했다. 마약이 무엇인지 알아야 친구와 대화하고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 씨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낸 자료들을 복사해 친구에게 수시로 건네줬다.

더디지만 변화는 분명 있었다. 친구는 최 씨에게 “덕분에 3개월 동안 마약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심을 거둘 수는 없었지만, 실제로 친구는 안색도 좋아졌고 체중도 조금 늘어나 보였다.

맑은 정신으로 돌아온 친구는 마침내 대학 진학을 결심했다. 최 씨와 친구의 가족들은 뛸 듯이 기뻐했다. 마약에 찌들었던 눈빛도 달라졌다.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의지와 각오가 느껴졌다. 최 씨도 친구의 대학 진학을 돕기 위해 강의가 없는 날이면 친구와 함께 도서관으로 향했다.

오지 않을 것 같던 불행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이들을 찾아왔다.

마약과 멀어지기 위해 애써 연락을 끊었던 친구들을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났다. 이들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눈 친구는 최 씨에게 “먼저 도서관에 가 있으면 뒤따라 가겠다”고 말했다. 친구는 그 날 이후로 이틀 동안 연락이 두절됐다.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이틀 후 최 씨가 만난 친구는 금단증상으로 고통받고 있는 모습이었다. 목소리는 쉬었고, 어디서 상처를 입었는지 몸에는 상처 투성이었다. 입고 있던 옷은 온통 진흙으로 더럽혀져 있었다.

불과 이틀이었지만, 친구는 옛날로 돌아가 있었다.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거나 음침한 장소로 자꾸 몸을 숨겼다. 최 씨를 의심하는 말도 서슴없이 내뱉었다. “밖에서 형사들이 나를 잡으러 온 것 같은데, 너가 데리고 왔느냐”는 식이었다. 친구의 단약을 위한 최 씨의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됐다.

도서관에 가던 날 만났던 무리는 집요했다. 친구에게 쉴 새 없이 유혹의 메시지를 남기거나 밤중에 전화를 걸어왔다. 최 씨가 친구 몰래 이들의 메시지를 삭제하기도 했지만, 모두 소용없는 짓이었다. 친구는 마약을 하고 돌아오면 잠도 자지 않고 도망다니기 바빴다. 그러다 집에 오면 다시 죽은 듯 잠에 빠져들었다.

최 씨는 친구에게 “자수해서 마약에서 벗어나거나, 아니면 내가 직접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말했다. 친구는 그런 최 씨에게 무릎을 꿇고는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빌었다. 최 씨도 그 모습 앞에서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다른 친구의 결혼식날, 결국 일이 터졌다. 이날 신랑 신부의 웨딩카를 운전해주기로 했던 최 씨의 친구가 결혼식 당일 갑자기 사라졌다. 다른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잠깐 만날 사람이 있다”며 나갔다고 했다. 예식이 모두 끝나고 신랑, 신부가 공항으로 떠나야 했지만 친구는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신랑, 신부는 급하게 다른 친구의 도움을 받아 신혼여행을 떠났다.

최 씨와 몇 명의 친구들이 걱정하며 예식장을 떠나지 않고 있었는데, 한 친구가 급하게 달려왔다. 그는 “친구 녀석이 경찰 함정수사에 걸려든 것 같다”며 “지금 형사들에게 붙잡혀 경찰서로 끌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 경찰서로 달려갔지만, 친구를 만날 수는 없었다. 소변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일절 면회가 금지돼 있었기 때문이다. 며칠 뒤 찾아간 친구는 “누군가 내게 몰래 약을 타서 먹인 것 같다”며 “나는 그 날 너에게 무릎 꿇은 뒤로 마약에 손 댄 적 없다”고 토로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실제로 친구는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함정에 당해 경찰에 붙잡혔다. 친구는 체념한 듯 “모두 내 잘못이다”며 “지금이라도 자신이 치러야 할 대가”라고 말했다. 친구는 처음 교도소에 수감됐던 때와 달리 지금은 하루 하루 참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 씨 역시 아직 친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친구는 수감된 날부터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후회와 반성, 그리고 희망이 담긴 편지를 보내왔다. 최 씨는 친구가 돌아오면 “마약만 끊으면 너는 분명 성공할 수 있다”고 다시 한 번 말할 생각이다.

