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재고' 한목소리
김병준 "북미정상회담 결과 나오기 전인 27일이 적절"
박덕흠 "당 결정 뒤집을 명분 없어..참여 부탁드린다"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전당대회를 보이콧한 후보들을 향해 재고해달라고 호소했다.
홍준표·오세훈·심재철·정우택·주호영·안상수 의원 등 6인의 후보들은 2차 북미정상회담과 한국당 전당대회 일정이 겹치자 전당대회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전당대회 보이콧에 나섰다.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비대위 회의에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시점에 우리 당에 책임있는 구성원들에게 우리의 시계를 7~8개월 전으로 돌려보자고 말씀 드리고 싶다"면서 "대선에 이어 지선에서 참패를 당해 당 해체 위기에 내몰렸는데도 당은 친박과 비박으로 갈려 끊임없이 싸웠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국들 조롱과 멸시는 상상을 초월했고 입 가진 사람들 치고 우리 당을 욕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며 "어려운 상황에서 지난 7개월 동안 계파갈등을 약화시키려 최선을 다했고 당이 추구할 가치와 비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왼쪽 세번째)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2.11 pangbin@newspim.com |
그는 "이제 지지율이 조금씩 회복됐는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 스스로 경계심을 풀고 국민 정서에 반하는 언행을 하고 있다"면서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이래서는 안 된다. 지금이야말로 자신의 이익보다는 당을, 당보다는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때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 판단으로 전당대회 날짜는 미북정상회담 결과가 나오기 전인 27일에 예정대로 치르는 것이 옳은 일 아닌가 한다"며 "북핵문제가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제정세 등에 따라 우리 안보가 위중한 상황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우리끼리 싸울게 아니라 차분하고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덕흠 의원도 당권주자들을 향해 보이콧을 재고해달라고 호소했다.
박 의원은 "당초 저도 비대위에 정황상 전당대회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으나, 당 선관위와 비대위가 최종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준수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서 "후보들 모두 국민과 당을 위해 많은 일을 하신 한국당의 큰 자산인 분들인데 보이콧을 해서 누구에게 득이 되겠냐"고 말했다.
그는 "냉철하게 생각하면 (당의 결정을) 부정하고 뒤집을 명분도 없다"며 "충정과 충심으로 후보의 참여와 복귀를 조심스레 부탁드리고 호소드린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후보들이 그럼에도 보이콧을 이어갈 경우 비대위원장이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특단의 조치'에 대해 "보이콧 하는 분들에 대해 징계 조치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당에 큰 피해를 준 해당행위로 봐 윤리위에 제소할 수도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당대회 일정 연기를 주장한 여섯 후보는 당이 일정을 연기하지 않을 경우 오는 12일 후보자 등록에도 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후보들의 강경한 태도에도 당 선관위는 일단 일정 변경 없이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비교적 강경한 입장이다.
김병준 위원장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권주자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 진행 과정을 일일이 말씀드리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조금 지난 뒤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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