 ※ 마약에 중독됐을 경우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를 통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국립부곡병원 △시립은평병원 △중독재활센터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imbong@newspim.com

[관련기사]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北 김여정 "바이낸스 해킹, 우리 소행 아냐"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이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에서 발생한 8조원대 규모의 암호화폐 탈취 사건과 관련해 미국이 북한을 배후로 지목한 데 대해 "황당무계한 낭설"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여정 노동당 부장은 2일자 담화에서 미국의 주장이 북한의 국제적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정치적 도발이라고 비난하면서, 오히려 미국이 절취된 암호화폐를 국가 자산으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는 취지의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북한 해커 이미지. [사진=뉴스핌 DB] 김여정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바이낸스 해킹 사건에 북한이 관여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 "우리를 '사이버범죄국'으로 매도하려고 기도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여정은 미국의 주장이 "황당무계한 낭설이며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국제적으로 사이버범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무작정 북한과 연관시키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어 미국이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는 사이버 사기 행위가 모두 북한의 소행인 것처럼 국제 여론을 오도하는 것은 "우리 공화국에 대한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북한의 국제적 이미지에 손상을 주고 존엄과 국위를 폄훼하려는 불순한 시도이자 "새로운 영역에로 파생된 또 다른 엄중한 반공화국 주권침해행위"라고 규정했다. 김여정은 특히 미국이 지난해 불법적으로 절취된 암호화폐 자산을 몰수해 국가의 '전략예비비축금'으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사실을 거론하며 미국의 이중적 태도를 문제 삼았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 [뉴스핌 자료] 그는 "이른바 절취당한 거액의 암호화폐 자금이 회수되는 경우 누구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겠는지를 따져보면 이번 해킹 사건의 배후에 대한 단서가 주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해킹 책임을 부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이 암호화폐를 국가 자산으로 확보하려는 정책 자체를 문제 삼으며 역공을 편 것이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김여정이 마치 미국이 암호화폐를 탈취해 국고로 귀속시키려 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점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담화에서 김여정은 "이번 계기에 우리는 워싱턴의 대조선 적대적 자세를 다시금 확인했다"며 "우리는 미국이 우리 국가에 지속적으로 다양한 도발을 걸어오는 데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의 대북 적대적 태도에 대해 "대단히 불쾌하기 그지없는 미국의 적대적 태도에 대하여 우리는 여러 측면에서 재고해볼 문제들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번 담화를 단순한 사이버 해킹 의혹에 대한 반박에 그치지 않고 북미관계 전반에 대한 불만과 대응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담화는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이 미국의 대북 사이버 범죄 의혹 제기에 직접 나서 강도 높게 반발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북한은 사이버 공격 의혹을 부인하면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문제 삼고, 이를 주권 침해와 정치적 도발이라는 틀로 연결하는 모습을 보였다. 바이낸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6.10.31 mj72284@newspim.com 앞서 미 FBI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사이버 보안 경보를 통해 북한이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60억달러(약 8조원대) 이상의 가상자산을 탈취했다고 발표했다. FBI는 북한이 이번 범행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북한의 해킹 활동과 연관된 가상자산 지갑 주소 목록도 공개했다. yjlee@newspim.com 2026-11-03 07:11
사진
李대통령 부부 여권정보도 노출됐다고?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대통령 전용기 탑승자 168명의 개인정보가 온라인에 유출된 사건에 대해 경찰이 내사(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전날 공군 1호기 탑승자 명단과 개인정보가 인터넷에 노출된 사건에 대한 입건 전 조사에 들어갔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지난 21일 81차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9.22 photo@newspim.com 유출된 자료는 지난 6월 한 보안 관련 사이트에 올라온 '탑승객 명단(대한민국-벨기에)' 파일이다. 이 파일에는 이 대통령 부부와 정부 주요 인사, 청와대·외교부 직원, 대통령경호처 경호원, 청와대 출입기자 등 168명의 개인정보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노출된 정보는 국문·영문 이름과 소속·직책, 생년월일, 여권번호, 여권 발급일·만료일 등이다. 해당 파일은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앞두고 악성코드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과정에서 보안 관련 유료 사이트에 게시된 것으로 추정된다. 순방 전인 6월 2일부터 약 5개월간 외부에 노출됐으며, 현재는 열람이 차단된 상태로 알려졌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대통령 등 개인정보 유출 대응을 위해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임광현 대통령비서실장은 "대통령 순방단의 개인정보 유출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유출 경위와 정보 노출의 범위, 실제 피해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고 관계기관의 관리 책임을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alebcao@newspim.com 2026-11-03 10:28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